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총회 교회와사회위원회 성명 발표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합동) 이단대책위원회는 지난 6월15일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섬돌향린교회 임보라 목사에게 ‘이단사상 조사연구에 대한 자료요청의 건’이라는 공문을 발송하였다. 이에 대해서 임보라 목사가 소속된 교단(기장)의 교회와사회위원회 위원장 명의로 성명을 발표하였기에 이를 게재한다.<편집자 주> |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교회와사회위원회 위원장 김경호 |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교회와 사회위원회 성명 발표 1. 우리는 일련의 사태를 예의 주시해 왔다. 본 교단에 속해 있는 한 지체를 문제시하는 사태이기에 마땅히 본 교단의 입장이 일찍이 천명되었어야 할 사안이나, 그 사태가 공교회의 질서와 절차를 전혀 안중에 두지 않은 무도한 일이라 여겼기에 공식적 입장천명에 신중을 기해 왔다. 본 한국기독교장로회를 엄연한 공교회의 일원으로 여기고 있다면 그 소속교회 목회자를 문제시하는 사안은 먼저 본 교단에 정중히 문의했어야 했다. 우리는 인내심을 갖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그와 같은 절차를 기대하였으나, 여론몰이를 통한 ‘마녀사냥’ 방식의 퇴행적 사태만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더 이상 공교회의 질서를 지키는 최소한의 양식을 기대하며 기다릴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제는 그 사태로 인해 상처받고 있는 지체의 아픔을 돌보고 과연 무엇이 문제인지 헤아리는 일이 더 엄중하게 다가오는 상황이기에 우리의 입장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 2. 그러나 이제 엉뚱한 사태를 통하여 교회 안에서 성적 소수자에 대한 목회적 방침을 준비하는 일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었다. 그것은 산 너머 바깥 사회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우리의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 교단 안에 이에 대한 매우 다양한 의견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다양한 의견의 존재는 악덕이 아니라 미덕이다. 그 다양한 의견들을 서로 경청하는 가운데 타자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포용력이 더 깊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제 열린 마음으로 성적 소수자 문제에 대해 그 실상을 이해하고 교회가 목회적 차원에서 어떠한 태도를 취해야 할지 논의해야 한다. 3. 특정한 성적 지향의 정상성 여부에 관한 현대 의학적 판단은 그 어떤 형태이든 비정상으로 판단할 이유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지 수 십 년이 되었다. 세계보건기구는 특정한 성적 지향이 질병이 아니라고 보고 있으며, 유엔인권이사회는 성적 지향에 따른 차별은 부당하며 여러 형태의 성적 소수자의 인권이 존중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천명하고 있다. 우리가 성적 소수자의 문제에 접근할 때 이와 같은 의학적 결론과 보편적 인권의 기준은 중요한 참고사항이 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 안에서 이에 대한 성서의 가르침이 무엇인지 하는 문제는 매우 민감한 쟁점이 되고 있다. 이것은 물론 성적 소수자와 관련된 쟁점에 한정되지 않고 오늘의 윤리적 가치기준을 설정하는 데 성서적 근거를 모색하고자 할 때 항상 제기되는 쟁점이다. 우리 교단은 성서 문자주의의 포로가 된 교회로부터 벗어나 성서 말씀의 진정한 깊이에 도달하고자 하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그런 입장은 종종 다른 교회들로부터 오해를 받는 이유가 되기도 하였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건전한 시민사회로부터 교회에 대한 지지와 신뢰를 받는 이유가 되기도 하였다. 지금 직면한 성적 소수자의 문제에 접근할 때 우리는 오늘의 보편적 윤리 기준을 고려함은 물론 마땅히 성서의 대의를 따르고자 하는 진지한 노력을 동반하여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그 논의의 출발점에 있을 뿐이다. 우리가 서로 다른 입장들을 충분히 이해하고 어떤 합의된 결론에 이르게 될지 여부는 우리의 성실한 노력에 달려 있다. 4. 무엇보다도 다른 견해를 이단으로 정죄하는 폐습은 척결되어야 한다. 우리는 동성애 문제를 빌미로 차별과 혐오의 논리를 유포하고 급기야는 이단심판을 운위하는 최근 사태가 촛불혁명의 정신을 훼손하려는 모종의 정치적 배후와 의도를 갖고 있지 않은지 눈여겨보고 있다. 성적 소수자 문제가 교회 안에서 그렇게 다뤄져서는 안 된다. 차제에 그에 관한 다양한 견해를 경청하고 합의에 이르는 성숙한 한국교회가 되기를 강력히 희망한다. 2017년 8월 8일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교회와사회위원회 위원장 김경호 |
임보라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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