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Otto Warmbier 사망사건을 둘러싼 의혹을 파헤쳤다.

웜비어 장례식 추모물결

미국 국무부가 미국인의 북한여행을 전면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핵심적인 이유는 “심각한 체포 위험”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7월 21일 발표한 성명에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미국인들의 북한여행을 전면 금지하는 ‘지리적 여행 규제’를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노어트 대변인은 “북한의 법 집행체계에서 심각한 체포 위험과 장기간 구금 우려가 증가하고 있어” 틸러슨 장관이 이 조치를 승인했다고 밝히면서, 이 조치는 다음주 관보에 게재되고 이후 30일 뒤인 다음달 말부터 발효된다고 말했다. 또한 이 조치가 발효되면 미국 여권은 더 이상 북한여행에 유효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북한에 억류됐다 혼수 상태로 풀려난 뒤 일주일 만에 숨진 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 사건이 핵심 이유로 풀이된다. 노어트 대변인은 지난달 정례브리핑에서 오토 웜비어 씨 사망사건을 계기로 북한여행 금지 방안을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정부가 외국인 여행객 통계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미국인이 북한을 방문하는지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북한전문 여행사들은 해마다 미국인 800~1천 명이 북한을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편 지난 7월15일 방송된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북한에 억류되었다가 귀국하여 사망한 오토 웜비어의 사망사건을 둘러싼 여러 가지 의혹을 파헤쳤다. 드디어 국내언론이 오토 웜비어(Otto Warmbier)에 대해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美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시 버지니아대학 학생인 오토 웜비어(Otto Warmbier)가 지난 6월 13일(현지시간) 혼수상태로 이송된 지 6일만에 결국 세상을 뜨고 말았다. 웜비어의 사망 소식은 미국인들을 충격과 분노에 빠뜨렸다. 

오토 웜비어는 지난 2016년 2월 신시내티 버지니아대학 학생들과 함께 관광차 평양을 방문했다가 한 호텔에 걸려 있던 선전물을 훔치려했다는 죄목으로 15년의 노동교화형을 받았었다. 미국으로 이송될 당시 웜비어는 심한 뇌 손상으로 소통이 불가능한 상태였고, 웜비어의 얼굴은 분노에 찬 얼굴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가족 품으로 돌아온 것을 감지한 듯 점점 안도의 편안한 표정으로 바뀌어 갔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그의 부모인 프레드 웜비어와 신디 웜비어는 지난 6월 19일 성명서를 통해 그의 사망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 성명서에서 웜비어 부모는 “아들에게 가해진 잔인무도한 고문은 오늘 우리가 겪는 슬픔 이외에는 아무것도 반증해 주지 못한다”고 격분했다. 또 웜비어 부모는 성명서에서, 한 호텔에서 선전물을 훔치려했다는 죄목으로 지난 17여 개월간 감금생활을 하는 동안 아들이 겪었을 학대에 대해 강하게 비난했다. 아울러 “저희 아들과 저희 가족을 위해 밤낮으로 관심과 기도로 응원해주시고, 특히 저희 가족들이 평강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신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웜비어의 상태와 관련, 북한당국은 웜비어의 상태는 식중독에 의한 것으로 자신들에게는 아무런 인도주의적 책임이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웜비어 가족과 美의료진들은 이를 강하게 부정했다. 그의 상태가 단순한 식중독으로 악화된 상태라고는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혼수상태가 적어도 1년 이상 지속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웜비어 장례식장을 향하는 부모의 침통한 모습

들끓게 하는 북한 인권유린의 잔혹함 - 임현수 목사 등 한인들 10여 명 북한에 억류...

웜비어 장례식은 그의 고향인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시 외곽에 있는 그의 모교인 와이오밍 고등학교에서 열렸다. 장례식 시작 2시간 전부터 식장에는 수천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 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애도했다. 이날 장례식장에는 현지 언론을 비롯한 외신 기자 수십 명이 찾아 미국 내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이날 장례식에는 美국무부의 존 설리반 부장관, 웜비어 석방에 앞장선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등이 함께 했다. 이 곳을 지역구로 둔 롭 포트먼 상원의원 등 상·하원 의원들도 참석했다. 포트먼 상원의원은 장례식에 앞서 취재진에게 “이번 웜비어의 사망과 관련 북한 정권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포트먼 의원은 제재 강화의 방안으로 북한과 거래하는 개인과 기관 등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언급했다.

웜비어 집 주변과 장례식이 거행된 와이오밍 고등학교 주변에는 가로수 등에 웜비어를 추모하는 의미의 흰색과 파란색 리본 물결로 뒤덮였다. 英 BBC방송은 북한 당국 발표를 인용, 웜비어가 선전물을 훔친 이유는 교회의 트로피로 사용하기 위함임을 자백했다고 보도했다.

웜비어가 선전물을 훔쳤다는 것을 반강제로 자백 기자회견 모습

美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웜비어의 죽음에 대해 ‘웜비어 학생의 희생을 애도하며 북한체제의 잔혹함’을 강하게 비판했다. 렉스 틸러슨 美국무장관은 “웜비어의 부당한 감금과 관련해 반드시 북한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경고했다.

美로컬교회도 그와 그의 가족을 위해 기도로 함께했다. ‘Ascension and Holy Trinity Church’를 시무하는 에릭 밀러(Erick Miller) 목사는 “우리의 기도를 들으신 하나님께서 웜비어의 귀환으로 응답하신 것 같다”고 cincinnati.com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북한에 2년 이상 억류됐다 석방된 케네스 배(Kenneth Bae) 선교사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토 웜비어의 사망에 대해 비통한 심경을 감출길 없다며 깊은 애도의 뜻을 전했다.

배 선교사는 또 “북한에는 아직도 김동철, 토니 김, 김학송, 그리고 임현수 목사(캐나다 큰빛교회) 등이 억류돼 있는 것을 비롯해 2천 4백여 만명의 이름도 알 수 없는 수많은 북한주민들이 억압돼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고 전하면서 “우리는 미국 정부, 국제커뮤니티, 북한 지도층 등이 모든 사람들의 인권을 존중하고 생명을 가치있게 여겨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웜비어와 같이 무고한 사람들이 더 이상 국제 외교나 정치적인 협상의 도구로 사용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이들을 위해 함께 기도에 동참해 주기를 간곡히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케네스 배 선교사는 중국에서 북한 전문 여행사를 운영하던 중 지난 2012년 11월 3일 관광객 5명과 함경북도 나진을 통해 북한에 들어갔다가 체포돼, 2013년 4월 반공화국 적대범죄 행위로 15년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2년간 억류됐었다.

유엔 및 인권단체들도 웜비어 사망에 대해 북한이 명백히 밝혀야 한다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웜비어 사망에 대해 북한 당국이 분명하게 설명할 것을 촉구했다.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라이트와치는 성명서를 내고 북한 정권의 잔혹성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했다. 美워싱톤의 대북인권단체인 북한자유연합의 수전 숄티 대표도 웜비어 사망과 관련, 북한 당국이 모든 관련 자료를 즉각 공개해야 한다며 북한의 인권유린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한국 국정원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현재 북한에 억류중인 한인은 임현수 목사를 비롯해 1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인 6명, 그리고 한국계 외국인 4명 등이다. 그들은 간첩죄, 국가전복음모죄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 혹은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수감된 뒤 생사여부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들의 조속한 귀환을 위해 우리 모두 간절히 기도해야 할 것이다.  

웜비어의 마지막을 함께하는 동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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