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일목사, 본헤럴드 편집국장, 한국산업심리건강센터 소장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러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마태복음 11:29)

뭔가 한 가지에 깊이 빠져서 좌우 분간을 못하는 사람을 ‘꼴통’이라고 한다. 이 꼴통이란 ‘골통’의 된소리로서 머리를 뜻하는 속어인데 이 말이 대표적으로 사용된 예가 보혁 갈등과 맞물려 나온 ‘보수꼴통’,‘수구꼴통’일 것이다. 즉, 보수꼴통과 수구꼴통이라는 말은 ‘보수’와 ‘수구’의 이데올로기에 깊이 빠져 그것 외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도 생각하지도 않는다는 말이다.

사실 이런 맹목적인 사상이나 신념은 누구나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오로지 검은 것이 아니면 흰 것이라는 흑백논리와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내 생각과 의견은 무조건 옳고 그러한 나를 반대하는 사람은 무조건 틀린 것이라는 잣대를 가지고 모든 것을 판단하는 사람들은 그것이 옳고 그름을 떠나서 자기 자신 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인간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 믿는 자들 가운데 혹시 ‘예수꼴통’은 없을까? 하나님과 예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은 무조건 죄인이고 사탄의 자식이며, 오직 믿는 자만이 선하고 구원을 받는다는 이런 생각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사람들 말이다. 이런 사람들은 어떻게 보면 열성성도처럼 보이도 한다. 그러나 이들과 함께 사회생활을 하는 입장에서는 곤란한 일이 많다. 믿는 사람과 불신자가 함께 섞여 살고 있는 이 세상에서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는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은 걸맞지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예수님이 이런 사람들을 보신다면 어떻게 말씀하실까? ‘그래, 너 참 잘한다.’라고 하실까? 아니면 ‘너는 왜 나를 욕되게 하느냐? 내가 너희들에게 그렇게 하라고 가르쳤더냐?’고 하실까?

진정으로 예수님을 욕되게 하는 사람들은 믿음이 깊지 못한 사람들보다도 너무 믿음이 깊어서 외곬으로만 가는 바로 이런 예수꼴통들일 것이다. 모두가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우리 사회에서 만나는 이런 예수꼴통들은 매우 완악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서 참 아쉽고 속상하다. 자기주장만 하고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의견을 받아들여주지 않고 또 들어갈 틈도 없다.

더 나아가 마음속으로는 불신자들을 경멸하고 냉소하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직장생활도 그다지 매끄럽지가 않다. 한 예로 기업체 교육을 다니다 보면 이런 예수꼴통들을 쉽게 만나게 된다. 그들은 대번에 외모에서 표시가 나는데, 얼굴부터가 어둡고 찡그리고 있는 경우가 많다. 태도는 항상 냉소적이며 세상을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바라본다. 말투 역시 날카롭고 비판적인 경우가 많으며 누구에게나 마음을 쉽게 오픈하지 않고 폐쇄적이라는 점에서 그렇지 않은 사람과 쉽게 구별이 된다.

따라서 이런 예수꼴통의 기질을 가진 사람은 직장에서도 성공하기 힘들다. 항상 부정적인 사고방식이 몸에 배어져 모든 것에 시시비비를 잘 따지기 때문에 동료들과 인화가 잘 안되고 심한 경우는 왕따를 당하기도 한다. 세상을 살면서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나 예수에 대한 신앙이 깊다는 것은 얼마나 좋은 일인가! 예수님도 진정으로 바라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지나친 예수꼴통은 곤란하다. 그냥 예수님을 닮은 평범한 예수형 인간, 가정과 사회에서 누구에게나 존경받고 신뢰받는 밝은 얼굴의 성도, ‘가장 작은 자에게 한 그것이 바로 하나님에게 한 것’이라는 말씀을 기억하고 스스로 작은 사람이 되어 평범하게 살아가는 바로 그런 사람이 되기를 기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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