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 의학의 도움을 받지 않는 것이 믿음이 아니다.

강하룡, 예함교회 담임목사, 전인성장연구소 대표

오늘은 정신병의 치료법에 대한 오해에 대하여 이야기하고자 한다. 그 전에 먼저 나는 하나님의 초자연적인 은혜를 많이 체험하였음을 밝히고 싶다. 나는 축귀 사역을 통해 여러 차례 귀신을 쫓은 경험이 있다. 수년 동안 고통 받았던 과민성 대장염과 알러지 비염을 하루 아침에 극적으로 치유 받은 은혜를 입은 적도 있었다. 내가 초자연적인 하나님의 은혜를 충분히 체험했다는 사실을 전제하고 정신병의 치료법에 대하여 말하고자 한다. 내가 하나님의 초자연적인 능력을 모른다는 오해를 피하기 위함이다.

먼저 다음 질문에 답해 보라. (1) “교통사고를 당해 피 흘리고 뼈가 부러진 환자에 대한 성/경/적/인 치료법은 무엇인가?” 이 질문이 어려운가? 그렇다면 (2) “교통사고를 당해 피 흘리고 뼈가 부러진 환자는 누구에게 어떻게 치료받아야 하는가?

(2)번 문제에 대한 답은 명확하다. 교통사고 환자는 당연히 가장 우선적으로 정형외과 병원 혹은 응급실에 가서 전문의에게 치료받아야 한다. 교통사고를 당해 뼈가 부러지고 피를 너무 많이 흘려 죽어가는 사람을 목회자에게 데리고 가서 기도 받는 사람은 없다.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사람들은 그를 광신자라고 부를 것이다. 그런 사람은 자식이 암에 걸려 죽어가는 상황에서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기도로 낫게 하겠다고 고집부리는 부모와 같다. 병원 치료를 받는 상황에서 목회자와 교우들이 환자에게 문병 와서 기도한다면 아름답다. 하나님의 손길이 의료진과 약을 통해 임하시도록 기도하는 것은 회복에 매우 유익하다.

다시 (1)번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교통사고 환자에 대한 성/경/적/인 치료법은 무엇인가?” 나의 답변은 (2)번 질문에 대한 답변과 동일하게 ‘의학과 기도’이다. 병원에 가서 의사에게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것이 성경적이다. 의학은 하나님의 일반 은총에 속한다. 일반 은총이란 신자와 비신자를 가리지 않고 모든 사람들에게 보편적으로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말한다. 의학 또한 하나님께 속한 지식이다. (1)번 질문과 유사한 질문으로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노트북을 고치는 성/경/적/인 방법은 무엇인가?” “건물을 짓는 성/경/적/인 방법은 무엇인가?” “미분 적분 방적식을 풀 수 있는 성/경/적/인 방법은 무엇인가?”

다음 질문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정신병 환자를 치유하는 성/경/적/인 방법은 무엇인가?” 답변은 동일하게 ‘의학과 기도’이다. ‘기도’만이 아니다. 특이한 사실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교통사고 환자에 대한 성경적인 치료법, 노트북을 고치는 성경적인 방법, 미적분을 풀 수 있는 성경적인 방법‘은 질문하지 않지만 ’정신병 환자에 대한 성경적인 치료법‘은 묻는다.

이렇게 생각하는 첫째 이유는 ‘선택적인 성경만능주의‘ 때문이다. 성경만능주의는 성경 속에 세상의 모든 문제에 대한 해답이 있다고 오해하는 태도이다. 성경만능주의가 틀렸음은 간단하게 증명할 수 있다. 암을 고치는 방법, 당뇨병을 고치는 방법, 비행기나 컴퓨터를 만드는 방법이 성경에 있는가? 없다. 나아가 ’선택적인 성경만능주의‘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어떤 문제는 성경에서 답을 찾는데, 어떤 문제는 성경에서 답을 찾지 않는 태도이다. 그 기준은 자의적이고 오해를 기반으로 한다.

이와 유사한 태도로 ’선택적 기도만능주의‘가 있다. 기도만능주의는 기도만 하면 모든 일이 내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태도이다. 내가 기도하는 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대로 된다. “그를 향하여 우리가 가진 바 담대함이 이것이니 그의 뜻대로 무엇을 구하면 들으심이라”(요일 5:14). 진지하게 기도하는 성도는 하나님의 응답 가운데 분명하게 ’NO‘하실 때가 있음을 안다. 나아가 ’선택적 기도만능주의‘는 어떤 일은 기도하고 어떤 일은 기도하지 않는 태도를 말한다. 그 기준이 자의적이고 감정적이다.

성경은 우리의 구원과 인생에 대하여 가장 중요하며 결정적인 것을 말씀해 주신다. 우리 인생의 목적과 의미, 방향과 대원칙을 말씀해 주신다. 하지만 세상 모든 일에 대하여 세부 내용까지 모두 기록되어 있지는 않다.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이 세상의 어떤 책과도 비교할 수 없이 귀중한 책이지만 나머지 모든 책의 내용까지 담고 있지는 않다. 그리고 나 자신이 직접 경험한 것처럼 ’기도‘만으로 질병이 치유되는 경우가 분명히 있다. 하지만 현대의 많은 질병이 ’의학과 기도‘로 치유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심지어는 ’의학과 기도‘로도 치유되지 않고 죽는 경우도 많다.

둘째 이유는 정신병에 대한 이해가 없기 때문이다. 정신병의 원인은 두뇌의 생물학적인 손상이다. 물리적이거나 생화학적인 오류가 있기에 정신병의 여러 가지 증상으로 나타난다. 정신병은 육체의 손상이라는 점에서 교통사고와 같다. 차이가 있다면 정신병의 경우에 겉으로는 손상의 정도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손상이 눈에 보이지 않기에 대부분의 목회자나 크리스천들이 정신병을 육체의 문제가 아니라 정신적인 문제로 여긴다. 나아가 영적인 문제라고 착각한다.

정신병을 치유하는 성/경/적/인 방법은 ‘의학과 기도’이다. 정신병은 교통사고와 같이 육체의 문제이므로 가장 우선적으로 신경정신과 병원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목회자와 성도들이 기도로 하나님의 은혜를 구한다면 가장 효과적이다. 현대 의학의 도움을 받지 않는 것이 믿음이 아니다.

정신병에 대한 이해가 없는 목회자의 경우, 정신병인 경우에도 정신병과 귀신들림을 분별하지 못한 채 축귀사역을 하려 한다. 그들의 사고체계 안에 정신병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모든 정신병 환자를 귀신들렸다고 판단하고, 정신병 환자에게 약을 먹지 못하게 한다. 이는 환자에게 적합한 신경정신과 약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경험하게 되는 약의 부작용을 오해했기 때문이다. 귀신들림과 정신병이 복합적인 경우에도 신경정신과 약을 먹어야지만 효과적으로 축귀 사역이 가능하다. 이는 귀신들림에서 자세히 다루고자 한다.

교회 나온다고 모두가 예수님 믿는 것이 아닌 것처럼 병원에 간다고 의학의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니다. 일치할 때도 있고 일치하지 않을 때도 있다. 다음 칼럼에서 병원 치료를 제대로 받는 방법과 목회자의 역할에 대해 나누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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