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록 볼리비아 선교사가 보내오는 편지

원종록 선교사는 2016년부터 볼리비아 산타크루즈에서 어린이를 섬기는 선교사역을 하고 있다(Bolivia Montero 소재, 약 150명 출석). 미주장로교 신학대학교를 마치고 해외한인장로회총회(통합) 서중노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주요 저서로는 『하늘에서 온 남자』(2014), 『힐링 소마』(2015) 등이 있다. <미국지사장 김수경 목사>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가을에 한번쯤 생각나는 서정주 시인의 시이다. 찡그리던 활짝 웃던 그 모습을 나는 거울에 비쳐야만 볼수 있으나 상대는 늘상 보고 있다.

교회 예배 영상을 편집하며 나의 모습을 보았다. 정말 낫설었다. 머리는 탈색되고 얼굴엔 주름이 생겼고 표정은 화가난 무서운 모습이어 깜짝 놀랐다. 아니 저모습이 나란 말인가? 차마 보기가 민망했다.

평생을 지켜온 습관은 완벽하게 준비하고 진행이 착착 되어야 만족하는데 Patuju 교회의 주일 예배는 나를 연단시키는 시간이다. 새벽 6시부터 성전을 활짝열고 찬양을 크게 틀고 청소를 마치면 눈물을 뿌리며 기도를 한다. 그러나 시작 시간이 되어도 성도는 졸무라기 10여명이고 선생님도 늦기 예사이고 vip(엄마)들은 30분은 족히 자나야 어슬렁 들어 온다. 물론 예배에 참여하는 것도 기적이다. 그러나 목사의 마음은 이미 새까맣게 타 그으름이 가득해진 뒤이다. 그런 마음을 다윗은 "주께서 내 영혼을 사망에서 내 눈을 눈물에서 내 발을 넘어짐에서 건지셨나이다 (116:8)" 고백하고 있다.

그래서 어젠 거울을 보며 다양한 포즈를 취해 보았다. 내 간판인 얼굴을 어떻게 그리고 관리 할 것인가?

첫째 표정을 관리 하자.
성도가 많던 적던 예배가 잘 되던 못되던 최선은 다하되 결과를 놓고 자책하거나 남을 탓하거나 원망하지 말고 주님께 맡기면 된다. 다만 믿는자의 자세는 "모든 사람을 대하든지 항상 선을 좇으라. 항상 기뻐하라 (살전5:16)" 를 마음 판에 새기고 얼굴을 밝게 하면 된다.

둘째 웃자. 그리고 연습하자.
사진을 찍기 위해 취한 포즈는 멋있고 잘 나와 있음을 보았다. 그렇다. 그 모습은 사진을 찍기전에 다듬은 표정이다. 그렇다면 일상사에서도 사진을 찍기 전처럼 관리하려 노력하면 된다. 내 무표정하고 화난 얼굴 때문에 만나는 상대가 기분을 상하게 할 수는 없다. "기뻐하고 즐거워하라 하늘에서 너희의 상이 큼이라 (마5:12)" 주님께서도 기뻐하는 자를 좋아 하신다고 성경에 적고 있다. 오늘부터 웃고 기뻐하는 연습을 하자.

셋째 표정을 바꾸면서 마음도 바꾸자.
선교지에서 지난 시간을 회고해 보면 마치 100m 선수가 뛰고나서 스톱워치를 보며 시간을 재는 것과 같았다. 기록이 좋으면 좋아했고 나쁘면 시무룩해 했다. 얼굴이 굳는 것이 마음에 평강이 없고 빨리 복음을 전해야지 하는 초조감 때문이었다. 그래서 웃기 전에 마음부터 다스리는 연습이 필요하다. 마음이 진정 기쁘지 않은데 얼굴에 웃음을 피우면 그건 가식이다. 거짓 웃음은 결코 아름답지 못하다.

오늘 모두가 거울을 보며 자신을 찬찬히 바라보며 위로하고 격려하자. 설령 아름답지 못해도 그건 내 얼굴이다. 오늘 내 얼굴에 기쁨의 화초를 그려넣자. 샬롬!

원종록 선교사를 후원하기 위해서는 이메일 cholo69820@hanmail.net 또는 원수미(미국 949-529-6116)으로 문의하면 됩니다'

 

저작권자 © 본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