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배 교수의 구약이야기(29) - 솔로몬(1)

“내가 네 말대로 하여 네게 지혜롭고 총명한 마음을 주노니 네 앞에도 너와 같은 자가 없었거니와 네 뒤에도 너와 같은 자가 일어남이 없으리라”(왕상3:12)

 

왕의 후계자 문제에 있어서 누구를 세우는가 하는 결정은 한 나라의 흥망성쇠가 달린 문제이다. 다윗은 자신이 평생 이루어 놓은 이스라엘 나라를 평안히 안정되게 발전시킬 수 있는 자식이 누구인가 깊이 생각했다. 자신의 아들들을 보면서 누가 이 나라를 반석위에 세울 수 있을까 생각했다.

성격이 급한 압살롬은 아버지의 나라를 반란으로 차지하려고 하다가 실패하였다. 그의 거사는 거의 성공하였지만 아히도벨의 모략을 받아들이지 않고, 다윗을 돕던 후새의 의견을 들었기 때문에 그만 실패로 끝이 났다. 이 이야기를 통해 하나님 나라,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통치로 다스려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래서 하나님의 정치가 이스라엘 역사 속에서 면면히 흐르고 있다.

다윗은 시리아와 팔레스틴을 정복하고 지배력을 구축하며 가나안 지역, 레반트 지역을 다스리는 강력한 국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이때에 후계자를 잘 세우는 것은 국가의 백년대계를 마련하는 길이었다.

다윗은 이스라엘을 제국으로서 확대하며, 외교적인 부분에서도 이웃 나라와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가 하는 중요한 시점에 놓였다. 하지만 이미 다윗의 노년에 후계 경쟁은 심했고, 아도니야가 요압과 아비아달과 모의하여 왕 즉위식을 거행하게 된다(왕상1.9). 이때 아도니야는 솔로몬과 나단, 브나야, 시므이, 레이 등은 그 자리에 부르지도 않았다. 왕위 경쟁은 심했고 아도니야가 선점하는 상태가 되고 난 후 뒤늦게 나단과 밧세바가 다윗 왕을 접견하고, 결국 다윗이 솔로몬을 후계자를 결정하게 된다.

이제 다윗의 시대가 가고 솔로몬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솔로몬은 활발한 외교 활동으로 국가를 번성하게 하고 다윗 시대의 영토 확장을 공고하게 하였다. 솔로몬은 지혜의 왕으로서 궁정에서 지적이고 문화적인 생활을 했다. 그는 지혜의 왕국을 형성하여 동쪽의 모든 백성들 보다 지혜가 능했고, 애굽의 지혜보다 특출했다(왕상4-5장). 솔로몬이라는 이름 뜻대로 그는 평화의 시대를 그의 지혜로 건설해 나갔다.

솔로몬은 지혜 삼천 잠언을 말했고, 그의 노래는 천 다섯 편이 되었다. 초목에 대하여 레바논의 백향목 으로부터 우슬초까지, 수많은 크고 작은 동물, 새와 물고기, 기어 다니는 동물 등에 대한 지혜가 능통했기에 천하의 모든 왕들이 그의 지혜를 배우러 왔다. 솔로몬의 지혜 운동은 고대 근동의 지혜 보고(寶庫)처럼 지혜의 중심이 되었다. 성서에서도 그는 지혜의 왕으로서 잠언, 전도서, 아가서 등의 저자가 되었다.

이 지혜는 자연의 세계에서부터 솔로몬 자신의 지혜, 인간 사회의 지혜, 궁중의 지혜 등으로 광범위했다. 그의 궁정에서 지혜가 배양되었고, 그로인해 이스라엘의 지적 상황의 급격한 변화로 우주적인 전망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하나님의 지혜를 구한 솔로몬은 기도 응답을 받아 지혜의 세계를 가지게 된 것이다. 솔로몬의 이스라엘은 이 지혜의 중심지로 나날이 발전되어 갔지만 솔로몬 그 자신은 신앙의 순결함을 잃어갔고, 결국 그에게 충만했던 지혜는 소멸되어 지고 있었다. 이로서 결국 우리는 지혜의 세계가 하나님의 세계라는 것을 솔로몬을 통해서 알게 된다.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솔로몬의 모든 영광으로도 입은 것이 이 꽃 하나만 같지 못하였느니라”(마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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