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대학교 김종현 교수의 영화만평

동아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김종현 교수

 

2009년 1월 15일 뉴욕시티 공항 가운데 하나인 라과디아(LaGuardia) 공항에서 이룩하던 국내선 비행기 US Airways 1549편이 새떼와 충돌, 2개의 엔진이 모든 추진력을 잃은 상태에서 허드슨 강에 비상착륙하여 승객 155명이 기적처럼 안전하게 구조된 실제 사건을 다룬 영화이다.

실제로 이 비행기는 라과디아(LaGuardia)공항 이륙 2분 만에 버드스트라이크로 엔진고장을 일으킨다. 즉각 뉴욕관제탑 콘트롤러와 교신에 들어가 도움을 요청한다. 그리고 가까운 공항에 착륙 가능성을 타진한다. 관제탑 콘트롤러는 테더보로 공항으로 향할 것을 권유하고 그 공항에 신속하게 연락해 비상착륙을 위한 준비를 요청한다. 그러다가 당시 비행기의 고도와 속도를 고려해 볼 때 테더보로 공항까지 가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기장은 “We can’t do it”이라며 “We’re gonna be in the Hudson”즉 허드슨강에 비상착륙하겠다는 말을 한다. 순간 자신의 귀를 의심한 관제탑 콘트롤러는 “I’m sorry. Say that again?”이라고 반응했다. 불과 1~2분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이때부터 208초라는 짧은 시간에 기지를 발휘, 허드슨 강에 동체착륙한 베테랑 기장 설리의 노련함과 탑승객 모두를 탈출 시키고 제일 마지막에 탈출하는 기장의 책임감과 헌신이 돋보인다. 그리고 사고 소식에 순식간에 모여든 주변 여객선 및 1200여명의 구조대원들의 일사불란한 구조모습은 참으로 감동적이었다.

영화의 뛰어난 편집, 배우의 연기 등을 말하기 전에 이 영화는 상영 내내 무언가 나를 압박하고 있었다. 영화 속의 허드슨 강 위에 떠있는 비행기와 우리의 세월호를 오버랩 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사고 직후 설리 기장은 트라우마가 채 가시기도 전에 항공조사위원들로부터 회항치 않고 허드슨 강에 불시착한 것에 대해 냉정한 조사를 받지만, 의연히 대처하며 도리어 자신보다 승무원과 승객들, 그리고 구조대원 모두에게 영광을 돌리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준다.

왜 저들은 영웅적인 설리 기장을 가정문제, 개인적 정신상태, 재산상태 등등 모든 주변의 것과 비행기 결함, 조종 실수의 가능성 등 모든 것을 조목조목 따져 가면서 사건의 실상을 밝히려고 하는데, 우리는 무슨 이유로 세월호의 진실 접근에 이렇게도 많은 방어벽을 치고, 진상조사위원회의 활동을 가로막는 것일까? 

왜 저들은 비상상태에서 주어진 메뉴얼에 따라 차근차근 탈출을 감행하고, 단 한 명도 낙오없이 구조되었다. 그런데 우리의 세월호는 위기의 실상을 알고 있는 선장과 산원들부터 도망치고, 어선이 달려 들어와 구조를 하겠다고 해도 접근을 제어 하고, 영문도 모른 채 선실에 있는 어린 아이들에게는 그대로 있으라고 방송을 해서 결국 그들을 모두 수장시키고 말았을까?

물이 차오르는 선실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을 아이들이 떠오른다. 누군가 나의 구원의 손길을 절실하게 기다리고 있는데, 응답조차 하지 못했고, 응답을 할 수도 없었던 이 사회에서 우리는 어떻게 안전하게 살 수 있을까? 지진으로 온 나라가 난리를 쳐도 진앙지에 가까운 그 수많은 원전들은 문제없다고 태연하기만 한 나라이다. 그저 내가 위험에 처하지 않은 이 상황을 행운으로 여기고, 공중 줄타기 하듯 하루하루를 사는 게 대한민국의 오늘이 아닌가 싶기만 해서 안타깝다.

이 영화 속에 "필요한 사람이 필요한 장소에 있었다."는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각자 전문성을 갖추고 자기가 서 있는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그들이야말로 천하보다 귀한 생명을 살린 진정한 영웅이다.

한편으로 이 영화는 옳은 일을 하고 남을 위해 헌신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다른 사람들의 오해와 불신을 받는 현실을 담아낸다. 그리고 주인공들이 그러한 고통을 어떻게 하나하나 극복해 나가는가를 보여준다. 우리가 인생을 살다보면 최선을 다하고 희생했음에도 도리어 타인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모함이나 음해를 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한다. 그러나 하나님이 살아 계셔서 우리로 하여금 이 땅에만 소망을 두고 살아가지 않고, 하늘에 소망을 두고 살아가게 하시니 정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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