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4

 

늘 수줍어요
얼굴이 제 가슴이기에
속이 이렇게 생겼다는 걸
바람에 들켰어요
햇빛이 보채기에
결국 속내를 열었어요

활짝 열기 전
언제나 망설이는 건
다른 무엇으로 피는 것보다
하늘 향해 제 가슴 열어
낮에는 한껏 노래하고
밤에는 앞산 얘기 듣고
새벽엔 맑은 이슬 얹고
향기 품고 앉아 있는 게
이렇게 피어 있을게요
다른 데 가기보다
내 자리서 수줍게
가슴 속살 살짝 이렇게
보여 주는 거예요

 

최충산 목사, 예장합동 개금교회를 은퇴하고 경남 고성에서 바이블학당을 운영하며 시인으로 작품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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