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호 대표 “같은 꿈을 가진 사람들의 연대가 필요한 시대”

임프린트 출판사 비비투(대표 이진호 권사)를 찾아갔을 때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출판사 아래층에 아담한 갤러리를 갖춘 모습이었다. 그렇게 비비투갤러리를 지나 이진호 대표와의 만남이 시작됐다.

이진호 대표(임프린트 출판사 비비투 대표, 비비투갤러리 관장), 페이스북 사진 갈무리

비비투(VIVI2). 처음에 이 이름을 들었을 때는 생소했다. ‘도대체 비비투라는 이름은 무슨 뜻일까?’ 조심스레 비비투라는 이름을 이 대표에게 물었다.  

“비비투는 영어의 비비드(vivid)라는 생생한, 활발한, 강렬한 이라는 의미와 숫자 2라는 말이 합쳐져 만든 의미여요. 혼자가 아닌 둘, 셋, 넷 모여 빛나게 하는 공간이라는 의미, 즉 빛나는 사람들이 함께 하는 곳이지요. 그리고 재미있는 의미로 우리말에 비비다는 말과 영어로 둘을 의미하는 투(two)의 합성어 이기도 하구요”

비비투는 좋은 꿈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서로를 빛나게 하는 공간이며 동시에 여러 나물들이 한 그릇 안에 비벼져서 맛있는 비빔밥이 되듯이, 하나님이 지으신 세상 속에서 좋은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만남을 통해 아름다운 목적을 이루는 볼 넓은 그릇과 같았다. 출판사 이름을 통해 이진호 대표의 생각과 방향을 어느 정도 알 수 있었다.

한 때는 유명한 광고사진작가로 강남에서 가장 큰 스튜디오를 운영했던 경력과 그의 이름을 대면 고개를 끄덕일만한 광고 작품들. 그는 그렇게 자기 분야에서 아쉬울 것이 없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이 대표는 하나님 나라를 위한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특히 오늘날 이 시대 속에 그리스도인들과 믿지 않는 세상과 얼굴을 맞댈 수 있는 책들을 만들고 싶었다.

크리스천이라고 꼭 신앙 서적만 읽고 쓰는 것이 아니라, 크리스천의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신앙 서적이 아니어도 얼마든지 크리스천적인 사고를 느낄 수 있는 책. 반대로 꼭 크리스천이 아니어도 크리스천적인 가치를 공감하는 책. 비비투의 책들은 이렇게 교회와 세상이 자연스럽게 손을 잡게 하는 책이다.

이 대표는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이제는 서로 모이고 협력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고 어떤 조직을 만들자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만든 것이 바로 비비투갤러리이다.

비비투갤러리

사실 서울의 번화가 한 복판 건물 한 층에 갤러리를 꾸몄을 때는 일정한 수익을 내야 맞지만 이진호 대표는 그 공간을 독점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꿈을 같이 나누는 사람들과 공유하여 의미를 창출하는 선택을 했다. 비비투갤러리는 맛있는 재료들이 비벼져 더 맛있는 비빔밥이 담긴 그릇처럼 멋있는 꿈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모여서 더 멋있는 꿈을 만들어 가는 공간이다.

주일이면 이곳은 예배의 장소로 변한다. 아트교회(주희현 목사)가 이곳에서 예배를 드린다. 이곳에 모이는 사람들은 예술인들이 대부분이지만, 꼭 그들로 특정 짓지 않는다. 도심지 길가에 있는 교회이기에 길가에 서 있는 그 누구든 함께 예배드릴 수 있다. 갤러리가 예배처소가 되는 것이다. 성경에서 야곱이 가던 길을 멈추고 누웠던 루스가 하나님께 예배드려진 벧엘이 된 것처럼, 갤러리가 예배당으로 바뀐다. 평일이면 저자와 독자가 만나는 북세미나가 열리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때로 이 공간은 작은 콘서트 홀이 될 수도 있다.

이 대표는 비비투갤러리는 누구나 공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고자 한다. 갤러리가 누구든 마음 놓고 자신의 꿈을 펼치는 장마당이 되길 바라고 있다. 비비투갤러리에서는 크리스쳐니티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얼마든지 문화 활동뿐만 아니라 포럼도 할 수 있고 세미나도 할 수 있다.

이진호 대표는 그것이 하나님이 주신 감동이라고 말한다. “하나님께서 주신 마음이 이렇습니다. 그것은 서로 같은 꿈을 가진 사람들이 이제는 서로 합할 때가 됐다는 것입니다. 모여야 서로 더 좋은 일들을 이룰 수 있다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갤러리를 세우고 나니까 누군가를 초대할 수 있는 여건이 생기고, 그럴 때 사람들도 와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면서 자연스럽게 만남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비비투갤러리에서는 이화여자대학교 영상디자인과 교수님들과 석사과정의 학생들을 중심으로 Ani+ 전을 연다. 이들은 지난 학기 ‘애니메이션 콘텐츠 연구’라는 수업을 듣고 그 수업의 결과물로 전시회를 여는 것이다. 전시 기간은 오는 6월14일~20일 까지며, 전시 콘셉트는 10개의 이야기가 크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키애니메이션(Key Animation)과 가상현실(VR)로 제작되어졌다. 또한 10명의 작가들은 각각의 제작 방식을 통해 서로 다르지만 같은 주제의 스토리텔링을 이끌어가는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인다. 즉, 애니메이션이 가지고 있는 생명력의 표현과 가상현실에서 경험할 수 있는 체험적 요소는 관객과의 새로운 소통방식을 모색한다.

최유미 교수(이화여자대학교 영상디자인과) 작품명 - 무제

비비투갤러리는 앞으로도 다양한 문화 후원의 공간으로 쓰이며, 더 나아가 교회와 세상이 아름답게 소통하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비비투갤러리 안내 : 서울 중구 수표로2길 9 예림빌딩 201호 (중구 충무로3가 59-9) 문의전화 (02)517-2046 평일 open 10:00~ closed 18:00, 일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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