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비평(영: Biblical criticism, 독: Bibelkritik)’의 고장 독일. 18세기 철학의 나라 독일에서 신학자들은 철학을 따라 신학을 전개했다. 성경비평은 너무나 다양해서 방법의 종류를 다 열거하는 것도 어렵다. 자료비평, 본문비평, 문학비평, 전승사비평, 양식비평, 편집비평, 역사비평, 사회학적 비평, 서사비평 등이 있다.

한국 교회는 1934년 감리교와 장로교 학자들이 함께 <아빙돈 단권 주석>으로 성경비평학에 근거한 주석을 번역했지만, 장로교는 총회에서 거부했고(1935년 24회 총회) 감리교는 유지했다. 당시 집필위원으로 참여했던 장로교 목사는 송창근, 채필근, 한경직, 김재준, 김관식, 조희염 등이다(변종길, “日강점기 발간된 '아빙돈 단권성경주석'...한국교회 큰 파장”, <기독일보> 2014.11.25.).

그런데 아빙돈 단권 주석에 참여했던 목사들이 있는 기장과 예장 통합 측은 성경비평학에 호의적이고, 아빙돈 단권 주석에 반대했던 박형룡 박사의 영향 아래에 있는 예장 합동, 고신, 합신 등은 성경비평학에 호의적이지 않다. 최근에 합동(총신대학교) 성경신학 교수들은 성경비평에 호의적인 것으로 보인다. 성경비평학을 사용하지 않고서는 주경신학자들이 신학을 하지 못할 정도인가 보다. 그것은 성경비평학의 고장에서 학문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성경비평학을 적극적으로 거부하는 연구 기관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사역하는 송 다니엘 목사를 만나 이야기를 했다. 송 목사는 게르하르트 마이어(G. Maier, 1937- )의 <성경해석학>을 번역해서 2014년에 영음사에서 출판했다. 마이어 박사는 성경비평학의 고장 독일에서 성경비평학을 거부하는 방법의 성경해석학 체계를 구축했다. 그리고 4 복음서를 주석했다. 마이어는 성경비평의 근원을 계몽철학에 영향을 받은 신학자들이 하는 것인데, 계시 수준을 결정하는 주체를 인간에게 둔 것이라 비판했다.

송 목사는 독일에 선교하러 갔다가 독일 사람이 아닌 한국 사람이 복음을 체계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하고, 성경비평학을 거부하는 독일 교회를 공부하면서 한인 교회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그 신학과 믿음의 모습을 한국 교회에 소개하며 한국 교회에 하나의 긍정적인 방향성을 제안하려고 한다. 그래서 독일에서 <Edition C 주석> 시리즈를 <마이어 주석> 시리즈로 한국 교회에 소개하려고 한다. 가장 먼저 <마태복음 주석>을 진리의깃발사에서 출판했다.

송 목사는 수 년 동안 프랑크푸르트 한인교회에서 <마태복음 주석>으로 주일설교를 진행했다. 바른 복음이기 때문에 바른 복음을 전했고, 교회에서 떠난 이와 들어온 이가 있었다고 한다. <성경해석학>의 방법으로 <마태복음 주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독일의 성경비평학과 영미의 성경비평학이 같지는 않다. 그러나 그 차이점에 대해서 주경신학자들이 명쾌하게 밝혀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독일에서 생활하면서 독일국가교회(Landeskirche) 내부에 있는 성경비평 일색의 풍토에서 건재하며 국가교회 신도들을 인도하고 있다고 한다. 성경비평이란 성경에 기록한 대로 믿지 않으면서 성경본문에 참의미를 탐구한다는 것이다. 마이어는 예수님이 세례를 받았다는 것을 사실로 제시하는 것을 제시한다. 비평학에서 그 사실을 부인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문장은 장황하게 늘어놓지만 ‘사실 하나’를 명료하게 말하지 못하는 주경신학자들. 그런데 독일 국가교회 내부에서 성경비평을 명료하게 거부하며 성경을 탐구하는 학자가 있다는 것은 마치 기독교 박해지에서 순교를 각오하며 복음을 전하는 심장과 비슷함을 느꼈다.

송 목사는 계몽철학의 영향 아래에 있는 기독교는 기독교가 아니라고 했다. 마치 메이천이 기독교와 자유주의를 구분하는 것과 같다.

송다니엘 목사가 한국교회에 소개한 에타 린네만(Eta Linnemann, 1926-2009)의 <성경비평학은 과학인가 의견인가>, <성경비평학은 과학인가 조작인가>  매우 충격적이다.(부흥과개혁사, 2010) 린네만은 불트만의 지도로 “Gleichnisse Jesu. Einführung und Auslegung”를 써서, 숨바쿰라우데(summa cum laude, 최우등상)로 1961년에 박사학위를 받은 여성 학자이다. 린네만은 51세에 회심한 뒤 인도네시아로 선교 사역을 했다. 그리고 두 권의 책으로 자기 이전 모든 작품을 정죄했다. 린네만은 마가복음 우선설을 거부하고, 공관복음의 원자료설을 거부하고 독립성을 주장한다.

송 목사는 독일교회의 엄격한 성경해석과 그리스도인의 생활에 대해서 말했다. 성경 가르침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삶과 일치시키는 것이 일상화된 풍토에 대해서 전했다. 그리고 성경의 가르침과 생활을 완전하게 일치시키려고 성경을 읽고 생활을 하는 모습을 말했다. 소금과 빛된 삶 그리고 천국과 지옥을 믿는 그리스도인이 독일 사회에서도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고 했다. 그것은 믿지 않는 자는 지옥 간다는 암시가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성경대로 신학을 하면 부정할 수 없는 진리이다.

계몽 철학에 무너진 독일 교회, 실용주의에 빠져 있는 미국 교회, 그 계몽철학의 신학과 실용주의 이해가 한국 교회에 범람하다. 송 다니엘 목사는 한국 교회가 나갈 길을 좋은 학문성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필자는 한국 교회에 ‘성공사례’가 아닌 ‘명료한 복음 이해’를 제시할 것을 촉구한다. 그리고 그 복음을 전할 것을 주장했다. 신학계가 먼저 순수 학문의 장을 열고 한국 사회를 주도하길 기대한다. 한국 교회가 선교사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복음을 전할 선교사를 보낼 것을 기대한다.

한 국가를 이해하는 것은 매우 유익한 자산이다. 송 다니엘이라는 유력한 연구자를 통해서 독일 교회와 독일을 이해할 수 있다. 송 목사는 한국 교회에 비평학을 거부하는 독일 교회 신학 자산을 소개하기를 소망한다. 한국 교회에 복된 자산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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