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9년판 벤허는 복수, 2016년판 벤허는 용서가 주제

파라마운트사가 리메이크한 2016년작 '벤허'가 지난 9월 14일 추석연휴에 개봉했다. 

이 영화의 메가폰은 소련 출신 티무르 베크맘베토프 감독이 잡았다. 그는 '원티드'(2008), '링컨: 뱀파이어 헌터'(2012) 등 감각적인 액션 영화를 연출한 감독으로 유명하다.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 (2016)에서 위컴 역으로 나오는 잭 휴스턴이 유다 벤허 역을 맡았다. 2016 벤허를 촬영한 로마의 시네시타 스튜디오는 잭 휴스턴의 조부 존 휴스턴 감독이 '천지창조'(1966)를 찍은 곳이기도 하다. 

벤허의 친구이자 원수인 메살라 역은 토비 케벨이 맡았다. 그는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2014)에서 유인원 역을,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2016)에서는 오크 종족의 족장 역을 맡아 특수복장을 입고서 연기했다. 이번 영화에서는 CG가 덧씌워지지 않은 그의 맨 얼굴을 볼 수 있게 됐다.

벤허의 멘토이자 그에게 전차 경주를 가르쳐 준 일데르임 족장 역을 모건 프리먼이 연기했다. 원작 소설에서 일데르임은 아랍 족장임에도 그 동안 백인이 이 배역을 맡았다면 이번 영화에서는 처음으로 소설에 걸맞게 유색인종이 연기하게 됐다.

복수심에 불타는 벤허에게 용서란 가르침을 준 예수 역은 브라질 배우 로드리고 산토로에게 돌아갔다. 그는 영화 '300'(2007)에서 "나는 관대하다"는 대사로 유명한 크세르크세스 황제 역을 연기해 국내 팬들에게 낯익은 배우다. 특히 2016 '벤허'에서는 예수의 비중이 커졌는데, 지난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예수 역을 맡은 그를 축복해줘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6판 '벤허'에서는 CG(컴퓨터그래픽)를 비롯한 특수효과가 많이 사용됐다. 1959판 '벤허'에서 손에 땀을 쥐게 한 전차 경주 장면은 모두 '수작업'으로 촬영됐다. 이번 영화에서는 말과 배우가 위험할 수 있는 장면은 CG로 처리됐다. 대형 경기장의 일부와 경기장을 채운 관객들도 디지털로 창조됐다. 물론 영화의 백미인 전차 경주의 상당 부분은 실제 배우들이 직접 연기한 장면으로 구성됐다. 이를 위해 잭 휴스턴과 토비 케벨이 12주간 전차 경주 방법을 배웠다고 한다.

웰레스 원작 벤허의 스토리는 다음와 같다. 로마 제국 시대의 예루살렘에서 제일 가는 유태 귀족인 '유다 벤허(잭 휴스턴)'는 형제와 다를바 없는 친구 메살라가 로마군의 사령관이 되어 돌아오자 반갑게 맞이한다. 하지만 메살라는 벤허를 배신하고, 벤허의 가문은 한순간에 몰락해버린다.

이에 모든 것을 잃은 벤허는 노예로 전락하게 되고, 5년간의 노예 생활 끝에 돌아온 벤허는 죽은 줄 알았던 어머니와 여동생이 문둥병이 걸린채 동굴에 갇혀있는 것을 알게 되고 메사르에게 복수를 결심한다. 하지만 아내 에스더의 만류로 갈등하게 되고, 이에 벤허는 사소한 복수보다 진정한 승리를 위해 목숨을 건 전차 경주를 준비하게 된다. 로마인을 대표하는 메살라를 이김으로써 노예신분으로부터 자유를 얻고 가문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 집으로 돌아간다.

이때 벤허는 자기가 노예로 끌려가면서 길거리에 쓰러졌을 때 자신에게 물을 주었던 예수가 십자가를 지고 가는 광경을 목격하고 쓰러진 예수에게 물을 먹인다. "그대도 나에게 물을 주는 날이 올 것이다"라는 예수의 말씀이 이루어 지는 순간이다. 십자가 아래서 무픞 꿇는 유대 벤허, 하늘에서 내린 비와 십자가에서 흐르는 핏물이 동굴에 갇힌 어머니와 여동생에게 흘러내리어 문둥병이 낫게 된다. 치유의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십자기에서 돌아가신 하나님의 대속의 은총은 현실세계에서 치유의 기적을 통하여 믿음과 사랑을 가득채워 준다.

마지막으로 벤허는 전차경주에서 패배하며 한쪽 다리를 잃은 메살라를 찾아간다. 벤허를 죽이겠다며 칼을 들고 발악하는 메살라를 용서하고 화해한다. 그리고 온가족이 함께 사막을 여행하는 해피엔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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