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믿으면서 편안해진 게, 미운 사람이 없어지더라."

지난 4월 9일 탈렌트 故 김영애씨가 향년 66세로 파란만장한 생애를 마쳤다. 두번의 이혼과 사업실패에서 다시 배우로 재기하였고, 최근 50부작 TV드라마 <월계수양복점>에 출연하여 마지막 연기를 보여준 그녀가 떠난 뒤에 갖가지 미담들이 나오고 있다.

 2003년 황토팩 사업이 한창 성공가도를 달리던 그녀는 2007년 10월 "이영돈 PD의 소비자고발" 프로그램에서 중금속 파동을 보도하여 사업에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되었다. 그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공식적으로 인체무해를 발표하였으나 결국은 사업을 접게 되었고, 두번째 남편과도 이혼하고, 그녀의 건강악화로 이어졌다.

이후 故 김영애씨는 이영돈 PD를 상대로 고소했다. 1심은 이영돈 PD 등이 김영애에게 1억원을 배상하라는 일부 승소판결이 나왔으나, 이영돈 PD 측은 즉각 항소했다. 이에 재판부는 이영돈 PD의 잘못은 일부 인정했으나 고의성이 없었다는 이유로 무죄 판결을 내렸다.
 
지난 2월 언론과의 마지막 인터뷰에서 취재진이 故 김영애씨에게 “이영돈 PD가 밉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故 김영애씨는 “용서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하나님을 믿으면서 편안해진 게, 미운 사람이 없어지더라. 그리 따지면 나도 살면서 정말 부끄러운 일을 많이 했다. 누구를 뭐라고 하거나 미워할 처지가 아니란 걸 깨달았다”고 하면서 “지금은 어떤 미운 사람도 가슴에 남아있지 않다. 누굴 원망하는 건 결국 나를 괴롭히는 건데 그 시기를 그냥 나를 위해서 사는 게 낫지 않나 싶다”고 했단다.

잘못된 보도가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지만 그럼에도 이영돈 PD를 용서했다는 故 김영애씨의 따뜻한 사랑의 마음이 세상을 훈훈하게 한다. 참고로 고인은 기독교로 개종하여 신앙생활을 잘 했다고 전해진다. 고인은 지난 2012년 MBC '해를 품은 달' 출연 중 자신의 췌장암 사실을 알았으며, 투병 중에도 영화 <변호인>을 비롯해 10편의 작품에 출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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