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심 2 


모진 바람에 스러진 풀 모가지 주워 들어 
깊은 속살 안에 오래 품으시다 
당신 핏줄 끊어 생명 흘리심으로 
다시 푸르러 풀숲 한쪽 구석서 
이렇게 고개 들고 있음이여 

내 목숨 하나 이 너른 들에서 스러진들 
내 생명 하나 이 너른 들에서 스러진들 
누가 고운 눈물로 자기 볼을 적실 것인가 
누가 진한 눈물로 나의 무덤을 적실 것인가 

하오나, 내 곁에 계심이야 
흙 깊이 뻗은 잔뿌리 끝에서부터 
어렵사리 피우려는 꽃순 끄트머리까지 
흰 구름보다 부드러운 감싸안으심으로 
달무리보다도 안온하게 두르심으로 
내 곁에 계심이야

최충산 목사, 예장합동 개금교회를 은퇴하고 경남 고성에서 바이블학당을 운영하며 시인으로 작품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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