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 가운데 하나님께 대한 신뢰를 보여주는 책

박신배 교수 / 연세대 구약학 박사 현 그리스도대 구약교수 창조문학 편집위원 한국 평화학회 부회장 한국 구약학회 부회장 KC대 전 총장

“그 이웃 여인들이 그에게 이름을 주되 나오미가 아들을 낳았다 하여 그 이름을 오벳이라 하였는데 그는 다윗의 아비인 이새의 아비였더라”(룻4.17).

 

룻기는 다섯 두루마리 중 산문으로 된 책이다. 다섯 두루마리(므길로트)는 아가서, 애가서, 전도서, 룻기, 에스더이다. 이 책 중에 시로 된 책이 아가서, 애가서, 전도서이고 산문으로 된 책이 룻기, 에스더서이다. 룻기는 칠칠절(오순절, 샤부오트)때 읽는 책이다. 이 룻기가 성문서로서 다섯 권의 두루마리로 묶여 있는 책인데 정경에서는 전기예언서(신명기 역사서) 사이에 들어가 있다. 사사기 다음에 위치하고 있고 사무엘서 앞에 위치하여 그 중간 시대의 이야기로 다윗의 외증조모로서 다윗의 이야기의 서론 역할을 하고 있다.

룻기는 신명기 역사서 중간에 위치한 것이 아니라 사사기 다음 룻기, 사무엘서로 이어지는 신학적 연속성에서 정경적 신학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사사시대의 죄와 징벌, 회개와 구원이라는 순환적 신학적 의미에서 사사들이 하나님의 종으로서 하나님의 영을 가진 지도자로서 영웅적 역할을 하였다고 하면 룻기는 한 보잘 것 없는 여인이 생명을 이어가며 신앙으로서 다윗의 할머니가 되는 역사이다. 이방 여인의 몸에서 메시아의 족보를 가진 다윗을 잉태케 하는 신앙고백을 한 역사를 통해 신앙의 역사를 이어간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룻기는 이러한 신앙의 중요한 책이며 룻기는 신앙의 역사를 이야기 해주는 중요한 성경책으로서 정경의 중요한 부분으로서 위치하고 있는 것이다. 사무엘서의 서론으로서 다윗의 고조 외할머니(나오미), 중조 외할머니(룻) 얘기를 통해 오벳, 이새, 다윗으로 이어지는 계보를 말하고 있다.

룻기는 고난의 탄식이 있고, 고난 속에서 하나님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는 조그만 책이다. 이 책은 소설의 형식으로 처음에는 커다란 슬픔에서 시작해서 마지막에는 행복한 결론으로 끝나는 커다란 원형적 전개를 구성한다.

사사시대에 큰 기근으로 엘리멜렉이라는 사람이 부인 나오미와 함께 두 아들을 데리고 모압 땅으로 이주했다가 거기서 남편과 아들 둘을 다 잃어버리는 처량한 신세가 된다. 그래서 이제 더 이상 자신의 이름 나오미(기쁨)이라 하지 말고 마라(쓰다)라고 부르라고 한다(룻1:20). 그리고 베들레헴으로 돌아오기로 결정하고 며느리 오르바와 룻에게 자신이 떠나니 이곳에서 헤어지자고 말한다. 오르바는 자기 고향과 자기 신을 선택한 반면, 룻은 어려운 시어머니 나오미를 따라 가겠다고 한다. “어머니가 가는 곳에 나도 가고 어머니가 계신 곳에 나도 머무르고, 어머니의 백성이 나의 백성이 되고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리니”(룻1:16). 룻의 위대한 신앙 고백, 사랑 고백, 어머니를 선택하는 고백을 하고 있다. 이 고백과 삶의 선택이 그를 위대한 이스라엘의 어머니가 되는 영광을 누리게 한다.

룻기는 이스라엘이 혈통의 공동체가 아닌 신앙 공동체를 중요시 여기는 성경책임을 보여준다. 요나서와 더불어 이방 공동체, 이방인에 대한 열린 포용성을 보여주며 신앙 공동체가 신앙의 고백 위에서, 고백적 신앙의 바탕에서 이루어진 것임을 가르쳐 준다. 이는 출애굽 공동체가 ‘중다한 잡족’(Multi Ethnic, 혼합된 군종, 엘레브 라브)으로 구성되었음을 보여준다(출12:38). 이방 여인(모압)이 다윗의 외조모가 되는 역사를 보여줌으로 이스라엘의 포로 시대와 포로이후 공동체에서 이방인이 이스라엘 백성이 되는 길을 열어놓았다. 룻의 신실한 신앙심 위에 위대한 족보, 계보가 형성되었음을 보여줌으로 야웨 신앙의 정신은 누구든지 이스라엘의 자녀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여호와 신앙의 보편성을 보여주는 책이 바로 룻기 인 것이다.

“오벳은 이새를 낳았고 이새는 다윗을 낳았더라”(룻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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