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적인 진보를 스스로 다짐하는 측면에서

최갑진 목사

어제 젊은 몇 목사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면서 ‘어떻게 하면 우리가 오늘의 정신을 보존할 수 있을까?’ 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선배 목사들이 젊은 시절 상당히 개혁적이었던 분들도 나이가 들면서, 추하게 변해 가는 모습을 많이 보았기에, 젊은 목사들도 불안한 마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제 밤 집으로 돌아와 스스로 다짐하는 측면에서 목회자의 자기관리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첫째로 목회자의 자기관리는 지속된 신학연구가 필수이다.

어느 위대한 신학자가 일평생 심혈을 기울여 장편의 ‘신학전집’을 출간하고 그 후문에 “나는 하나님의 지극히 일부를 엿보았다.”고 기록했다고 한다. 하나님은 거대하시며 모든 것이 충만하시다. 성경은 지극히 충만하신 하나님을 계시하여 주는데, 사람이 평생을 연구해도 다 알지 못할 하나님의 깊이를 담고 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자신을 나타내시기 위하여 말씀을 주셨고, 목회자를 세우셨다. 목회자는 그가 먼저 본 것을 전파하는 자이며, 참 된 의미에서의 신학은 하나님을 발견하는 것인데, 말씀은 곧 등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회자가 연구를 그치고 신학교에서 배웠던 짧은 지식만을 계속 우려먹으려고 한다면, 그는 불충한 종이 되고 말 것이다. 세상의 가르치는 교사들이나 몸을 살리는 육신의 의사들도 일평생을 지속하여 공부한다. 왜냐하면 늘 새로운 것이 나오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진리’는 새롭게 전수되는 것이 아니지만, 성령은 날마다 새롭게 깨우치실 뿐만 아니라 이미 밝혀진 것들도 우리는 다 모르기에 늘 새롭다. 그러니 목회자는 더더욱 지속하여 공부해야 한다. 목회자는 지속된 신학연구를 통해 하나님의 깊이와 높이를 깨달아 충만하고, 그 충만함으로 목회해야 하는 것이다.

둘째로 목회자의 자기관리는 인격수양이 필수이다.

우선은 목회자가 먼저 살아있어야 한다. 그가 생명을 가지지 않았는데, 어떻게 생명을 전수하겠는가? 이사야가 회복되었을 때, 비로소 그는 ‘나를 보내소서’라고 말씀하였다. 그렇다면 생명은 무엇인가? 생명은 하나님의 속성들이 사람 안에서 살아 역동하는 것이다. 그래서 목회자의 인격성숙은 ‘인격’에서 ‘신격’으로 승화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하나님은 우리를 성화되게 하신다. 하나님을 닮아가게 하시고, 그분의 형상을 회복시키신다.

그런데 사람의 성품은 나이가 들면서 퇴보하기 마련이다. 이것은 호르몬의 작용에 의해서도 발생한다. 그러므로 목회자는 마땅히 하나님의 말씀으로 자기를 돌아보며, 날마다 자신의 정욕과 이기심과 시기심과 교만과 거짓됨과 허영과 위선과 가식을 십자가 위에 못 박아야 한다. 그렇게 하나님의 말씀 앞에 자기를 쳐서 복종시켜야 한다. 그리고 대신 하나님의 말씀으로 자신을 채우며, 예수 그리스도의 성품을 닮아가기 위하여 전력해야 한다. 목회자의 인격은 결코 이전 같지 않아야 하는데, 이전 같지 않다는 것이 ‘전보다 못하다’는 의미여서는 안 되고 반드시 진보를 이루어야 하는 것이다.

셋째로 목회자의 자기관리는 경건의 훈련이 필수이다.

여기서 경건이라는 것은 죄와 싸우며, 세속에 물들지 않는 것이다. 세속화는 그리스도인과 교회를 병들게 하는 주범이다. 가랑비에 옷이 젖는 것처럼 깨어있지 않으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세상의 풍속에 물들고 말 것이다. 바울 사도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너희 자신을 살아있는 거룩한 제사로 하나님께 드리라고 말씀한다. 야고보는 하나님 앞에서 정결하고 더러움이 없는 경건은 ‘자기를 지켜 세속에 물들지 않는 것’이라고 말씀하였다. 음란의 문화, 허영의 문화, 쾌락의 문화, 성공주의, 물질만능주의, 외모지상주의 등 목회자가 깨어 주의해야 할 영역들은 도처에 ‘지뢰밭’ 같다.

그러므로 목회자들은 파수꾼의 경성함을 기억해야 한다. 그가 깨어 있어 나팔을 불지 않으면 많은 사람들이 세속에 물들어 죽을 것이고, 그들은 자신들의 죄로 인하여 죽겠지만 그들의 피의 값은 목회자에게로 돌아갈 것이다. 우리 주님은 많이 맡긴 자에게 많이 찾을 것이라 하셨다. 그러므로 목회자는 더욱 엄격히 자기를 관리하며, 피 흘리기 까지 죄와 싸우며, 날마다 깨어 세속에 물들지 않도록 자기 자신을 잘 지켜 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밖에도 목회자가 자기를 관리해야 할 부분들은 더욱 많을 것이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철저히 자기를 관리하지 않으면 퇴보할 것이고, 병들 것이고, 죽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주님 안에서 성령과 말씀을 통해 하나님을 아는 지식에서 그리고 성품과 인격에서 그리고 거룩함과 정결함에서 계속하여 자기를 진보시키는 자들만이 끝까지 하나님께 충성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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