가을의 필연 김종욱 그대는 사랑했는가당신만의 「부셰, 퐁파두르」를나는 루이 15세보다도깊은 사랑에 빠졌었네 그대는 슬퍼했는가저녁 바람에 흔들리던 코스모스가카오스의 검은 파도 속으로 흩어질 때 그래서 절망했는가나의 식탁에 가득히 새긴로코코 양식의 코스모스 문양들이의미를 잃고 남겨졌기에 그대는 음미할 수 있는가그 빈 식탁 위에덩그러니 놓인꿈을 꾸지 않는 꿈힘을 가지지 않는 힘행복을 포기한 자의 행복누룩이 없는 빵과 포도주를 사랑은 허무함과의 싸움이며진실은 가장 어두운 곳에 숨어있어서빛은 그 심연 속에서죽지 않는 새처럼날개를 푸드덕거리지
유칼립투스-아름다움으로 덮이다 김종욱 여자는 자꾸 먼 곳을 본다카페에선 신나는 유행가가 연달아 흐르는데전혀 노래와는 어울리지 않는 표정으로 창밖을 보는데도 계속해서 창과 멀어진다셀룰러 폰만 두드리는투명한 유리 너머의 풍경가까이 갈 수 없는 허공의 발자국 소리박자가 있는 슬픔은 신나는 노래와 꽤 잘 어울려이런 건 가벼운 유행인가 봐 그 여자는 점점 창과 하나가 되어 투명해진다그녀가 있는 방향으로 초점 없이창밖을 바라보고 있었으니까모든 빛은 한 방향이구나 머물던 체취를 보내고새로운 향기만 흘러오는 빛은 창밖으로 하얀 줄기의유칼립투스 나
(알라) 프리마 묘법 alla prima이란? 이탈리아어로 ‘단번에’ ‘일시에’라는 뜻이다. 밑그림을 그리고 나서 그림물감을 몇 겹이나 쌓아가는 투명다층(透明多層)의 글라시*, 불투명 다층의 파트 기법에 대하여, 밑그림 없이 그림 물감의 단일한 칠로써 그리는 기법이다. 바탕칠의 순수성을 잘 유지하고, 그림물감 층의 상하의 상호 반발이 없으며 표면의 균열이나 변화가 적다. 오래 전부터 다층묘법(多層描法)과 나란히 행해졌으며 루벤스Pieter Paul Rubens(1577~1640), 앵그르Jean-Auguste Dom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