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심 5


움켜쥔 두손 무엇이 있었는지
먼 길 왔다고들 좋아하는 얼굴에
무엇이 새겨져 있었는지
다 알고 계십니다

열매 없는 무화과처럼
잎만 무성한 인생아
지나온 길이 사납다 하여
속살 깊이 진주 품은 것도 아닌 것이
고개 들어 부시는 바람이나 막아서는
앞뒤 좌우 헤아림 모르는 바위덩이

수없는 밤 헤일 수 없는 별들 떠도
가없는 하늘 해와 달 뜨고 져도
맑을 수 없는 이 마음 하나
밝을 수 없는 이 눈알 하나
다 보고 계십니다

여기서 쓰러져 흙이 될지라도
당신 사랑으로 빚은 눈동자로
당신이 엎고 가시는 나라 보고
당신 사랑으로 솟은 힘줄로
내 몫 십자가 메고 가게 하십시오

최충산 목사, 예장합동 개금교회를 은퇴하고 경남 고성에서 바이블학당을 운영하며 시인으로 작품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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