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심 9


어디서 무얼 하고 왔느냐 묻지 않으시고
무릎에 앉히고 찬 볼 비벼 주심이라
가없는 하늘같이 넓은 가슴이라
따로 눈물 뿌릴 구석 찾지 못합니다

진흙 묻은 검정 고무신 깨끗이 닦아
댓돌에 올려놓고 잘 다녀오너라
스치는 바람이라도 피하여 가고
섣불리 풋정 흘려 고생 말라고
아침마다 당부하던 어머님처럼

돌아오는 길 어두울까 보아
늦도록 불 밝혀 놓으시고
아들 몸통 감쌀 저고리 동정 달며
밤새 기다리던 어머님처럼

어디서 무얼 하고 왔느냐 묻지 않으시고
무릎에 앉히고 찬 볼 비벼 주심이라
곤한 몸 감싸는 하늘같이 넓은 가슴이라
어디 따로 굵은 눈물 뿌릴 구석 찾지 못합니다

최충산 목사, 예장합동 개금교회를 은퇴하고 경남 고성에서 바이블학당을 운영하며 시인으로 작품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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