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ㆍ전도사 수시모집"이란 광고판은 뉴스가 안되는가?

최근 조계종 교육원 홈페이지에 팝업창으로 내건 "출가자 모집 광고"가 경향신문(12월11일 인터넷판)에 보도되었다.

“자네, 출가 해볼텐가?”···SNS 뒤흔든 사상 첫 조계종 광고, 속사정은?

교육원에 문의해보니 특별하게 일반매체에 광고를 한것도 아니고, 승려교육을 총괄하는 조계종교육원 홈페이지에 출가자 모집공고를 팝업창으로 공지했을 뿐이라고 한다. 그래서 언론사가 뉴스로 만들면서 디자인한 포스터가 스님을 모집하는 광고로 SNS에 돌아다니고 있다. 물론 출가를 장려하는 동영상을 공모해서 수상작을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것을 보면 조계종교육원이 나름 출가자 증대를 위해 무척 노력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승려모집 공고에 보면 출가자의 연령을 50세까지로 한정하되, 13세부터 출가가 가능하다. 금년도에 한국 기독교의 대표적인 교단인 예장합동이 지난 9월 총회에서 목사안수 연령을 29세로 낮추었다. 그리고 목사의 정년이 70세인데, 75세로 연장하거나 아예 폐지하려다가 실패했다.   

문제는 조계종이 출가자 모집을 공고한 것이 조계종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현재 조계종의 승려수는 1만3천여 명이고, 이 가운데 60세 이상이 4천여 명 정도 된다고 한다. 승려들이 노령화되고 출가자가 줄어드는 것은 사회의 전반적인 흐름이다. 그렇다고 절을 맡아서 살림할 주지가 부족한 것도 아니고, 아직도 절이 없어서 여기저기 선방을 떠도는 승려들이 얼마나 많은가?

물론 조계종이 이런 모집광고라도 자체 홈페이지에 공지한 것도 예사로운 것은 아니다. 지난해부터 다양한 홍보활동을 통해 출가를 독려했으나 효과가 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게 홍보한다고 될 일인가? 마침 조계종교육원장을 해인사 주지를 역임한 현응 스님이 맡고 있다. 벌써 원로반열에 오른 스님이지만 조계종 안에서 과거 범종단개혁추진위원회의 핵심멤버이자 아이디어맨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이 출가자 모집 포스터를 기독교 목사들이 더 관심을 두고 공유하고 있다. "기독교도 머지않아 이렇게 될 것이니 정신차리라"는 의도로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 현재 교육부에 인가받은 신학대학만 수십 개이고 무허가 신학교는 그 수조차 헤아릴 수 없다. 금년도에 예장합동 교단만해도 350여 명이 목사안수를 받았다. 한 해에 전국적으로 신학대학원 졸업자가 수천명이나 되고 한해에 찍어내는 목사의 숫자가 2~3천 명이다. 예장합동 교단만 목사가 2만 5천 명이 넘는다. 아마도 목사의 숫자가 승려의 숫자보다 열배는 많을 것이다.

가톨릭의 신부와 수녀도 지원자가 없어서 줄어든다고 한다. 유럽의 교회가 박물관이 되고 목사가 건물관리인으로 일한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언젠가 한국교회도 이렇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것이 조계종 출가자 모집 광고가 목사들에게 인기가 많은 이유이다. 

저작권자 © 본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