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정신 차려 경계해야 할 대상

이 글은 2017년 2월 5일 한국개혁장로회(KRPC) 실로암교회 당회의 결의와 요청에 의해, 지난 3월 5일(주일) 이광호 목사의 특강 강의안이다.

1. 서론

2. 무서운 현대 과학문명

3. AI, VR, AR, Nano Bot, Cyborg, Humanoid Robot 등의 순기능과 역기능

4. 무서운 시대에 이미 닥친 일들

5. 교회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6. 결론

한국개혁장로회신학교장, 실로암교회 목사

1. 서론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전통적 개념을 넘어서는 점차 무서운 장소로 변해가고 있다. 이는 과거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들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가운데 살아가고 있는 인간들은 그에 대한 위기의식을 거의 느끼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세월이 많이 흐르게 되면 역사 가운데서 기계가 인간을 지배할 때가 올 것인가? 그와 같은 조짐은 이미 현대의 초 첨단과학 문명을 통해 시작되었으며 더욱 심각한 상황을 눈앞에 두고 있는 실정이다. 미세한 인공물체가 인간들의 능력을 추월하게 되는 일들이 세상 곳곳에 발생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우리 시대의 대다수 사람들은 이미 AI(인공지능),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을 일정 부분 가까이서 경험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것은 또한 Nano Bot(나노봇), Cyborg(사이보그), Humanoid Robot(휴머노이드 로봇)의 기술발전과 더불어 이미 통제 불능의 상태에 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것은 결국 인조인간, 즉 기계인간의 출현과 더불어 정신 생물학적으로 ‘비인간의 인간화’와 ‘인간의 비인간화’로 교차 발전해 가게 될 수밖에 없다.

1. ‘사이보그’(Cyborg)는 인간의 신체 일부가 기계로 개조된 생명체를 의미한다. 인간과 기계의 결합체 즉 인간의 장기와 인공신체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이는 단순히 불편한 신체부위를 위한 보조기능을 두고 하는 말이라기보다 인공지능과 연관된 자율적 기능을 하는 기계와 연관되어 있다.

2. ‘휴머노이드 로봇’(Humanoid Robot)은 인간과 유사한 형태의 로봇을 지칭하고 있다. 그것은 외형뿐아니라 지능과 신경기능을 포함한 전체적인 기능에 연관되어 있다. 이는 점차 인간의 모습을 띤 정교한 모습으로 발전해 가게 될 것이 분명하다. 지금까지 로봇의 시각, 청각 기술은 상당부분 인간의 감각처럼 느낄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최근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 공동연구팀은 실리콘으로 만든 촉각인지능력을 갖춘 로봇 피부센서 개발에 성공했다. 그 연구는 세계적인 학술연구지인 ‘네이처’(Nature)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2017.1.25.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되었다(중앙일보, 2017.2.2).

3. 유럽연합(EU) 의회는 2017년 1월 12일 인공지능(AI) 로봇의 법적 지위를 전자인간(electronicman)으로 지정하는 결의안을 통과 시켰다. EU의회는 AI가 인간에게 저항하는 것을 막을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는 규정 즉 로봇의 움직임을 멈출 수 있는 ‘킬 스위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조항과 함께 세 가지 원칙을 정했다. 그것은 로봇은 ①인간을 해칠 수 없으며, ②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 하며, ③그 두 가지를 위배하지 않는 한 로봇 역시 스스로 자신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와 같은 근본이 허물어진 과학적 발전을 위한 노력이 전 세계적인 추세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한국 정부 역시 그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시도하고 있다. 이와 같은 위태로운 상황은 결국 인간성의 본질을 포기하게 만들 것이며, 현실과 비현실 사이에 엄청난 혼란을 초래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인공지능에 연관된 모든 것들은 죄에 빠진 인간들에게 엄청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결국문명화된 사회에 살아가는 인간들은 앞으로 그에 참여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상태에 놓이게 된다. 문제는 이와 같은 첨단 과학이 윤리와 철학을 도외시한 채 독자적으로 발달해 간다는 점이다. 즉 경제적인 측면에 치중할 뿐 인간들의 기본 윤리에 대해서는 거의 관심을 두지 않는다.

결국 시대 변천에 따른 상황윤리는 모든 것을 잠식시키고 그대로 삼켜버리게 될것이다. 우리는 인공지능과 그에 관련된 모든 과학 문명이 마치 무서운 마약과 같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마약은 잘 통제할 수 있다면 인간들을 위해 매우 유익하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잘못 사용되면 개인을 황폐화시킬 뿐 아니라 가정과 사회를 파괴하는 무서운 역할을 하게 된다.

이처럼 초첨단 과학 문명이라 할 수 있는 위의 모든 것들 역시 인간들이 유용하게 사용함으로써 순기능에 제한된다면 다행이겠지만 인간 역사를 돌이켜 살펴볼 때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오히려 인간들이 새롭게 대두된 과학 문명을 악용하게 됨으로써 역기능이 급속히 활성화될 것은 불을 보듯이 뻔하다. 따라서 현대 교회는 그에 대한 명확한 대응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필자가 목회하는 실로암 교회에서는 우선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게임을 금지하고 있다. 나아가 인공지능 인조인간과 인공지능 인형과 애완동물 등은 위험천만한 것으로 알고 엄히 경계하고 있다. 신앙인으로서 분명한 유익이 될 경우 사용할 수 있겠지만 도리어 상당히 많은 분야에 있어서는 엄청난 위험을 안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여 금지한다. 우리는 이에 관한 것들에 약간의 순기능이 있다고 할지라도 거대한 역기능의 문제가 훨씬 심각할 것이란 사실을 반드시 기억하고 있어야만 한다.

2. 무서운 현대 과학문명

(1) 따라잡을 수 없는 변화의 속도

과학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우리 시대는 과거의 전통사회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엄청난 속도로 수직 상승발전하고 있다. 고대와 중세 과학은 그만두고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만 살펴보아도 그렇다. 정확하게 30년 전인 1987년만 해도 우리나라에는 전화기에 숫자 다이얼이나 숫자판이 없는 수동식 전화기가 있었다. 즉 전화번호가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전화기의 손잡이를 잡고 계속해서 빙빙 돌리면 전화 교환원이 나오고 그에게 상대방 전화번호를 알려 주면 잭(jack)을 꼽아 연결시켜 주는 식이다.

당시에는 일반 시민이 개인 컴퓨터를 접할 일이 거의 없었다. 2000년대 이후에 한국에서 출생한 아이들은 30년 전의 과학 환경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 태어나 성장하면서부터 익숙하게 접해왔던 현대 과학문명이 저들에게는 지극히 당연한 것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불과 수십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지금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같은 기기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것들이 되어 있다.

(2)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은 말 그대로 기계에 부여한 지능을 일컫는다. 그것은 알고리즘(algorism) 등을 통한 정보입력을 배경으로 하여 이루어졌다. 인공지능이 발달하게 되면 다양한 방면으로 엄청난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 인공지능은 진짜 인간의 지능을 잠식해 들어가 결국 인간이 하는 많은 일들을 빼앗아 가게 될 것이다.
지난해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는 바둑계를 제패한 바 있다. 인간들이 더 이상 기계를 따라 잡을 수 없는 지경에 놓인 사실을 온 세계인들이 생생하게 목격하게 되었다. 이는 사실 서곡(序曲)에 지나지 않는다. 앞으로는 인간의 전반적인 영역에서 그와 같은 일들이 발생하게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인간들이 더 이상 인간의 지능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보다 훨씬 뛰어난 인공지능에 의존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지금은 인간들이 기계에 어떤 정보를 입력시킬 때 비로소 그것이 가능하겠지만 점차 한번 가동시켜두면 기계 자체에서 지속적인 지적 활동과 행위의 재생산이 발생하게 될지 모른다.

현대 과학의 인공지능은 이미 마치 인간처럼 사고하고 인식하는 컴퓨터의 ‘머쉰 러닝’ 즉 기계 학습(machine learning)이나 스스로 특성을 분류 할 수 있는 ‘딥 러닝’(deep learning)의 문제를 자연스럽게 수행하고 있다. 문제는 장차 지식을 통한 이성적인 판단 뿐 아니라 기계에 감정이 개입되는 상황에 도달하게 되리라는 점이다. 그렇게 되면 인간들은 심각한 문제에 봉착하지 않을 수 없다.

인간들은 무언가 학습하여 기억하게 되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서서히 망각하게 되는데 반해 기계는 특정 지식을 한번 입력하게 되면 기계가 파괴될 때까지 잊어버리지 않는다. 소위 약한(weak) AI에서 강한(strong) AI가 일반화되면 그것은 인간의 영역을 잠식하지 않을 수 없다. 즉 기계가 인간이 가지는 능력을 능가하는 인공 능력(human level machine intelligence)을 소유하게 되는 것이다.

(3) 가상현실(Virtual Reality)

가상현실이란 말 그대로 실제 현실과는 상관없으나 가상세계에서의 가짜 현실이 실제적 현실처럼 여겨지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않고도 특정한 환경이나 상황을 실제와 동일하게 착각하며 그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즉 현실세계를 그대로 재현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그에 몰입하게 하는 기능을 한다.

그렇게 되면 한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서 마치 먼 곳에 떨어져 있는 현장에 가 있는 것처럼 입체적인 느낌을 가지게 된다. 그뿐 아니라 가상현실에서는 자신의 몸이 가상세계 가운데서 반응하고 움직인다. 현실과 실제를 벗어난 상태에서 몸과 정신이 가상현실에 반응하게 되는 것이다.

그에 습성이 들게 되면 모든 것을 실제적 현실로부터 탈피해 가상현실을 통해 경험하려 하게 되고 결국은 그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가상현실은 약간의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판단력 없이 그에 빠지게 되면 현실과 가상세계 사이에 엄청난 혼란을 일으키게 된다.

그와 같은 현상을 되풀이하다보면 결국 현실과 가상현실 사이를 구분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를 우려가 있다. 즉 그에 친숙해지면 몸과 정신이 현실과 가상현실 사이에서 느끼는 경계가 모호해지게 된다. 물론 지속적으로 가상현실 속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현실과 가상세계를 오가며 원하는 것을 되풀이하여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4)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이란 실제의 배경 가운데 3차원의 가상 이미지를 겹쳐 첨가시키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사용자가 실제로 지리적 공간 가운데 몸을 움직여 장소를 이동하면서 3차원의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그것은 현실의 이미지나 구체적인 배경에 3차원의 가상 물체를 띄워서 실제처럼 경험하도록 한다.

다소 과도한 접근일지 모르지만 우리 시대에는 다수 사람들이 증강현실의 원리를 어느 정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일상생활 가운데서 인터넷을 통한 지도 검색이나 위치 검색 등도 일종의 증강현실에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첨단 과학은 앞으로 우리에게 더욱 발전될 양상을 보일 것이 분명하다.

증강현실 상황은 GPS 장치, 위치정보시스템을 통해 그 상세 정보를 수신하여 현실을 배경으로 표시하는 증강현실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함으로써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을 통해 현재의 위치나 지역에 맞추어 가상의 물체를 볼 수 있게 해준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포켓몬 고게임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그것은 증강현실 게임으로 실제 세계와 비 실제를 혼합시킴으로써 장기간 그에 빠질 경우 심각한 정서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문제는 증강현실 문제가 앞으로 엄청난 속도로 발전되어갈 것이란 점이다. 그것은 사실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3D(dimension) 시대를 넘어 4D 시대가 도래 하게 되어 급속한 발전속도와 더불어 그 적용 범주가 넓어져 가게 되었기 때문이다. 증강현실 기술은 2010년대에 1세대인 4D 스크린에서 주로 시각을 증강시켰다. 2020년대에는 2세대인 HMD(Head Mounted Display)를 통해 보다 정밀한 증강현실 즉 특정 장소에서 팝업(pop-up)되는 수준에서 온몸을 전율하는 자극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2030년대의 증강현실 기술은 그 3세대라 할 수 있는 뇌파 연동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것은 증강현실을 통해 보고 듣고 맛보는 모든 것들이 실제보다 훨씬 더 짜릿한 느낌을 경험하게 한다.

그렇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현실과 가상 세계’를 구분하기 어려운 증강현실에 취하게 될 수밖에 없다. 단세포적이었던 과거 증강현실 기술과 달리 2030년의 증강현실은 몰입감과 상호작용이 커져서 신종 마약과 같은 중독성을 가지게 된다. 이는 엄청난 사회적 문제를 몰고 올 것이 틀림없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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