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성구 47편 1절

원종록 선교사는 2016년부터 볼리비아 산타크루즈에서 어린이를 섬기는 선교사역을 하고 있다(Bolivia Montero 소재, 약 150명 출석). 미주장로교 신학대학교를 마치고 해외한인장로회총회(통합) 서중노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주요 저서로는 『하늘에서 온 남자』(2014), 『힐링 소마』(2015) 등이 있다. -미국지사장 김수경 목사-

지난 주일에는 현지 목사(Adam)를 초청하여 말씀을 들었다. 그 목사님과 트럭을 함께 타고 오지 전도를 다녔는데  Patuju 를 맡고는 가지 못했다. Torno 라는 작은 도시에 사는 그는 막 교회를 개척한 상태였다. 작년 12월 우리팀이 방문했을 때 교회는 지붕만 간신히 세우고 예배를 보았는데 얼마전 3주년을 맞이하여 방문해 함께 예배를 드리며 살갑게 정을 나누었다.

그 주일은 유독 모래바람이 많이 불었다. 예배를 마치고 Torno를 어떻게 갈까 차편을 고민하고 있는데, 난데없이 2시간 거리에 사는 J선교사님 부부가 Patuju 교회로 오셨다. J목사님 변 '예배를 마치고 났는데 바람이 너무 불어 차도 없이 먼길을 와야하는 원목사가 걱정이 되어 방문했다’는 말씀을 듣고 눈시울이 뜨거워 졌다. 그런 감동을 시편에서 "너희 만민들아 손바닥을 치고 즐거운 소리로 하나님께 외칠지어다 (47:1)" 고 노래하고 있다.

우리는 예수를 닮고자 하지만, 마음만 앞서지 행동으로 옮기기는 쉽지가 않다. 어떻게 하면 예수의 향기를 품을수 있을까?

첫째 나누는 삶을 사는 것이다.

그날 J 선교사님 차를 탔기에 몹시 부는 바람을 뚫고 Torno교회로 편안하게 갈 수 있었다. 교회를 가 보니 벽돌로 벽을 세우고  창문도 못 단 어설픈 모양을 본 J목사님이 창문을 해 주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어제 주일 예배를 마치고 Adam 목사의 직장인 낡은 택시에 8명이 꾸겨 타고 2시간을 달려 J목사님 교회로 갔다. 몸은 이미 파김치가 되어 쉬고 싶었다. 그런데 J목사님 부부는 점심을  준비해 놓고 기다리고 계셨다. 융숭한 대접과 함께 Adam목사 교회 공사에 보태라고 두둑한 헌금을 주셨다. 그분도 교회를 짓고 있어 넉넉한 형편도 아닌데 '나누면 또 주님이 채워 주십니다' 며 호탕하게 웃는 모습이 예수를 닮아 보였다.

둘째 먼저 상대를 배려하는 것이다.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서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라  (마25:40)"
흙먼지가 몹시 부는 것을 보고 차량 없이 걸어서 전도를 다니는 선교사가 마음에 걸려 찾아온 그 마음이 바로 예수님의 긍휼함의 본보기이다. 피곤이 한계에 왔는데, 저녁 먹고 가라고 붙잡아 숙소로 갔다. 사모님의 정성을 먹고 또 고파했던 한글 찬양을 실컷 부르고 나니 원기가 회복되어 오랫만에 주님의 포근한 품에 안긴 느낌이었다. 동역 목사를 세심하게 챙기고 배려하는 부부의 애정이 향기가 되어 행복한 주일 밤을 만들어 주었다.

셋째 받기 전에 내가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이다.

강도 만난 자의 이웃이 누구냐는 질문에 "자비를 베푼 자니이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라 (눅10:37)"

우리는 무엇을 주기 전에 '저사람은 나에게 무엇을 주었지?' 따져 본다. 그러나 J선교사님 부부는 마음이 가는대로 퍼주고 베풀면서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집엔 값 나가는 물건 하나 없어도 가장 부자이다. 언젠가 그에게서 받은 손길이 은혜를 되돌릴 것이기 때문이다.

예수의 향기는 고급 향수를 뿌린다고 나지 않는다. 방향제로 포장해도 흉내 낼 수 없다. 성령에 온전하게 붙잡힌 자만이 품어 낼 수 있다. 향기도 연습하고 노력하면 가능하다.

소명을 받고 제3의 나라 오지에 와 있는 것은 섬기고 베풀러 온것이지, 받고 움켜 쥐려 온 것이 아니다. 그런데 큰 부를 이룬 일부의 선교사는 튀어 나온 배를 자랑하기에 바빠 이미 예수님과 작별 한 지 오래다.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하느니라 (마6:24)"

나단이 다윗을 책망한 것처럼 있는 자가 베푸는데 더 인색하다. 예수를 분실하고 돈맛을 알았으니 그들의 배는 부를지언정 영혼은 무척 불쌍하다.

코를 '킁킁'하며 자신의 냄새를 맡아 보자. '악취가 나는지, 아니면 예수의 향기가 나는지'. 예수를 닮기 애쓰는 날이기를...

※ 원종록 선교사를 후원하기 위해서는 이메일 cholo69820@hanmail.net 또는 원수미(미국 949-529-6116)으로 문의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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