늗대와 이리와 삯꾼의 만남

덕정감리교회 담임목사 · 2014년 6월 1일~현재 · 경기도 양주

늘 싸움만 하는 교회가 있었다.
교인들이 싸우다가 나가기도 하고,
교인들끼리 싸우다가 성이 차지 않으면
합세해서 목사를 공격하여 쫓아내기도 했다.
목사를 쫓아낼 때를 제외하고는 하나가 된 적이 없고 ...
늘 니 편 내 편을 편가름을 했다.
이 교회의 명성은 다른 교회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로부터도 싸움 잘하는 교회로 명성이 자자했다.
이 교회에는 늑대 같은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겉은 멀쩡한데, 서로 노려보고 수군 수군대고 비방하고 헐뜯고 뒷담이 무성하고 수틀리면 욕하고 맘에 안들면 개무시하는 등
온갖 늑대의 행동 양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행여 새로운 교인이라도 등록하면 서로 내 편을 만들기에
혈안이 되어 간이라도 빼줄 듯 회유하지만
일단 자기 편이 되면 전사로 키우든지
자기 편이 안되면 의도적으로 왕따 시켜 밀어냈다.

그런데 이 교회에 새로운 목사님이 부임하였다.
동네 사람들은 이번에 새로 온 목사님은 얼마나 오래 있을까?
내기를 할 정도였다.
그런데, 마을 사람들이 아무리 기다려도
새 목사님에 대해서 아무런 이야기가 없었다.
이 때 쯤이면 '내 보내자, 못 내보낸다.' 옥신각신해야 정상인데
아무 소식이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궁금을 참지 못한 교회 앞 슈퍼 주인이
넌지시 교회에 다니는 사람에게 물어보았다.
"요즘 교회가 조용하네요?"
교인이 웃으며 대답했다.
"잘 만나서 그래요."
수퍼 주인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되물었다.
"뭣이 잘 만났다는 거요?"
교인의 얼굴이 더 밝아지면서 사연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새로 오신 목사님과 우리들이 잘 만났거든요?"
교인이 들려주는 새로 오신 목사님의 첫 번째 설교는
정말 기가 막힌 내용이었다.

제목은 '잘 만났습니다.'이었는데,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았다.
"제가 이 자리에서 둘러보니 양들은 보이지 않고
늑대와 이리들만 보입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요즘 교회 안에 양이 어디 있습니까?
늑대들과 이리떼에게 다 잡아 먹혀서 하나도 없답니다.
그리고 사실을 말씀드리면,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도 알고보면 선한 목자가 아니라 삯군입니다.
교회 안에 양을 보기 어렵듯
요즘 교회에 선한 목자가 어디 있습니까?
이렇게 삯꾼과 늑대들이 만났으니 얼마나 잘 만난 것입니까?
저는 이제부터 이곳에서 목회하는 동안
여러분의 태도가 맘에 들지 않으면
'늑대니까 저렇게 하지, 늑대치고는 그런대로 괜찮다.'고
생각하렵니다.
여러분들도 제가 하는 행동이 맘에 안 들면
'삯군이니까 저렇지.'라고 생각하시고
참아 주십시오.
그리고 괜찮게 하거든
'삯군치고는 잘하네.'라고 생각하십시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참 잘 만났습니다."

그런데 그설교를 들은 후에 교인들 바뀌기 시작했다고 한다.
교인들 속에 목사에 대한 불만이 나오면 한 사람이
'삯군이 그 정도면 됐지.'라고 말했고
교인들 간에서도 서로 맘에 안 들어하면
'늑대가 이 정도면 괜찮지'
'이리가 그 정도면 괜찮지'라고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결국 얼마 후 이 교회에는 다툼이 사라졌다.

몇 년 후, 교회 안에 늑대들이 사라지고
착한 양들로 가득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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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 교회는 어떻습니까?
선한 목자와 착한 양들이 가득하겠지요?
그럼 이 이야기는 유모어로 여기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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