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타워

 

                 김종욱

 

남산타워에는

저녁마다 달이 걸린다

 

지구로 내려오지 못한 달에서는

오르골 상자가 돌아간다

 

저 달에는 온갖 식물들이

노래 부르며 열매 맺겠지

 

저 달은

주사기의 바늘 끝 같은

남산타워의 꼭대기에

가슴이 찔린다

 

자르지 못한 검은 머리카락은 눈앞을 가리고

나는 짐승처럼 울부짖는다

왜 죽을 수도 없게 내게 백신을 놓았어

홀로 살아남는 고독은

오르골 상자의 노랫소리로도

치유가 되지 않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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