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을 문화와 예술과 복음의 도시로!

매주 월요일 저녁 7시가 되면 등에 통기타를 맨 사람들이 하나 둘 평택 나눔교회(담임 안계정목사) 세미나실로 모여들기 시작한다. 이들은 통기타 동호회 “레몬트리” 회원들이다. 그리고 아름다운 통기타의 선율과 노랫소리가 조그마한 공간을 가득 채운다.

레몬트리가 처음 시작된 것은 올해 3월 초였다. 현재 이 동호회의 회장을 맡고 있는 정해광 씨가 나눔교회에 나오기 시작했고, 이 교회에 담임 안계정 목사에게 통기타 동호회의 창립을 제안했다.

평소 문화를 통한 지역 복음화에 관심이 많았던 안 목사는 흔쾌히 동의했고, 교회 세미나실을 연습 장소로 제공했다. 현재 7명의 회원이(등록회원은 10여 명) 열성적으로 매주 모여 ‘문화 게릴라’를 꿈꾸며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충남 당진에서 열린 제6회 충남 통기타 페스티벌에 참가해서 참가자들과 관중들에게 좋은 평을 듣기도 했다.

동호회 회장을 맡고 있는 정해광 성도에 대해 “자신의 사비를 털어 음악장비를 살 정도로 음악에 대한 열정이 높은 프로에 근접한 아마추어 기타리스트”라고 안계정 목사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실제로 정해광 성도는 한 때 공중파 방송에 출연했을 정도로 출중한 기타 실력과 노래 실력의 소유자였다.

레몬트리의 특징에 대해 말해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정해광 성도는 “핵심 회원들이 모두 기타경력 20년 이상의 고수들”이라며 웃음을 지었다. 실제로 기자가 이들의 연주와 노래를 들어봤을 때 ‘상당한 수준’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특히 멤버들이 미국의 전설적인 밴드 이글스(Eagles)의 명곡 ‘호텔 캘리포니아’(Hotel California)를 아름답게 연주할 때는 전율이 느껴지기도 했다. 이 곡은 음악 전문가들조차도 연주하기 힘든 곡으로 정평이 나 있다.

현재 레몬트리에서 나이가 가장 어린 홍일점이자 자칭 ‘미모’를 담당하고 있다는(?) 최희연 씨는 동호회 활동에 대해 “같이 좋아하는 음악을 함께 나누는 것 자체로만으로도 행복”하다며 음악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레몬트리의 ‘큰 형님’ 격인 김동명 씨는 30년 간 통기타를 연주한 경력의 소유자로 역시 범상치 않은 기타실력을 보여주었다. 집은 서울이지만 사업장이 평택이어서 레몬트리에서 활동하게 되었다는 그는 앞으로 길거리 공연을 통해 자신의 재능과 끼를 마음껏 발산하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레몬트리의 정신적 지주이자 음악적 기둥”이라고 정해광 씨는 안계정 목사를 소개했다. 어떤 계기로 교회 차원에서 통기타 동호회를 지원하게 되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안 목사는 “복음은 문화와 결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독교의 본질은 초월적인 하나님이 인간의 몸을 입고 세계로 오셨다는 성육신의 진리에 있는데, 이 성육신 사건 자체가 이미 하나의 문화적 사건이라고 안 목사는 설명했다.

독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여러 신학교에서 강의를 하며 교회도 섬기는 등 바쁜 일정 속에 있지만 문화를 통해 지역을 섬기고 나눈다는 사명감 속에서 교회 차원에서 동호회를 적극 후원할 계획이라고 안 목사는 밝혔다.

목사가 기타를 메고 소위 ‘유행가’를 부르는 게 아무래도 한국적 상황에서는 어색할 것 같다는 기자의 ‘곤란한 질문’에 안계정 목사는 “교회에서 레몬트리를 지원하고, 그래서 몇몇 분이 교회에 나오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동호회가 교회 찬양팀”은 아니라고 말한다. 동호회는 말 그대로 통기타에 관심이 있는 모든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신학적으로 보자면 아직 ‘익명의 그리스도인’이라고 안 목사는 말했다.

레몬트리는 평택 지역에서 길거리 공연과 나눔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평택을 문화와 예술과 복음의 도시로!”라는 레몬트리의 슬로건은 앞으로 이들이 가고자하는 궁극적 목표가 어디인지를 분명하게 말해주고 있다.

첫 길거리 공연을 시작하는 날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며 기자는 통기타 선율과 아름다운 하모니가 가득한 공간을 아쉬운 마음으로 떠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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