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배 교수의 구약이야기(33)-엘리야(2)

엘리야는 종교적으로 가장 어두운 시대인 아합과 이세벨 시대에 예언한다. 다윗의 왕국은 분열되었고 북 이스라엘의 아합 왕은 바알 신을 숭배하는 이세벨 왕비의 뜻을 따라 바알 종교정책을 앞장서서 내세우고 있었다. 이 때에 엘리야는 혁신자나 혁명가로서 예언자 직분을 감당하지 않았지만 오랜 전통적 야웨 신앙을 지키고 보호하였다.

결국 엘리야는 이세벨에 저항하여 종교적으로 크게 대립하는 것으로서 나타난다(왕상19.1-14). 엘리야는 바알 선지자들을 기손 시내에서 처형한 후 이세벨을 피해 호렙 산까지 쫓겨 가서 여호와 하나님께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저가 대답하되 내가 만군의 하나님 여호와를 위하여 열심히 특심하오니 이는 이스라엘 자손이 주의 언약을 버리고 주의 단을 헐며 칼로 주의 선지자들을 죽였음이오며 오직 나만 남았거늘 저희가 내 생명을 찾아 취하려 하나이다.”(왕상19:15)

주전 9세기 중반에 북이스라엘에서 활동한 뛰어난 예언자 엘리야는 이스라엘과 가나안 전통 사이의 관계에 있어서 단호하게 여호와 순수 신앙을 주장한다. 그러나 아합 왕의 정치는 두 전통을 혼합하여 가나안의 바알 숭배도 하고 여호와 신앙도 하는 입장을 취하였다. 엘리야는 이러한 왕정 종교 정책에 반대하여 두 문화와 종교의 공존에 대하여 대립적인 입장을 취하였다.

나라의 큰 가뭄의 위기에서 엘리야는 참신이 비를 내리게 한다는 말을 선포하였다. 이는 야웨 종교와 바알 종교 간의 종교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가나안 신 바알과 이스라엘 하나님 야웨 사이에서 누가 참 신인가? 엘리야는 비를 내리는 신은 참 신인 야웨 하나님임을 주장했다. 또한 엘리야는 아합 왕의 후계자 아하시야 왕에게도 하나님의 징벌을 선포했다. 아하시야 왕이 병에 걸렸을 때 이스라엘의 하나님 대신에 블레셋의 도시 에글론에서 숭배하는 신 바알세붑(Baalzebub)에게 물으러 보냈기 때문이다(왕하1:3).

엘리야는 갈멜 산에서 바알 신 숭배자들과 번제물을 올려놓고 일전을 벌인다. 갈멜 산은 페니키아 접경지대로 아합 왕 시대에는 이스라엘이 다스리고 있었다. 이 지역에서 야웨 하나님이 엘리야의 기도에 응답하여 번제단에 불이 내린다. 이 불이 번제물을 사르고 비를 내리게 함으로서 참 신임을 보여준다. 양립할 수 없는 두 종교간 대립이 갈멜 산에서 바알 선지자와 엘리야 간에 벌어진 것이다. 오랜 기근의 위기 앞에서 비를 주는 신이 참 신이 된다. 이 종교 전쟁의 승리는 가나안 종교 바알 신을 숭배하는 아합과 이세벨에게는 심각한 도전이 되었고 엘리야는 그로 인해 죽음의 위협을 받는 상태가 된다.

이러한 갈등과 관련해서 종교적 영역은 좁은 의미였고, 왕의 지위와 입지는 더욱 좁아진다. 아합의 포도원 강탈 이야기는 그것을 보여준다. 아합은 나봇의 포도원을 욕심을 내서 가지려 했다. 그래서 그 밭을 사거나 다른 포도원으로 대체해주고 가지려 했는데 나봇은 조상의 땅이라고 거절한다. 이에 이세벨이 두 사람의 비류를 통해 증언하게 하여 나봇이 반역을 꾀하였다는 죄목을 걸어 죽이고 포도원을 강탈하게 된다. 포도원을 사지도 않고 사법적으로 나봇을 살인자로 몰아서 제거하고 그 땅을 차지하는 불의를 저지르게 된 것이다(왕상21:1-29).

엘리야는 이 일로 아합 가문이 하나님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을 예언한다(왕상21:19-26). 엘리야는 용감하게 왕의 죄를 질책하게 된다. 더욱 갈등은 더 심화되어 간다. 호렙산으로 피신한 엘리야는 오래전 모세에게 나타나 계시하였던 그 하나님을 다시 그 산에서 만나게 된다.

엘리야는 이스라엘 역사에서 처음으로 이방 신 바알을 숭배하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이 심판을 하신다고 선포한다.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섬기지 않으면 계속하여 대재난이 일어날 것을 말한다. 아합이 바알 숭배를 하고 악행을 하여도 바알에게 무릎 꿇지 않는 칠 천 명을 남겨두어서 하나님의 역사를 이어 가시는 것을 예언한다(왕상19:18). 엘리야는 인간의 한계를 넘어 불 수레를 타고 하늘로 올라간다. 그는 제자 엘리사 앞에서 하늘로 올라가서 전설적인 예언자가 된다.

“또 묻되 그러면 무엇, 네가 엘리야냐 가로되 나는 아니라 또 묻되 네가 그 선지자냐 대답하되 아니라(21)...또 물어 가로되 네가 만일 그리스도도 아니요 엘리야도 아니요 그 선지자도 아닐진대 어찌하여 세례를 주느냐”(요한1: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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