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찾아 떠난 감사여행 (30)-임승훈 박사

임승훈 목사 - 월간목회편집부장 역임, 한국성결신문 창간작업 및 편집부장역임, 서울신학대학교총동문회 출판팀장, 위대한맘 인천한부모센터 대표, 설교학 신학박사(Th,D), 더감사교회 담임

 2017년 성탄절을 앞둔 몇 주간에 필자는 놀라운 성탄선물들을 받았다. 위대한맘 인천센터(대표 임승훈 목사)의 한부모 회원(싱글맘) 모든 가정에 김장김치를 나눈 것이 그 첫째 성탄선물이요, 둘째 선물은 미국 고어헤드 선교회(회장 이상조 목사)를 통해 ‘일일 서울투어’에 초대받은 것이며, 셋째 선물은 필자가 건강에 이상신호가 발견돼 한 달여간 씨름 했었는데, 대장내시경 결과 장(腸)이 아무런 용종이나 혹 하나 없이 깨끗하다는 판정을 받은 것이다. 이 또한 성탄의 선물이 아닐 수 없다.

「위대한맘 인천센터」 한부모(싱글맘) 사역은 필자가 지금으로부터 꼭 3년 전인 2015년 1월부터 시작해왔다. 멤버들하고 많은 선물을 나누기도 하고, 간식과 식사를 제공하며, 매번 우리나라 최고의 강사를 초빙하여 좋은 강좌들을 열었지만 그것들은 ‘그냥 받는 것이겠거니’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때가 많다. 감동은 그때뿐이고 조금이라도 서운할 땐 매서운 감정을 드러낸다. 매년 11월이면 김장김치를 나누어왔는데 십여 가정 나누던 과거와 달리 이번엔 전 회원(가정)들에게 모두 다 배달했다. 그렇게 기뻐할 수가 없었다. 어떤 선물보다도 김장김치를 최고로 치는 것을 이때 알았다. 필자도 사람인지라 저들의 칭찬에 함께 기뻐하였고 약간은 바보같이 어깨가 으쓱해(?) 지기도 한다. 김장은 무엇보다도 일손이 많이 가는 것이기에 싱글맘 가정들의 애환이 읽힌다. 이를 계기로 김장을 정성스레 담가 제공해준 천광교회(신영춘 목사)와 도원교회(최재봉 목사), 그리고 한화생명 사회공헌위원회와 사단법인 글로벌 비전에도 감사의 말을 전한다. ‘위대한맘’들의 감사한 마음을 토스하고 싶다. 진심으로..., 감사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사람이 아닌 단체라 하더라도 그 따뜻함은 오래오래 남아 있을 것이다.

한국이 낳은 고아들의 아버지를 나는 이상조 목사(고어헤드 선교 대표회장)라고 생각한다. 작년 봄 갑작스러운 사역지 방문으로 알게 된 분(김수영 작가의 소개)인데 요즘처럼 냉랭하고 어려운 시대에 좀처럼 보기 드문 사역자다. 미국에서 20여 년을 넘게 목회하면서도 지구 반대편 한국의 고아들을 타깃으로 교파를 가리지 않고 찾아다니며 무한 사랑의 맘으로 돌본다. 첫인상은 예수를 닮은 아담한 페스탈로치 할아버지 상이다. 나이 불문, 학력 불문, 교파 불문, 이력 불문이다. 필자와는 그저 식사 한번 한 것이 고작이다. 필자를 친동생과 같이 넉넉한 사랑으로 품어준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고어헤드 선교회는 각 분야별로 유능한 고아들에게 경제적 심리적인 기회를 지원하여 그들은 사회 지도자로 세우는 목적을 둔 선교단체로 'Go a head'라는 전진, 'Go-A' 고아, 'Head' 지도자의 뜻의 복합어다

처음엔 ‘저분이 저러다 그만두겠지?’ ‘얼마나 갈까?’ 그렇게 생각했다. 한데 미국으로 돌아간 그가 우리 단체의 어린이들에 대해 특별히 신경을 쓰며 가정환경 데이터를 보내 달라한다. 장학금을 마련할 모양이다. 그런데 오늘 아침 전화를 걸어와서는 느닷없이 성탄절 앞선 토요일에 무슨 일이 있느냐는 것이다. 성탄행사 준비로 ‘노래 연습을 하기로 했다.’니 ‘그러면 됐다’는 것이다. 그의 ‘위대한맘 인천센터’ 한부모 회원들을 향한 사랑은 바다와 같다. 일 년에 한 번씩 나타나서는 한 가지씩 선물을 떨어뜨린다. 그냥 몇 개의 선물꾸러미가 아니라 금전으로 환산할 수 없는 ‘태산(太山)’(?) 같은 사랑을 쏟아낸다.

작년엔 이미 성탄절을 앞두고 ‘2016 인천사랑 콘서트’를 통해 ‘위대한맘 인천센터’ 회원만을 위한 행사를 열어주었다(인천, 송현교회). 복음가수, 트로트 가수, 팝가수, 마술사, 성악가 등을 초청해 공연을 열어주었고 많은 선물도 함께 전해주었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그런데 금년 역시 같은 방식의 ‘2017 인천사랑 콘서트’가 예정돼 있다(인천제일교회, 만수동). 여기다가 한 가지를 더해 ‘일일 서울투어’ 행사를 마련하고는 싱글맘 아이들의 ‘일일 아버지’가 돼 주기로 했다.

아버지 없는 아이들의 허전한 가슴 빈자리를 그가 본 것이다. 긍휼함이 없으면 보이지 않는 맘이다. 그는 친절하게도, 추운 날씨에 서울 가는 번거로움을 헤아리고 관광전세버스를 보내주기로 했다. 그의 인품이나 학력 기타 인적사항을 조금도 모른다. 하지만 그의 베푸는 사랑을 보건대 존경, 존중의 마음을 무한으로 보내도 부족할 것 같다. 다음 토요일 만날 때 허리를 굽혀 한 번 더 감사의 마음을 표하려 한다.

감사는 또 다른 감사를 낳는다. 감사는 생명력이 있다. 시너지 효과다. 감사는 복음은 아니다. 하지만 감사는 복음이 복음 되게 하기 위한 필요 불가결한 도구임에 틀림없다. 복음의 역동은 표출되고 성령의 불길은 활화산처럼 타올라야 한다. 그래야 쓰러진 한국교회를 다시 살릴 수 있다. 이대로는 안 된다. 그러려면 복음이 복음 되도록 세워야 한다. 성도들을 이간시키는 악한 세력, 이단을 걷어내야 한다. 본회퍼가 주창한 적확한 ‘성도의 교제’가 이어져야 한다. 필자의 소견으로 ‘성도의 교제’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중 핵심은 감사(感謝)이다. 필자의 모교회인 인천송현교회(담임 조광성 목사)의 사랑에도 감사를 드리며, 따뜻한 감동을 선사한 사랑스러운 후배 김형규 목사(인천 제일교회)의 사랑에도 고마움을 표한다.

성탄절 선물하니까 생각나는 것이 하나 더 있다. 우리 가정의 필수품이요, 아내가 아주 사랑하는 「마티즈Ⅱ」가 생각난다. 올해로 15살이나 되었으니 퇴역을 해야 할 물건이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5년 정도는 더 타야 하고 탈 수 있는 애마이다.

임승훈 목사는 15된 낡은 마티즈가 사역의 훌륭한 일꾼이라며 극찬하고 감사한다

작년 이맘때쯤, 아내의 BeDTS 동기 정옥 자매로부터 연락이 왔다. 자기가 14년간 타던 것인데 이것이라도 드리고 싶다는 것이다. 나는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었다. 3년을 꼬박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지하철 계단을 뛰어 오르내리면서 건강을 챙겼다. 하지만 불편하기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정옥 자매는 마티즈 키를 내게 넘겨주면서도 매우 미안해했다. ‘목사님, 너무나 작고, 너무나 오래돼 낡은 것이라서....’하며 미안해했다. 그런데 차를 받아 명의이전을 마치고 자세히 살펴보니 주행기록이 4만 1천 킬로미터 밖에 되지 않았다. 엔진은 아직 쓸만했다.

헌데 한 후배로부터 마티즈Ⅱ는 ‘CVT 미션 리콜 대상’이라는 놀라운 정보를 들었다. 부평 본사 쉐보레서비스센터에 접수하고 보니 정말이었다. 100만 원을 호가 하는 비싼 부품임에도 ‘운전석 점등’ 문제제기에 상태를 보더니 ‘그러네’라며 받아준다. ‘혹 정비 중에 다소 경비가 들지 모른다’며 운전자를 돌려보내더니 변속기(트랜스미션)를 통째로 갈아놓았다. 소위 리콜을 공표하지 않은 채 시행하는 꼴이었다. 하지만 그것마저 너무나도 감사하였다. 감사함을 하나님께 올려드렸다. 15살짜리 마티즈가 주행거리 4만 킬로, 엔진은 쓸만하고, 변속장치(트랜스미션)가 무상수리라니, 햐~, 놀라운 일이었다. 차가 새것이 되었다. 바퀴만 갈면 완성이다.

4년간을 꼬박 감사를 배우면서, 감사를 사모하며, 여기까지 달려왔더니 나의 생활에 감사 활력이 넘친다. 이분 저분 알음알음 소개로 위대한맘 인천센터는 점점 멤버들이 늘어간다. 느는 것은 곧 나의 해야 할 몫이 많아짐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것도 괜찮다. 건강을 잃을 정도만 아니라면 바쁜 것이 옳은 삶이다. 하나님은 언제나 옳다. 거룩하시다. 하나님은 언제나 선하다. 죄가 없으시다. 하나님은 언제나 그 존재의 섭리가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무소부재(無所不在)하심을 체험하는 감사의 시간들이다.

1년 동안 마티즈는 추울 때나 더울 때나 땀을 흘려가며 가족들을 태워주었다. 혹한기 추위에 가족들을 따뜻하게 태워주었다. 주일예배에 가는 길이 고속도로를 달려야 하지만 이젠 아무 문제가 없다. 소음은 다소 나지만 전철 소리보단 작다. 지난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땐 시원한 대우 에어컨이 우리 가족을 기쁘게 했다. ‘인천센터’의 한부모(싱글맘) 사역이 있는 첫 주 토요일 오후 시간이면 마티즈가 애를 쓴다. 간식거리에 노트북, 카메라, 삼각대, 기타 준비물 등 마티즈가 기울 만큼 짐을 싣지만 그 녀석은 불평 한마디 하지 않는다. 기특한 마티즈, 감사의 선물이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살전 5:16-18)      (계속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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