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일목사, 본헤럴드 편집국장, 한국산업심리건강센터 소장

“오직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니 이같은 것을 금지할 법이 없느니라”(갈라디아서 5:22,23)

아침에 출근해서 급한 일들을 처리하고 나거나 또는 점심식사를 하고 나면 동료들과 삼삼오오 차 한 잔이라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이럴 때는 대개 서로의 근황을 물어보고 관심사에 대해 얘기하기 마련이지만 자칫 회사나 상사의 험담을 하거나, 특정인에 대해서 전해들은 말들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바로 이때 화제의 주제가 어떤 내용인가에 따라 그 회사의 조직문화가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관리부 김 이사 말야, 요즘 소문이 안 좋다더라...”

“요즘 정치판 돌아가는 꼴을 보면 말야....헬조선이 따로 없더라”

“연예인 ○○○가 성추문에 휩싸이고 있다는 뉴스 봤어?”

누군가가 이런 화제를 하나 꺼내면 각자 한 마디씩 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그 분위기에 휩쓸리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정치나 종교를 화제로 삼는 경우에는 문제가 더 커진다. 자칫 특정 사안에 대한 의견이 다를 경우 상대방이 비록 상사라 할지라도 자신과 견해가 다른 사람에 대해서 유쾌한 감정을 갖기란 쉽지 않다. 그리고 그것이 그 자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업무나 조직 분위기로 연결되면 서로를 질시하게 되거나 마음에 벽을 쌓으므로써 분위기를 흐리게 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직장도 사람들이 모여서 일하는 곳인 만큼 세상이야기가 화자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그런 얘기는 회사 밖이나 개별적으로 얼마든지 할 수가 있다. 1분 1초의 시간을 아껴가면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직업전선에서 불필요한 대화는 시간 낭비요 자신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이다.

이는 글로벌 기업이나 초일류기업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광경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불필요한 대화를 삼가는 것은 직업인으로서 지켜야 할 책무이자, 바람직한 기업문화형성을 위한 기본적인 자세라고 할 수 있다. 더군다나 예수를 믿는 직업인이 세속적인 흥미에 빠져 시간을 낭비한다면 그것은 곧 예수님을 욕보이는 것이나 다름없다.

“아니, 저 사람 교회 다니는 것 맞아? 예수 믿는 사람이 어떻게 저럴 수 있지?”

이런 소리를 듣게 된다면 아예 처음부터 교회를 다닌 다거나 예수님을 믿는 사람이라고 하지 않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그것이 진실로 예수님과 예수님을 믿는 성도들을 도와주는 것이다. 일반 사람들은 대개 자기와 상관이 없는 사람일지라도 예수님을 믿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성도에게는 자신들과 다른 어떤 엄격한 도덕률을 요구하는 경향이 많다. 그리고 그 도덕적 기준의 잣대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기만 하면 성도 전체를 매도하는 경향이 많다.

“요새는 교회 다니는 사람들이 더 한다니까!”

이런 상황을 주위에서 목격하더라도 슬퍼할 일은 아니다. 우선 나만이라도 잘 하면 되는 것이다. 내가 잘 하고 우리 가족이 잘하고 내가 다니는 교회의 신자들이 잘하면 되는 것이다. 그 사람을 탓할 필요도 없고 비난할 필요도 없으며 기죽을 필요도 없다. 그냥 우리는 예수형 인간으로 살면 된다. 말없이...십자가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양처럼...묵묵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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