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 저는 경기도 광주시 광주성결교회를 섬기고 있는 조완호 집사입니다. 목표를 바라보면서 정신없이 달려온 지난 60여년의 세월을 잠시 내려놓고  조용히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  보았습니다. 삶의 굴곡이 심해서 평범한 분들과 비교해 보면 삶의 길이가 서너 배는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때마다 저와 제 가족을 건져 주시는 주님께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저의 삶을 되돌아보았습니다. 저의 표현이 부족하지만 서툴지만 끝까지 읽어 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아내하고 처음 나간 교회에서 가장 첫 번째로 감동 받은 것은 성가대 찬양 이었다. 그 화음이 너무 아름다웠고 또 거기에  앉아 계신 분들은 어쩌면 그토록 예쁘고 멋있어 보였는지 나 하고는 전혀 다른 세계의 고귀한 분들 같았다. 물론 내가 군에서 전역하고 두 달 정도 친구가 전도사로 있는 교회에 몇 번 나가 본 적이 있어서 교회에 성가대가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 때는 예배당의 맨 뒷자리에 앉아서 구경만 하고 왔기 때문에 설교나 성가대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었다. 

아내하고 교회에 나가겠다고 약속 한 것이 주님의 인도함이겠지만 내 생각으로는 아내한테 미안해서 우선 약속 한 것이고 그 다음은 성가대 찬양이 좋아서 계속 출석 하게 되었다고 말하고 싶다. 성가대의 찬양이 너무나 멋있고 아름다웠다. 그리고 주일 예배에 가면 되도록 성가대 쪽으로 가까이 가서 자세히 들으려고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성가대 쪽으로 가까이 가면 예배당의 앞자리에 앉게 되고 목사님의 설교말씀도 가까이에서 듣게 되었다. 새신자 등록을 하고 몇 달이 지난 후에 교회의 주일 예배가 익숙해질 무렵에 나도 성가대에서 찬양 할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바램이 있었고 성가대에서 찬양하는 분들이 너무 부러웠다. 

어느 날 저녁에 우리 집에서 조장님 과 성경 이야기하는 중에 성가대 이야기가 나왔다. 나는 성가대 하는 그 분들이 참 멋있게 보였고 나는 실력이 없으니까 하고 싶어도 못 할 거라고 했다. 그 말을 들은 조장님은 지휘자가 다 가르쳐 주니까 걱정 하지 말라고 하면서 즉시 전화번호를 찾아서 누군가에 전화를 했다.
 "여기 성가대 희망하는 남성 한분이 있습니다. 이번 주일 연습부터 참석시켜 주세요!"
 나는 무슨 말인지도 모르고 그 주일에 교회를 나갔고 11시 예배가 끝난 다음에 교구사무실에서 전도사님의 기도를 받으려고 줄을 서 있는데 예쁜 여자집사님 두 분이서 나한테 와서는 웃으면서 양쪽에서 팔장을 끼고 자기들 하고 같이 가자고 했다. 나는 영문도 모르고 끌려갔고 그 곳은 성가대 연습실이었다. 나는 환영의 박수도 받고 인사도 했다. 그리고는 생전 처음으로 마주한 악보는 나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나는 악보라면 고등학교때 받았던 영화 음악 에델바이스의 멜로디 악보가 마지막 이었는데 성가대 악보는 몇 줄씩 겹쳐져 있고 가사는 띄엄띄엄 있는 악보는 처음 보는 것이었다.

무식한 사람이 용감하다고 했던가?  악보를 알고 4부 합창을 재대로 알았다면 감히 내가 성가대를 한다는 용기가 없었을 것이다. 연습 시간에 내가 헤매고 있으니까 옆에 집사님이(나중에 알고 보니 파트장 임) 내 옆에 바짝 붙어 앉아서 내가 가야 할 길에 형광펜으로 표시를 해주었고 내가 따라서 발성 할 수 있도록 옆에서 베이스 파트 음성을 크게 내 주었다. 그 때가 10월쯤 이었고 교회의 주일 낮 예배의 성가대가 2,  3부 있었는데 내가 속한 성가대는 3부 예배를 담당 하고 있었다. 

그 때는 12월의 성가대 발표회를 앞두고 대원을 많이 모집하는 중 이었다. 년 말에 발표회가 있었기 때문에 여러 곡을 반복해서 연습 하고 있었다. 주 중에 두 번씩 모여서 연습을 했고 주일에는 예배전과 후에 많은 시간동안 연습을 했다. 나는 성가대를 처음하는 초보이고 연습도 재미가 있으니까 주중의 연습 시간도 빠지지 않고 열심히 참석을 했다. 특히 내 마음을 감동 받은 것은 소프라노 파트의 연습 시간 이었다 어떤 음정인지는 자세히는 모르겠는데 한 음정이 나를 푹 빠져들게 만들었다. 여럿이서 음을 내지만 한 사람이 내는 목소리처럼 가늘고 길게 정확히 음을 내면 온 몸이 짜릿하게 전율을 느꼈다. 어렴풋이 기억 하는데 지휘자가 그 음을 연습 할 때에 반음 이라는 말을 한 것 같았다. 하루 종일 회사일로 인해서 피곤했던 몸과 마음이 그 음정하나에 확 풀렸다. 연습이 끝나고 집에 돌아 갈 때면 마음은 즐겁고 몸은 가벼웠다.  성가대에서 합창 하는 것이 즐거우니까 교회의 모든 생활이 행복하고 신났다.    

년 말 발표회도 무사히 잘 끝냈고 송년회로 어느 권사님 댁에 모여서 식사도 하고 선물도 교환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나는 나의 음악 실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도 모르니까 부끄러움도 모르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또한 내 스스로 성가대원이 되었다는 것과 주일 예배 시간에 목사님 가까이에서 설교를 들으며 예배를 드리는 것은 나의 가장 큰 자랑이고 자부심 이었다. 그렇게 해서 교회 등록을 하고 처음으로 1년을 보낸 1989년은 행복하게 한 해를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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