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치러지는 감독 및 감독회장 선거를 바라보면서

오늘 우리 한국 감리교회는 혼돈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선교 초기 백성을 계몽하고 어두운 시대를 이끌던 거룩한 신앙의 빛은 힘을 잃어가고 있다. 교회의 성장은 멈추었고 목회자의 사회적 신뢰도는 하락하였다. 더 이상 이 땅에 복음의 메시지를 전하기 어려울 정도로 우리는 추락하고 있다.

한국 감리교회가 이런 위기 상황을 맞이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우리가 성서의 말씀과 진리에서 멀어졌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교회가 사유화되었고, 목회자는 성직을 돈으로 사고팔고 있다. 세상을 섬겨야 한다는 복음의 핵심은 교회의 양적성장으로 가치가 변질되었고, 하나의 교회란 공교회의 가치 역시 세습과 대물림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이런 현상의 본질은, 교회의 지도자들이 자신의 욕망을 믿음과 신앙으로 포장하여 정치력을 과시하려는데 있다. 참으로 암담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우리는 이번에 치러지는 감독 및 감독회장 선거를 바라보면서, 깊은 우려를 금할 길이 없다. 선거관리위원회는 후보자들의 정책을 유권자들이 파악할 길을 막아버렸다. 이는 정책의 대결이 아니라, 학연과 금권에 의한 선거를 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제 선거가 나흘 남았지만, 아직도 선관위의 공보물이 도착하지도 않았다. 무슨 선거를 치르란 말인가? 또한 후보자들의 자격을 면밀히 검토해야 할 선관위는 제 소임을 다하지 못하여 다시 세상법에 의존해야 하는 우려가 현실이 되고 말았다.

그러는 사이 우리 교회의 70%에 이르는 작은교회들의 아픔은 더욱 깊어가고 있다. 목회자들은 생활고로 인해 이중직을 찾아야하고 사모들도 일터로 나가야 한다. 우리의 삶은 고단하지만 결코 절망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하나님의 나라가 우리와 함께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사랑과 권능, 정의와 진실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우리는 절망하지 않는다. 하나님의 말씀은 어떤 시련 속에서도 길이 있다 가르치고 계시고, 아무리 어두운 시대에서도 희망의 빛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우리의 믿음이기 때문이다. 우리 한국 감리교회가 다시 회복과 부흥의 길로 가기 위해서는 다시 말씀으로 돌아가야 하고, 교회의 공교회성을 회복해야 한다.

우리는 이번 선거에 임하면서 우리 감리교회를 병들게 한 학연과 금권에 물든 선거를 철저히 배격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욕망의 충족을 위하여 권좌에 오르려는 이들을 배격할 것이다. 오로지 한국 감리교회의 미래를 위해 자신을 헌신하는 지도자, 사유화된 교회를 하나님의 몫으로 돌리는 공교회성을 회복하는 선거가 되도록 힘을 모을 것이다. 또한 작은 교회의 어려움을 따뜻하게 감싸 안고, 작은 교회들이 이 시대에 어떻게 선교해야 할지 방향과 비전을 주는 정책을 가진 지도자가 선출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다. 또한 작은 교회를 섬기는 이들을 위한 생활대책, 자녀교육, 은급금 문제를 해결하여 작은교회 목회자들이 목회에 온 힘을 다하여 전념할 수 있는 정책을 가진 지도자가 한국 감리교회를 이끌 수 있도록 기도할 것이다.

2016년 9월 23일

작은교회연합회 목원(우대영목사, 이대성목사) 협성(김영욱목사, 조성규목사) 감신(박승복목사, 장연승목사) 외 회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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