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교회와 거짓 교회를 분별할 수 있는 세 가지 기준

양진일목사, 가향공동체 담임, 하나님나라연구소 부소장

“어디 교회 다니세요?”

신앙인들 사이에서 흔히 주고받는 질문의 내용이다. 사람들은 흔히 십자가로 장식된 건물ㆍ안수받은 목사ㆍ성가대와 찬양대ㆍ주일학교와 전도회와 같은 조직, 정기적인 예배가 있는 그곳을 교회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 그곳은 교회라기보다는 예배당이라고 지칭해야 옳다.

교회는 신앙인들의 모임이다. 그리스도를 중심에 두고 만나는 신앙인들간의 모임, 그것이 바로 교회이다. 교회는 어느 한곳에 고정될 수 없다. 삶의 다양한 영역속에서 유기적으로 출현하고 창조되어야 한다. 가정에서도, 친구간의 관계속에서도, 이웃과의 만남속에서도 교회는 구현될 수 있고 현실이 되어야 한다.

교회를 에클레시아라고 한다. 에클레시아는 부름받은 자들, 소집된 자들의 모임을 가리킨다. 세상의 주류문화와 주류가치에 지배를 받던 자들을 하나님께서 불러 내셔서 새로운 삶으로 초대하신 사건이 구원이고, 그 구원을 공유하는 자들의 모임이 교회이다. 따라서 교회는 하나님의 말씀에만 절대충성을 바친다. 하나님 외에 모든 지상의 권력과 주권도 상대화 시킨다. 하나님의 통치에만 온 존재를 다해 순종하는 것이다.

교회는 하나님나라의 현실을 살아낸다.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님의 통치가 임하는 곳이다. 하나님의 말씀이 백성들의 순종을 통해 현실이 되는 곳이다. 참 교회는 하나님의 나라가 무엇인지를 말이 아닌 삶으로 살아내는 곳이다. 이러한 교회에 소속되어 하나님나라를 현실로 살아낼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하고 즐거울까? 그런데 많은 경우, 이러한 참 교회는 사람들의 눈으로부터 은닉되어 있다. 겨자씨 한 알과 같이 너무나 작아서 사람들의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적극적으로 분투하여 찾지 않는 한, 발견하기가 너무 어렵다.

지상 교회에 소속된 많은 이들이 참 교회를 그리워한다. 참 교회를 만나기를 갈망한다. 짝퉁 속에서 진품을 발견하고자 애를 쓰는 것이다. 이렇게 애를 쓰는 자들을 위해 종교개혁자들은 참 교회와 거짓 교회를 분별할 수 있는 세 가지 기준을 제시해주었다.

첫 번째가 참 교회는 하나님의 말씀을 가감없이 선포하고 거짓교회는 하나님의 말씀을 가감한다는 것이다. 말씀을 가감없이 선포하는 것, 참 쉬워 보이지만 결코 쉽지 않은 문제이다. 우리가 흔히 이단이라고 하는 집단들은 하나님의 말씀에 무엇인가를 덧붙이는 경우들이 많다. 덧붙인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전제한다. 그래서 자신들의 생각과 이념으로 말씀을 채우고자 한다. 이런 태도를 통해 실상 하나님보다 자신이 더 위에 있음을 과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만큼이나 위험한 것이 하나님의 말씀을 감하는 것이다. 자신이 기분 좋게 수납할 수 있는 말씀만을 수용하고, 부담스럽거나 원하지 않는 말씀들은 삭제해 버린다.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정작 자신이 원하는 하나님만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현재 우리가 소속되어 있는 그곳이 참 교회인가 거짓교회인가를 자가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다. 그 교회모임 안에서 무엇이 선포되고 있는가 보다는 무엇이 선포되고 있지 않은가를 보면 된다. 그런 맥락에서 오늘 한국교회의 현실은 참으로 위험하다. 많은 교회가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을 통한 자신의 구원받음, 하나님의 능력을 통한 기도의 응답은 강조하면서도 성경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하나님의 나라와 그 나라의 공평과 정의에 대해서는 대부분 무감하며 침묵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만을 강조하고, 하나님께 우리가 드려야 할 순종에 대해서는 둔감한 것이다.

참 교회와 거짓 교회를 가르는 두 번째 지표는 성례를 신실하게 시행하는가, 그렇지 않은가 이다. 성례는 좁혀 말하면 성찬과 세례이고, 넓혀 말하면 그리스도안에서의 하나됨의 교제이다. 소위 말하는 코이노니아가 온전히 누려지는 곳이 참 교회인 것이다.

세 번째 지표는 참 교회는 주님의 몸된 교회를 파괴하는 이들에 대한 징계가 신실하게 시행된다는 것이다. 지상 모든 교회는 구원받은 백성들의 모임임과 동시에 여전히 세상권세에 복속되어 있는 죄인들의 모임이다. 이기심과 탐욕으로 중무장된 옛 자아를 아직 십자가에 온전히 못 박지 못한 자들이 교회 안에 존재한다. 따라서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를 온전히 지켜내기 위해서는 세속가치로 중무장된 자들이 교회안에서 주인노릇하지 못하도록 교회 구성원 전체가 깨어 있어야 한다. 이 깨어 있음의 증표가 바로 징계이다.

사실 오늘날 교회의 징계를 논하는 것이 참 조심스럽다. 대부분 교회문제의 주범이 목회자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문제는 목회자가 저질러놓고 도리어 문제제기를 하는 성도들을 향해 신천지네, 교회파괴세력이네 하면서 목회자가 징계권을 휘두르고 있으니 교회의 징계권에 대한 그 엄숙함과 존중감이 완전히 상실되어버렸다. 그래서 참 교회가 더 그리워진다.

위의 세 가지 기준에 근거해볼 때, 오늘 한국교회의 현실은 참으로 안타깝다. 참 교회와 거짓교회의 경계위에 서 있는 듯 보인다. 그렇다면, 당신에게는 교회가 있으십니까? 그 교회는 참 교회입니까? 부디 거짓교회의 우산에서 탈출하여 참 교회의 품으로 출애굽하실 수 있기를 마음 모아 기도하며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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