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배 교수의 구약이야기(53) - 예언자의 세계 (8)

박신배 교수 / 연세대 구약학 박사 현 그리스도대 구약교수 창조문학 편집위원 한국 평화학회 부회장 한국 구약학회 부회장 KC대 전 총장

“내가 또 주의 목소리를 들은즉 이르시되 내가 누구를 보내며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갈꼬 그 때에 내가 가로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를 보내소서”(사6:8)

이사야가 예언을 시작하던 시대는 주전 8세기 중반으로써 미가 예언자와 함께 남 유다에서 예언을 한다. 시로­에브라임 전쟁(주전733년) 때 북 이스라엘 왕과 시리아 다메섹 왕이 연합으로 유다의 아하스 왕에게 압력을 가해서 반 앗시리아 동맹에 참여하기를 촉구하였다. 그 때 이사야 예언자가 있었다. 후에 이사야는 앗시리아 산헤립 왕이 주전 701년 침입해서 예루살렘을 포위할 때도 있었다.

그가 예언자로 소명을 받은 때는 웃시야 왕이 죽는 해이었다(사6:1). 이사야 예언자는 역사의 격변기에 생존하며 북이스라엘의 멸망을 지켜보며 남 유다가 멸망할 때까지 활동한다. 그 후에 바벨론 포로로 붙잡혀 가는 시기, 그리고 다시 돌아와 성전을 재건하는 시대까지 제2, 3이사야가 활동하던 예언 시대와 예언 메시지를 보여준다. 소위 이사야 예언자 서클(예언자 3대)을 형성하게 된다. 역사적 이사야의 시대를 거쳐 이사야 제자들과 학파들이 이사야서를 형성하게 된다. 그래서 제1 이사야(사1-39장), 제2 이사야 (사40-55장), 제3이사야(56-66장)라고 알려지게 된다.

이사야 예언자는 예루살렘의 종교적 전통에 깊이 뿌리를 가지고 성전의 인상 깊은 비전을 보게 된다. 이사야서 6장은 그가 소명 받게 되는 장면을 보여준다.

예루살렘 성전 안 지성소의 배경에서 하나님이 성전에서 보좌에 앉아 계시며 옷자락이 성전에 가득한 모습을 본다. 하나님의 보좌 주위에 둘러선 천상의 존재(스랍들)들이 보인다. 거기서 그들이 찬양하는 소리를 듣는다. “거룩하다 거룩하다 거룩하다 만군의 여호와여 그 영광이 온 땅에 충만하도다”(사6:3). 이사야는 주의 목소리를 듣고 자신이 예언자로 가겠다고 자원한다. “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를 보내소서.” 이사야 예언 활동의 전체는 이 사명의식에서 나온다. 이사야 예언자는 궁전 예언자로서 왕의 정치에 가담하여 조언자와 상담자(counselor)로서 역할을 한다.

예루살렘은 이사야 예언자의 주요 주제 중 하나였다. 역사적 상황이 매우 긴급하여 수도에 적군이 다가와서 포위하여 위협에 빠질 때 이사야 예언자는 아하스 왕에게 가서 주님께 나가서 잠잠히 그를 신뢰하라고 한다. 하나님이 예루살렘을 위하여 도우실 것이라고 한다. “만일 너희가 믿지 아니하면 정녕히 굳게 서지 못하리라 하셨다 할찌니라”(사7:9). 이사야는 모세 시대부터 애굽의 속박에서 구원하시고 사사시대에도 구하시며 예루살렘, 시온이 오랫동안 하나님의 특별한 보호하심 속에 있었던 것을 확신하며 왕에게 예루살렘이 생존하였던 것을 근본적으로 기억하라고 한다. 한편 애굽 동맹을 의지하게 되면 앗시리아 침공을 받게 되어 멸망하게 될 것을 예언한다(사7. 17-25).

예언자와 왕 사이에 갈등이 존재한다. 예언자는 고대 전통에 서서 이스라엘의 자유와 해방의 전통을 주장하고, 왕은 정치적으로 나라의 존립을 위해 생존의 방법을 추구한다. 그래서 둘은 서로 대립된 입장을 취하게 된다. 사무엘과 사울이 그런 대립을 잘 보여준다.

이사야 예언자는 계속해서 반복하여 여러 세대와 세기를 통해서 이스라엘 신앙과 사상의 근본으로 돌아가라고 촉구한다. 또한 이사야 예언자는 사회 정의에 대하여 요구한다. 이전에 엘리야 예언자가 아합 왕에게 포도원 땅 강탈한 것을 고발한 것처럼 땅의 분배와 공정한 소유를 강조한다. “가옥에 가옥을 연하며 전토에 전토를 더하여 빈틈이 없도록 하고 이 땅 가운데서 홀로 거하려 하는 그들은 화 있을찐저”(사5:8).

예루살렘이 무법한 상태가 되고 불신실한 매춘부와 같은 도시가 되고 법이 가치가 없게 되었다. 이스라엘 나라나 이방 나라 역사에도 하나님의 심판이 도래함을 보인다. “너희에게 벌하는 날에 와 멀리서 오는 환난 때에 너희가 어떻게 하려느냐 누구에게 도망하여 도움을 구하겠으며 너희 영화를 어느 곳에 두려느냐”(사10:3). 하나님의 심판이 곧 임박하였음을 보인다.

“남은 자” 사상이 미래 나라의 근본이 될 것이고 예루살렘이 다시 율법의 도시가 되고 이전처럼 정의의 심판이 있을 것이다. 현재에 다스리는 왕과는 대조적으로 앞으로 다스릴 왕은 하나님의 마음을 좇아 법과 정의를 실현시킬 왕이 될 것이다(사10:19-23). 남은 자가 여러 세기를 걸쳐 희망과 기대가 되었고 또 계속적으로 새로운 힘으로 지지받고 있다. 심지어 오늘날도 여러 방식으로 일하고 있다. 이사야 예언의 상상력 있는 통찰력은 메시아사상으로 이어져서 구세주 예수의 실존을 예언하고 있다.

“그러므로 주께서 친히 징조로 너희에게 주실 것이라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사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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