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9

                                 최충산

 

죽고 사는 일
무섭지 않아요
꽃씨로 남아
볼펜으로 찍은 점처럼
작은 몸으로 묻히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님을
속에 큰 하늘이 들어와 계시기에

앞산 너머까지 가지 않는 이유
먼 들까지 가지 않는 이유
거기에는 거기의 꽃이 있을 일이니

제 몸에 다리 없는 이유 알기에
하늘 바람에 제 씨알 맡기고
한껏 크게 웃고 있어요
여기서 당신을 품고 있어요
여기서 세상을 보고 있어요

최충산 목사, 예장합동 개금교회를 은퇴하고 경남 고성에서 바이블학당을 운영하며 시인으로 작품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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