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몰락해도 한국이 사는 길이 곧 교회가 사는 길이다.

삼성전자 공동 대표이사인 권오현 부회장과 윤부근 사장, 신종균 사장

최근 삼성전자 공동 대표이사인 권오현 부회장과 윤부근 사장, 신종균 사장은 지난 10월 1일 공동으로 내부 게시판에 올린 '하반기 CEO 메시지'를 통해 "5년, 10년 뒤에도 삼성전자가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존재하고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며 "올해는 삼성에 성장과 정체의 분수령이 될 중요한 순간"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상반기는) 수익성이 상당히 개선되면서 실적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라며 "완연한 성장세로 돌아서지 못한 상황에서 하반기는 더욱 불안정한 상태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또 "불확실한 상황에서 벗어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일하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하반기 신제품 출시에도 어느 때보다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5년 8월 말 기준 삼성그룹 18개 계열사의 시가총액은 한국의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한 전체 시가총액의 20.4%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의 10대 재벌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4년 말 기준 매출액은 30.4%, 자산총액은 38.3%에 달한다. 특히 10대 재벌그룹 당기순이익의 50%는 삼성그룹이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삼성그룹의 독보적인 경제력 집중에서 중심이 되는 계열사는 삼성전자다. 삼성전자 2014년 매출액 138조원은 삼성그룹 전체 매출액의 45.5%를 차지했고 당기순이익은 14조6000억 원으로 69.5%에 이른다. 특히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삼성그룹의 전자 부문 계열사들이 수직계열화돼 있어 삼성전자는 사실상 삼성그룹의 핵심이자 대표기업이다. 따라서 삼성전자의 위기가 곧 삼성그룹의 위기이고 이는 곧 한국경제의 위기이다. 

최근 서울대 행정대학원 박상인 교수는 [삼성전자가 몰락해도 한국이 사는 길](미래를소유한사람들 펴냄)이라는 제목의 책 속에서 삼성위기론을 제기했다. 특히 그는 최근 3년 동안 핀란드의 대표적 기업이었던 노키아의 실패를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그의 연구는 노키아에서 그치지 않고, 삼성전자가 무너질 경우 우리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로 이어졌다.

박상인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는 전형적인 재벌개혁론자다. 그 동안 정부와 재벌주도의 경제성장은 한계에 도달했다는 점을 꾸준히 이야기해 왔다. 양극화와 재벌개혁, 경제민주화 역시 그의 화두였다. 최근엔 정보통신분야에서 관련기업과 경영전반 등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박상인 교수는 노키아를 연구하기 위해 2011년과 2014년에 핀란드를 두 차례 다녀왔단다. 2011년에 갔을 때는 노키아가 망하기 전이었는데 그때만 해도 노키아가 전반적인 어려움 속에 있긴 했지만 노키아가 망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 핀란드의 전문가들 뿐 아니라 삼성전자 현지법인 사람들조차도 노키아의 몰락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노키아는 아이폰이 스마트폰을 내놓기 이전에 이미 스마트폰을 생산하고 있었단다. 그렇기 때문에 그렇게 빨리 무너질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데 노키아는 그 후 3년 만에 망했다.

노키아는 핀란드의 상징이었으며, 2000년도 핀란드 국내총생산(GDP)의 4%를 차지했다. 그런 노키아가 망한 결정적인 이유는 애플의 아이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이 지배적이다. 노키아는 2006년 당시만 해도 세계에서 가장 싸고 빠르게 휴대폰을 만드는 회사였다. 2007년 이후에도 노키아는 앱이나 소프트웨어보다 휴대폰의 원가절감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실제로 이런 전략이 노키아의 핵심역량이었다. 물론 노키아도 스마트폰 시대를 예상하고 엄청난 연구개발비를 투입하며 제품을 출시하였다. 그러나 노키아의 스마트폰이 별로 기억에 없는 이유는 이미 그들이 만들어놓은 휴대폰의 틀 안에서 점진적인 혁신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반면 애플은 휴대폰 시장을 선도하는 발 빠른 행보와 매우 창조적인 혁신으로 고객들의 요구에 부응해 나갔다. 휴대폰에서는 가장 후발주자인 애플이 내어놓은 상품을 노키아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었다. 노키아는 이미 비대화되고 관료화된 대기업병에 걸려있었다. 이 대기업병에 걸리면 그 회사는 기존의 것을 강화하고 유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게 되어있다. 노키아가 아이폰과 같은 혁신적인 상품을 만들어 내지 못한 이유도 기술적인 문제보다는 대기업병과 같은 기업문화의 문제였다. 즉 잘나가는 기득권 시장에 너무 미련을 두었던 경영시스템이 문제였던 것이다.

박상인 교수는 노키아 연구를 바탕으로 삼성전자로 눈을 돌린다. 과연 삼성전자는 언제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까? 만일 삼성전자가 망한다면 한국의 경제는 어떻게 될 것인가? 고민하였단다. 특히 삼성전자가 여러 가지 면모에서 노키아를 많이 닮았기 때문이란다. 삼성의 이건희 회장과 올릴라 노키아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이나 원가절감과 지역특화 모델 개발 등이 매우 유사하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매출중심의 기업경영방식이 더욱 그렇다고 한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메모리, 가전 등 삼성전자의 여러 가지 사업부문에서 가장 큰 이익을 내는 곳이 휴대폰 모바일 사업부이다.

그동안 삼성도 노키아처럼 패스트 팔로워(fast-follower) 전략으로 성장하였다. 그러나 애플과 같은 창조적 혁신과는 거리가 먼 기업이다. 갤럭시 S4까지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확대에 따라 큰 성과를 올렸지만, 이후 S5와 S6 등은 기대에 크게 못 미쳤으며, 갤럭시 S7은 배터리 폭발로 인한 리콜사태로 결국 S7노트는 최근 생산중단을 선언하고 말았다.

삼성전자 매출과 이익은 지난 2012년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를 찍은 이후, 급격히 하락하고 있는데, 그해에 삼성전자 매출의 50%, 이익의 70%가 휴대폰사업부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그후 2014년엔 전체 매출이 2013년보다 10% 가까이 줄어서 206조 2,100억원, 2015년엔 200조 6,500억 원이었다. 영업이익도 2014년에 25조 300억 원, 2015년엔 26조 4,100억 원이었으니 2012년에 비교하면 30% 이상 줄어든 실적이다. 박상인 교수는 불과 3년 사이에 일어나는 실적하양이 노키아와 매우 유사하다고 지적한다.

IT 전공 교수들도 "삼성전자도 순식간에 망할 수 있다", "중국은 SW 클러스터가 50여 개나 있는데 한국은 1개도 없다. 향후 SW 없는 한국은 놀기 좋은 시장에 불과하다. 삼성은 SW 개발에 관심이 없다“고 진단하였다.

삼성전자도 내부에서는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함께 사업개편을 진행하고 있으나 뾰쪽한 대안은 없는 듯하다. 사실 삼성의 구조조정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승계와 맞물려 있다. 모든 것이 이재용 체제로 지배구조를 강화하려 전략으로 보인다. 오로지 오너의 경영권 승계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 매우 위험하다는 것이다. 아무튼 삼성그룹이 한국의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노키아가 핀란드에서 차지하는 비중 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이 문제이다.

2014년 기준으로 삼성그룹의 총 매출액이 303조원, 한국의 전체 GDP가 1,485조 원이니까 GDP대비 20%가 넘는다. GDP점유율이 2000년에 노키아는 4.0%였지만 삼성그룹은 2013년에 4.7%였고, 법인세도 노키아가 14.2%를 냈는데 삼성은 19.3%(2014년기준)나 냈다. 수출도 노키아는 핀란드 수출의 20.7%(2000년도)였지만 삼성은 28%이었다.

만일 삼성이 망하면 과연 한국경제는 어떻게 될까? 삼성이 망하는 것으로만 끝나지 않을 것이다. 지금도 삼성 계열사의 주가가 폭락하면 한국의 금융시장이 휘청거린다. 삼성이 몰락하면 삼성에 대출이 많은 은행들이 파산지경에 빠진다. 삼성전자 주식의 외국인 지분이 50%가 넘는데, 이들이 주식을 처분하여 투자금을 회수해 가면 외환위기가 오게 된다고 한다. 더불어 삼성전자 협력기업과 하청업체들도 직격탄을 맞는다. 그러면 지난번 IMF 이상의 경제위기가 올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혹자들은 삼성전자가 망하면 한국이 망하는데 정부가 가만히 있겠느냐고 항상 낙관적으로 이야기 하기도 한다.

그러나 박상인 교수는 5년 내지 10년 안에 삼성전자가 망하고 경제위기가 다시 올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그는 삼성전자가 망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한국경제는 살아남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삼성전자를 대체할 수 있는 기업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나라 경제의 근간이 흔들리고, 앞으로 중남미식 경제로 떨어질 가능성이 너무 크다고 역설한다. 그러나 삼성전자를 대체할 기업이 어디서 나오겠는가?

교회는 하나님의 기업이다. 삼성이 몰락하고 나라가 몰락하면 교회는 어떻게 될까? 지금까지 경제성장과 교회성장은 같이 동반상승했다. 한국의 경제가 몰락하는 시대가 온다면 교회는 어떻게 될까? 또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난다면 한국교회는 어떻게 될까? 상상하기도 싫을 것이다. 차라리 주님의 재림이 속히 이뤄지길 기도해야할까? 

한국교회 지금 교회에서 청년들과 주일학교가 사라지고 있다. 곧 절대인구수가 줄어드는 인구절벽시대가 밀려온다. 게다가 한국교회의 신학실종, 윤리실종, 신뢰상실에 따른 가나안교인 현상에 머지않아 한국교회의 교인들의 숫자는 급감하고 말 것이다. 교인수의 감소는 헌금의 감소로 이어지고, 교회당 건축으로 부채가 많은 교회들의 파산은 불을 보듯 뻔하다. 우선 목사들이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성도들도 깨어 기도해야 한다. 회개의 기도 말이다.

저작권자 © 본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