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의 별

 

공포는 얼마나 감각을 변질시키는가

절반의 진실과 완전한 거짓

둘 사이의 진리

 

행복과 불행

존재와 허무

용기와 두려움은

우주라는 검은 거울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얼굴이 비칠 때까지 마주 보고 있다

 

우주는 별빛이 물드는 밤의 검은 호수

검은 호수에 비친 그림자는

완전한 거짓과 절반의 진실

 

공포는 얼마나 감각을 변질시키는가

살아있다고 믿고 싶도록

 

나는 그 거울에서 당신의 얼굴을

찾고 있는지도 모른다

당신이 여러 얼굴을 기다리고 있는 동안

 

환희는 얼마나 감각을 변질시키는가

 

사랑인가 자유인가

고독으로 가기 위한 갈림길

어딘가에서 한 길로 만나

어떠한 왜곡도 사랑하고 자유롭겠지

고독한 결론을 위하여

자유인가 사랑인가

반드시 한 쪽으로는 가야 한다면

 

추억이나 슬픔 후회와 함께 별이 된 중력과

아직 어떤 생명체도 숨을 쉬지 않는

검은 물이 고인 이곳

빛은 금빛 날개를 스치우고

그 날개엔 검은 눈물이 젖어든다

 

환희는 얼마나 감각을 변질시키는가

젖은 날개로 날아오르는 빛

 

그리고 이곳은 아직 아무도 살지 않는 태초의 별

영원한 목적 속으로

끝없는 레일 위를

어둠의 중력처럼

중력의 시간처럼

시간의 빛처럼

빛의 그림자처럼

그림자의 어둠처럼

 

공포와 환희는

얼마나 변질시키는가

환희와 공포를

 

네 얼굴이 검은 거울 위로 자꾸만 비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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