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옵션으로 연방대법관 계승 쟁탈전 승리

지난 4월7일(현지시각)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닐 골서치(Neil Gorsuch) 콜로라도주 연방 항소법원 판사(49세)의 미국 연방대법관 인준이 확정되었다고 발표했다. 상원은 지난 4월7일 닐 골서치 판사의 대법관 인준안을 확정지으면서 두 대통령 행정부가 지난 14개월 동안 격렬하게 싸운 정치 싸움의 막이 내렸다.

지난 4월6일 민주당에서 합법적인 의사 진행 방해(filibuster)로 골서치 판사의 대법관 인준을 저지하려고 하자,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골서치 판사를 확정하기 위하여 법안을 개정하고 법안을 변경하기 위하여 소위 '핵 옵션(nuclear option)'을 발동시켰다. 

대법관이 되기 위해서는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 100명 중 60명의 인준을 받아야만 한다. 그러나 공화당은 52명이므로 민주당에서 최소 8명의 지지자가 있어야만 하는데, 이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규칙을 변경하여 60표가 아닌 정족수를 낮추어 단순 다수결(a simple majority)로 상원을 통과하도록 하는 '핵 옵션'을 표결에 부쳐 찬성 55표, 반대 45표로 가결되었다. 현대의 상원에서 거의 보기 힘들었던 일이 이날 한시간 반 동안의 긴 과정을 통해 일어났다.

상원 다수당 원내 총무인 미치 맥코넬(Mitch McConnell) 대변인은 "민주당원들은 상원 의원 역사상 대법관 인준을 놓고 전례가 없는 일을 오늘 했다. 불행히도 이 시점까지 이 점이 우리를 이끌어왔다. 민주당은 국가가 어떤 손실을 입든 권력만 가지면 된다는 입장을 고집했으나, 우리는 상원의 규범과 전통을 회복하고 이 전례없는 당파 진술 싸움을 피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대법관 후보 지명에 대한 당파적 의사진행 방해(filibuster)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2013년11월21일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 있었던 선례를 따라 규칙을 변경하기 위한 명령을 내렸다. 그는 대법관 지명자를 인준하기 위하여 상원의 규칙을 '핵 옵션'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4월6일 '핵 옵션' 즉 단순 다수결(a simple majority) 투표로 확정하도록 가결되므로 현재 52석인 공화당은 민주당의 표가 없이도 골서치 판사를 대법관에 앉힐 수 있게 되었으며, 4월7일 시행된 투표에서는 찬성 54표, 반대 45표로 골서치 대법관의 인준안이 확정되었다. 

공화당 52명 중에서 최근 수술로 회복 중인 조지아주의 쟈니 이작슨(Johnny Isakson)이 4월 7일 결석하였으며, 민주당에서 조 도낼리(Joe Donnelly, Ind.), 헤이디 헤이트캠프(Heidi Heitkamp, N.D.), 조 맨친(Joe Manchin III, W. Va.) 세 사람이 손을 들어주어 54표를 획득하였다.

닐 골서치 판사는 대법원에 재직하는 113번째 사람으로, 다음주 월요일(10일) 오전 9시에 존 G. 로버트 주니어(John G. Roberts Jr.) 대법원장에 의해 공식적으로 취임 선서를 하며, 같은 날 앤쏘니 M. 케네디(Anthony M. Kennedy) 대법원장은 백악관에서 열릴 공적 예식에서 사법적 맹세를 집행할 예정이다.

골서치 판사는 지난 4개월 동안 78명의 상원 의원을 만났으며, 3월에는 3일간의 청문회에 참석하여 거의 1,200개의 질문에 답하고 70페이지의 서면 답변을 제출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사망한 안토닌 스캘리나 판사를 대신하여 지명했던 메릭 갈랜드(Merrick Garland) 판사를 상원 공화당 의원들이 막았기 때문에 부분적으로 골서치를 반대했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현지시각으로 오후 12시56분에 "대법원의 승인을 받은 월등히 자격있고 존경받는 판사에게 축하한다." (Congratulations to an exceptionally qualified and respected judge to the Supreme Court!)라고 축하 메세지를 보냈다.

지난 1월20일 미대통령에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는 2월1일에 미 연방 대법관으로 닐 골서치(콜로라도주 연방 항소법원 판사(49)를 지명 발표했다. 그러나 민주당에서 'filibuster(의사진행방해)'로 골서치의 대법관 인준을 저지하려는 움직임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장남과 차남, 펜스 부통령 부부, 라인스 프리버스, 스캘리아 판사의 미망인 모린과 아들 폴 스캘리아와 함께 미 연방 대법관에 지명된 닐 골서치와 그의 부인 마리 루이즈가 백악관에서 함께 기도를 드렸다.

미 연방대법원은 지난해 2월 보수 성향의 앤터닌 스캘리아 전 대법관의 사망으로 진보와 보수가 각각 4명씩 자리를 지키고 있다. 보수측은 존 로버츠 대법원장과 클래런스 토마스, 새뮤얼 앨리토, 앤써니 케네디 등이며, 진보측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스티븐 브레이어, 소니아 소토마요르, 엘리나 케이건 등이다. 따라서 골서치 판사가 미 상원의 인준을 받게 될 경우,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의 사망 이후 1년 넘게 8명으로 팽팽하게 맞서왔던 미 연방대법원이 보수 우위 구도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

한편, 8명의 대법관들은 유대교와 캐톨릭 신자들이며 골서치가 유일한 크리스천이다. 골서치는 콜럼비아 대학교와 하버드 법대를 졸업하고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보수성향의 크리스천인 골서치가 연방 대법관이 되므로 동성결혼 합법화 판결 등 미국의 죄악들에 대한 새로운 변화와 앞으로 그가 헤쳐나가야 할 좁고 협착한 길을 위해 우리 크리스천들은 열심히 기도해야 할 과제가 주어졌다.

저작권자 © 본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