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노래 1                                         

                                     최충산

사랑이 꽃피우는 곳 알고 있는가
봄이 온다고 해도 믿을 수 없었던 날 있었지
어디에서 그것이 오느냐고
손가락으로 머리 위 찌르며
저녁거리 갈 곳도 없이 쏘다녔지
가을 지나고, 추운 겨울도 스쳐가고
세월은 마냥 있는 것인 줄만 알고
그냥 젊음을 흘려보냈지
젊은 날들 흔들림이여
어디 있는가? 봄이 이렇게 와 있는 들판을 두고
가을도 다시 모여 오색으로 노래하는데
어디 있는가? 거리에 뿌린 발자국들아
 
겨울은 이제 바람 차지만 않지
하늘로부터 오시는 이의 가슴
우리 속으로 들어와
눈으로 밝혀 세상 속내에
참으로 사랑 있음 알게 했으니
눈 열어 하늘빛 바라보며
오시는 빛줄기 담게 했으니
아이야. 뛰거라. 너와 내가 서있는 이 바닥
밝은 빛 넘치고 있다
 
해 뜨는 곳으로 자꾸 걸어간다고
해를 만질 수 있는 건 아니야
해가 내게 오셔서 태우셔야 할 일이야
봄은 오는 것이지 찾아가는 것이 아니듯
삐뚤어진 마음 막대기에 달을 걸 수는 없지
내 니고데모여. 하늘로부터 오시는 생명으로 탄생함을
오시는 나라 불빛 보지 못 할 뻔했구나
 
걸어가면서도 노래하는 시인이 되리라
노래로 땅 덮어 죽은 땅 일어나게 하고
노래로 썩은 강 일으켜
기쁜 축제 축하하게 하리라
님의 나라여. 머리 위로 내리시는 평강의 나라여
맨발로 얼굴째는 바람 부는 새벽 뛰지 말아라
거리의 악령들이 골목마다 반기며
고멜의 가랑이에 머리 쑤셔 넣으리
아들아 죽은 땅 속 거머리에게
핏줄 빼앗기지 말아라
 
일어나거라. 노래하거라. 마냥 기뻐하거라
사랑과 함께 사랑 속에서
사랑 위해 사랑 만으로 살거라
울타리 밖으로 나올 수 없게 금 그었다
생명나무 진액 피 속에 흐르고 있으니
알거라. 에덴의 아들. 평화의 성에 사는 백성아
이리가 어린양과 함께 거하며
표범이 어린 염소와 함께 눕는구나
여기저기 처음 동산 평화가
하늘, 땅 어울리듯 그렇게 앉아 있구나

 

최충산 목사, 예장합동 개금교회를 은퇴하고 경남 고성에서 바이블학당을 운영하며 시인으로 작품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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