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보내는 단상

김에스더 목사 - The Second Life Foundation 대표, 뉴욕퀸즈교회 담임, 뉴욕사모합창단 및 미주여성목회자합창단 지휘

어제는 하늘에서 흰 눈이 내리는 것을 보며 흠과 티가 없으신 거룩하신 하나님을 생각했습니다. 흰눈이 내릴 때에는 아무 티도 없이 정결하고 깨끗한데, 이세상에 떨어지는 순간 사람들의 발에 밟히고 자동차 타이어에 깔리면서 더럽게 변색되고 사라지는 눈...

흰 눈이 소복히 쌓이면, 천진난만한 아이들은 눈 사람을 만들고 눈싸움을 하느라 그들의 즐거움의 도구로 새하얀 눈을 열심히 힘을 다해 사용합니다. 그러나 순수함을 잃어버린 어른들은 현실을 생각하느라 열심히 눈을 치우고 없애느라 바쁩니다. 아름답게 내리는 눈과 더럽고 오염된 땅을 순백으로 덮은 눈을 바라보며 그것을 즐길만한 약간의 여유도 잃은 채...

순진한 아이들은 흰 눈을 통해 함께 즐거움에 동참할 친구를 찾고, 현실적인 어른들은 그 눈을 없앨 수 있는 도구와 그 눈을 함께 치워버릴 사람을 찾습니다.

즐거움을 아는 아이들은 어떻게 하면 그 눈을 갖고 더 기쁨을 누릴 수 있을까를 생각하고, 내면의 즐거움을 잃어버린 어른들은 그 눈을 보며 걱정 근심이 더해갑니다. 길을 걸어가다가 미끄러지지 않을까... 운전하는 데 괜찮을까... 만약에 눈이 많이 오면 저것을 어떻게 치울까... 

똑같은 눈을 바라보면서 이처럼 너무나 다른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 것이 우리 인생인 것 같습니다. 우리를 위해 내려주시는 새하얀 눈을 바라보며 그것을 감격해서 바라보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그것이 전혀 기쁘지 않은 이들이 있습니다.

빛으로 오신 예수님이 어둠에 속한 이들에게는 전혀 반갑지 않았습니다. 그것을 보는 순간 걱정 근심이 더해졌고, 회개를 할 수 없으므로 죄책감의 무게가 그들을 압박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따라서 그것을 치워버려야 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것 때문에 미끄러질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누구든지 나를 인하여 실족하지 아니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 하시니라"(마 11:6)

죄가 없으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땅에 오셨을 때, 어둠은 빛을 싫어하여 짓밟고 더럽히며 결국 없애버렸습니다. 그러나 더럽혀진 눈이 녹아 사라진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하늘에서 새하얀 눈이 우리가 알지 못하는 그 언젠가 또다시 내릴 것이라는 사실이 우리의 가슴을 설레게 합니다.

그것을 깨닫게 하기 위하여 새하얀 눈을 죄많은 세상에 의인과 악인에게 골고루 뿌려주시는 사랑의 아버지 하나님!

"... 하나님이 그 해를 악인과 선인에게 비취게 하시며 비를 의로운 자와 불의한 자에게 내리우심이니라"(마 5:45)

자연을 통한 하나님의 오묘하신 섭리를 바라보면서 오늘도 죄인임을 느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의 자녀로 삼아주신 사랑의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와 찬송과 영광을 올려 드립니다. 할렐루야!

"촛대 사이에 인자 같은 이가 발에 끌리는 옷을 입고 가슴에 금띠를 띠고 그 머리와 털의 희기가 흰 양털 같고 눈 같으며(white as snow) 그의 눈은 불꽃 같고 그의 발은 풀무에 단련한 빛난 주석 같고 그의 음성은 많은 물 소리와 같으며 그 오른손에 일곱 별이 있고 그 입에서 좌우에 날선 검이 나오고 그 얼굴은 해가 힘있게 비취는것 같더라"(계 1:13-16)

"내가 보았는데 왕좌가 놓이고 옛적부터 항상 계신이가 좌정하셨는데 그 옷은 희기가 눈 같고(white as snow) 그 머리털은 깨끗한 양의 털 같고 그 보좌는 불꽃이요 그 바퀴는 붙는 불이며 불이 강처럼 흘러 그 앞에서 나오며 그에게 수종하는 자는 천천이요 그 앞에 시위한 자는 만만이며 심판을 베푸는데 책들이 펴 놓였더라"(단 7: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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