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주간 일어났던 모든 상황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시국이 양진영 대결구도로 급격하게 재편성되고 있다.

어제 검찰의 기소장에 박대통령이 공범 피의자로 적시된 이후 청와대 대변인과 박대통령 변호사를 통해서 모든 상황이 변했으니 이제는 수사도 특검도 야당총리 추천도 받지 않겠다고 했다. 즉 지난 두 번의 대통령 담화에서 제시했던 사과 및 난국타결 방안과 박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하여 국회의장에게 제시했던 야당의 총리추천 제안도 모두 철회되었다.

이로서 그동안 박대통령에 대한 모든 정치적이고 사법적인 공세는 원천적으로 무효화되었고, 청와대는 최순실 사태 이전의 상황으로 복귀되었다. 이제 박대통령은 정상적인 업무를 다시 시작하였고, 청와대는 “뭐든지 할 테면 해봐라! 누가이기나 보자!”는 태도로 돌변하였다. 아울러 자유총연맹·박사모 등 우익보수단체들이 본격적인 역공세를 시작하였다. 여기에 보수적인 기독교계 인사들이 속속 박대통령을 옹호하는 메시지를 무차별로 살포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공소장에 박대통령의 범죄사실의 일부만 적시한 것임에도 어처구니없는 대통령의 범죄사실에 국민들은 억장이 무너진다고 한다. 그런데 더욱 가관인 것은 박대통령의 변호인이라는 유영하 변호사의 대응이다. 유 변호사는 "앞으로 검찰의 직접조사는 일절 응하지 않고 '중립적'인 특검의 수사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유 변호사의 발표문에는 몇 가지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하나는 대통령 자신이 임명한 현재의 검찰조직마저도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야당이 추천하는 특검의 경우 '중립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특검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거나 특검조사마저도 거부하겠다는 의도가 보인다. 최순실이 구속된 후 유능한 조력자가 사라져 기진맥진하던 박대통령에게 유영하란 비선실세가 다시 등장한 셈이다.

네티즌들은 박대통령 진영은 특검법 거부, 특검추천 인사 거부, 특검수사 거부, 대통령에 대한 피의자 소환 거부와 법리논쟁, 헌재 소장 임명과 거부, 재임명 등의 전략전술이 동원될 것으로 본다. 그리고 단기적으로는 박대통령과 유영하 변호사의 전략이 어느 정도 성공할 것으로 본다. 이러한 양진영 대결구도는 이번 주말에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본다. 어제와 오늘에 걸친 청와대의 반응으로, 새누리당의 해체 과정도 가속화 될 것이고, 국회에서는 탄핵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심지어 탄핵이 결의되면 헌법재판소도 국민의 민심을 거스리는 결정을 강행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 네티즌들은 이번 주말에 광화문에 3백 만 명이 모여 촛불 파도타기를 연출할 것이라도 한다. 

한편 교회 내에서도 이런 양진영 대결구도 양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어느 목사의 경우 그동안 가장 신뢰해오던 50대 후반의 한 신실한 집사가 교회를 떠났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그 목사가 사석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자, 그런 불온한(?) 사상을 가진 목사가 목회하는 교회에는 더 이상 출석할 수 없다는 것이란다. 그럼에도불구하고 그 목사가 집사를 만나서 정치적 견해보다는 복음이 훨씬 중요한 것이라며 여러번 권면해 보았지만 결국 아무런 소용이 없었단다. 이게 우리시대 한국교회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어떠한 경우에도 '정치적 입장'이 복음을 앞설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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