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계보 : 벧엘의 꿈이 요셉의 꿈으로 이어져

박신배 교수 연세대 구약학 박사 현 그리스도대 구약교수 창조문학 편집위원 한국 평화학회 부회장 한국 구약학회 부회장 KC대 전 총장

“그 사람이 가로되 네 이름을 다시는 야곱이라 부를 것이 아니요 이스라엘이라 부를 것이니 이는 네가 하나님과 사람으로 더불어 겨루어 이기었음이니라" (창32:28)

야곱의 인생은 한마디로 파란만장한 생애였다고 말할 수 있다. 축복 때문에 형 에서의 낯을 피해 멀리 삼촌 라반의 집으로 도망가서 20년 세월을 보내야 했다. 이제 고향으로 향하는 야곱이다. 여기부터 야곱의 인생 후반전이라고 볼 수 있다. 모세가 미디안 광야 40년 세월을 보내고 80세에 바로의 궁전에 가서 여호와의 백성을 보내달라고 말할 때, 그의 공생애가 시작된 것이다. 그 시기가 모세에게는 본격적인 인생 절정기라고 볼 수 있다. 꽃이 피고 마지막 지는 때, 나무가 열매를 맺고 낙엽이 되고 떨어지는 것처럼, 야곱은 그 인생 절정을 향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본문은 얍복강 나루터에서 천사와 겨루는 장면이다. 야곱은 이스라엘(하나님과 겨루어 이김)이라는 이름을 얻는다. 야곱은 이 이름으로 이스라엘 민족의 시조가 된다. 열 두 지파(열 두 아들)가 형성되고 나라의 골격을 이루는 조상이 되니, 그의 믿음과 축복권이 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그 어른이 된 것이다.

“그 사람이 가로되 날이 새려하니 나로 가게 하라 야곱이 가로되 당신이 내게 축복하지 아니하면 가게 하지 아니하겠나이다.”(창32:26)

야곱은 축복의 사람, 축복의 사모자, 열정적 축복인이다. 형 에서와 삼촌 라반 사이에 그렇게 축복을 쟁취했고, 지금 천사와도 축복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모습이다. 야곱은 에서와 사백 인을 맞이하여 예물을 먼저 드려 환심을 사고, 기쁜 해후를 한 후 이별을 하고 세일로 간다(창33:14). 그러나 야곱은 세겜에서 불행하게도 딸 디나의 강간 사건을 당하고 화난 야곱 아들들이 할례를 미끼로 하몰과 그 아들 세겜을 죽여서 곤경에 빠진다.

그 후 벧엘로 올라가 단을 쌓고 '엘벧엘'이라 한다. 리브가의 유모 드보라(창35:8)와 베냐민과 요셉의 모친 라헬을 장사지내고(창35:19), 야곱은 아버지 이삭을 눈 감는 모습을 지켜보게 된다(창35:29).

야곱은 고향 가나안 땅에 돌아와서 더 많은 슬픔과 고난을 겪고 아버지와 아내를 장사한다. 요셉을 특별히 사랑하여 편애한 결과, 그 아들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갖는다(창37:3-4). 야곱과 요셉으로 이어지는 꿈의 연속, 꿈의 족보, 꿈의 세대는, 신앙 사대(四代)로 나타난다. 야곱의 벧엘의 꿈은 이제 꿈꾸는 아들 요셉을 통해 복의 민족 형성의 씨앗이 된다. 요셉의 꿈 이야기는 창세기 37-41장까지 나타나는데, 야곱의 축복 여행(창27-35)은 요셉을 통해 애굽까지 이르게 된다. 기근을 피해 대가족을 살리는 피신의 역사, 유랑의 역사를 보여준다.

결국 신앙 사대의 결실이 선교사 요셉을 배출하는 역사로 나타나고 이스라엘 민족을 형성하는 신앙인물이 된다. 야곱은 그 중심에서 축복을 사모하는 자의 전형, 그 상징 인물이 된다.

“하나님이 가라사대 나는 하나님이라 네 아비의 하나님이니 애굽으로 내러가기를 두려워 말라 내가 거기서 너로 큰 민족을 이루게 하리라”(창46:3).

“야곱이 애굽에 곡식이 있다는 말을 듣고 먼저 우리 조상들을 보내고... 야곱이 애굽으로 내려가 자기와 우리 조상들이 거기서 죽고”(행7: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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