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 니들러(Benjamin Needler, 1620-1682)

◆출처 : “How May Beloved Lusts Be Discovered and Mortified” in the Puritan Sermons 1659-1689, Being the Morning Exercises at Cripplegate, Vol 1

◆저자 : 벤자민 니들러(Benjamin Needler, 1620-1682) : 영국 비국교도 목사. 리차드 백스터가 “매우 겸손하고 진지하고 양순한 목사”라고 칭한 유능한 목사였다. 영국 미들섹스, 레일햄에서 태어남.

◆역자 : 스데반 황 목사(그리스도의보혈교회, 연세대학교 전자공학, 미국 필라 웨스트민스터 목회학 석사, 비블리컬신학교 신학석사. 현재 인천 송도거주)

“만일 네 오른 눈이 너로 실족하게 하거든 빼어 내버리라 네 백체 중 하나가 없어지고 온 몸이 지옥에 던져지지 않는 것이 유익하며 또한 만일 네 오른손이 너로 실족하게 하거든 찍어 내버리라 네 백체 중 하나가 없어지고 온 몸이 지옥에 던져지지 않는 것이 유익하니라“(마 5:29-30).

바로 앞 구절에서 우리 구주께서는 “음욕을 품고 여자를 보는 자마다 마음에 이미 간음하였느니라”(마 5:28)고 말씀하신다. 이 말씀은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을 향해 하신 말씀이었다. 하나님의 율법에 대해 단지 자부심만 갖고 특히 “간음하지 말지니라”(신 5:18)는 제7계명은 오직 외적인 부정만을 의미한다고 여기는 수많은 육신적인 개신교도들을 향해 촉구하신 말씀이다.

자, 우리 구주께서는 이러한 잘못을 고쳐주신다. “음욕을 품고 여자를 보는 자마다 마음에 이미 간음하였느니라” - 즉, 간음할 것이라 하지 않고 이미 간음하였다고 말한다. 눈과 마음 사이에는 빠른 길이 놓여 있다. 눈과 손은 간음죄를 짓도록 하는데 있어서 여러 차례 이용되며 주된 자극을 일으키기에 우리 구주께서는 제자들과 우리에게 이러한 심각하고 거룩한 충고를 주신 것이다. “만일 네 오른 눈이 너로 실족하게 하거든 빼어 내버리라”(마 5:29).

나는 ‘오른 눈’과 ‘오른 손’은 우리가 아끼는 정욕이라고 본다. 성령께서는 성경에서 우리의 부패를 묘사하실 때 우리 몸의 부분들과 지체를 사용하여 비유적으로 표현하곤 하신다. 우리의 모든 죄악이 우리 자신의 것일지라도 좀 더 특별한 의미로 우리의 죄로 불리는 것들이 있다. 그 죄는 우리의 오른 눈의 죄악들과 우리의 오른 손의 죄악들로서 사람마다 자신이 아끼는 특별한 죄가 있는 것이다. 나는 죄죽이기 교리를 다루면서 “어떻게 우리가 아끼는 정욕을 찾아내어 그것을 죽일 수 있는지”를 논하고자 한다.

1. 죄인은 이 죄를 아끼고 소중히 여긴다.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은 단지 하나의 죄를 강하게 사랑한다. 정욕은 마치 돋보기를 지나는 태양과 같다. 돋보기의 초점이 더 맞추어질수록 열은 더욱 뜨거워진다. 사악한 사람은 자신의 특별한 욕정을 채울 대상을 향해 특별한 애정을 갖는다. 마치 아브라함이 “이스마엘이나 하나님 앞에 살기를 원하나이다”(창 17:18)라고 외친 것처럼 이 악한 사람은 “오, 이 죄만 건드리지 않는다면!”이라고 외친다. 이 죄는 그의 베냐민(창 42:36)이다. 그 영혼은 “여기에 뽑아내야 할 죄가 있고, 저기에 잘라내야 할 죄가 있지만 이 사랑스런 정욕도 죽어야 하는 것인가? 이 모든 것이 나를 힘들게 하는구나”라고 말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 죄인은 죄를 회개하는 것 같고 죄로 인하여 자신과 죄를 정죄하는 것 같다.

하지만 처벌의 시간이 다가오면 그 사람은 매우 다정한 마음을 지닌다. 그래서 이 죄도 덮어주고 저 죄도 용서해 준다. 오, 그가 어떻게 그의 아끼는 정욕의 목을 자를 수 있겠는가! 만일 그의 사랑하는 죄가 자연사로 죽는다면 – 예를 들어, 음란한 사람이 나이 때문에 이전처럼 음행을 못하게 될 경우 – 그는 그의 친한 친구에게 하듯 죽음까지 그 죄를 따라간다. 그러면서 그의 사랑하는 정욕과 헤어져야 하는 사실로 인하여 가슴을 치며 애통해 한다.

2. 다음과 같은 사실로 우리가 아끼는 정욕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거룩한 의무들을 가장 많이 방해하는 죄가 우리가 아끼는 죄이다. 물은 차가운 것이 자연스럽기 때문에 차가울 때를 가장 좋아한다. 아무리 물을 뜨겁게 하여도 물은 다시 차가운 물이 되기를 좋아한다. 사람들은 때때로 예배 가운데 마음이 뜨거워질 수 있다. 하지만 다시 그 마음은 곧바로 차가워지더니 가장 좋아하는 죄를 향해 정욕을 품는다. 하나님의 백성들조차도 교만의 죄에 오염되어 있다. 교만은 주의 제자들에게 가장 흔한 죄였다. 그들이 다른 사람들의 병을 고치고 마귀를 쫓아내는 동안 교만한 마귀가 그들의 영혼 안에서 꿈틀거리기 시작하였다. 우리 주께서는 그들의 교만을 책망하셨다. “그러나 귀신들이 너희에게 항복하는 것으로 기뻐하지 말고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으로 기뻐하라”(눅 10:20).

3. 우리가 아끼는 죄는 그 죄가 다른 죄들을 명령하고 주관하는 것으로 알 수 있다.

지옥 세계에서도 일종의 다스림이 있는 것처럼 (바알세불이 귀신들의 왕으로 불린 것처럼) 악한 사람의 영혼 안에서도 어떤 죄가 두드러지면서 다른 죄들을 주관한다. 말하자면, 다른 죄들은 그 죄에 무릎을 꿇고 그 죄의 옷자락을 붙들고 그 죄를 섬기는 종이 된다. 그 죄가 어떤 죄에게 ‘가라’고 하면 가고 다른 죄에게‘오라’고 하면 온다. 예를 들어, 탐심이 가장 아끼는 죄라면, 거짓과 속임수와 해를 가하는 행위가 탐심을 위해 섬길 것이다. 만일 야망이 가장 아끼는 정욕이라면, 기회주의적인 태도와 사악한 타협이 그 정욕을 섬길 것이다. 만일 행음이 가장 아끼는 죄라면, 시간과 재물과 몸을 남용하는 죄가 행음의 죄를 도울 것이다. 만일 바리새인들의 가장 큰 죄인 위선이 우리가 아끼는 죄라면(마 23장) 오랜 기도를 하는 척하면서 과부의 자산을 삼키는 죄가 그 죄를 도울 것이다. 한 마디로 말하면 그 죄인은 함의 저주를 받는다. 그 죄인은 “종들의 종이 된다”(창 9:25). 그의 다른 죄악들은 그가 아끼는 죄를 돕는 종들일 뿐이며, 그 사람 자신은 그 모든 죄악의 종이 된다.

4. 특별한 방식으로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죄가 있다면 그 죄는 그의 특별한 죄이다.

양심은 헬라어로 살펴볼 때 ‘공동지식’ 또는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지식’이라는 뜻이다. 이는 어떤 사건에 대해 하나님과 함께 의식하는 것이다. 양심은 우리의 품 안에 있는 하나님의 대리인이며, 하나님의 첩자이고, 하나님의 사자이다. 양심은 우리가 생각하고 행하는 모든 것을 정확하게 관찰하며 바울이 담대하게 증언한 것처럼 하나님과의 공동 증인이다(롬 9:1). 자, 당신은 당신이 아끼는 죄를 알겠는가? 양심의 소리를 가만히 들어보라. 당신의 양심이 교만과 욕정과 세속화됨과 하나님의 길을 방해함에 대해 당신을 책망하는가? 오, 양심은 하나님이 보내신 감독자라는 사실을 기억하라. 양심이 말하는 것을 존중하고 철저하게 고려하라.

5. 당신이 아끼는 죄는 책망 받을 때 짜증을 내는 것으로 알 수 있다.

헤롯은 세례 요한이 헤로디아에 대해 말하기 전까지는 그의 설교를 즐겨 들었다. 이것이 “나를 건드리지 마”고 말하는 내가 아끼는 죄이다. 죄인은 누군가가 그의 아픈 곳을 건드리면 위축된다. 눈은 부드러운 부분이라서 당신이 그것을 잘못 건드리면 상처를 입기 쉽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사람들은 강력하고 영혼을 살피는 영혼 구원의 사역에 대해 격분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진정제와 붕대만 사용하는 돌팔이 의사들을 좋아하지만 진실한 의사가 찾아와서 그들의 상처를 살펴보고 닦아주고 수술하려고 하면 견디지 못하고 도망친다.

아합은 참 선지자인 미가야 선지자에 대하여 “그는 내게 대하여 길한 일은 예언하지 아니하고 흉한 일만 예언하기로 내가 그를 미워하나이다”(왕상 22:8)라고 말하였다. 오직 나는 한 가지를 더하고 싶은데, 다른 사람의 죄를 책망하는 자, 특히 목사는 흠이 없어야 한다. 이는 자기 눈에 들보가 있는 자는 그의 형제의 눈에 있는 티를 빼어낼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6. 당신의 아끼는 죄는 당신 자신을 악한 사람으로 만드는 것으로 알 수 있다.

다윗은 다른 사람의 아내를 취한 상태에서 다른 사람의 양을 취한 사람을 죽이라고 정죄하였다.

7. 당신이 아끼는 죄는 그 죄를 포장하고 감추고 당당한 척하는 태도로 알 수 있다.

더러움과 무절제는 “단지 젊은 때의 성향이고 쭉정이를 심는 것”이라 하고, 사치는 “화려하고 멋진 것”이라고 하고, 탐욕은 “선한 청지기”라 하고, 교만은 “고상하고 위엄 있는 정신”이라고 부르며 심지어 ‘겸손’이라고까지 말한다. 동료들 중에는 자신들을 깎아내리며 이를 ‘겸손’이라고 부르는 자들이 있다. 하지만 사실은 그들 마음은 교만으로 가득하다. 어떤 식이든 악한 것에 대해 자신을 정당화하기 위해 말하지 않도록 주의하라.

8. 만일 당신이 어떤 다른 죄보다 한 가지 죄를 더욱 가까이 한다면, 그 죄가 바로 오른 눈과 오른 손 같이 아끼는 죄이다.

삼손은 그 누구도 그의 힘을 제거할 수 없었지만, 창녀 들릴라에 의해 쉽게 무너졌다. 솔로몬은 창녀가 젊은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려준다. “여러 가지 고운 말로 유혹하며 입술의 호리는 말로 꾀므로 젊은이가 곧 그를 따랐으니”(잠 7:21-22). 그녀가 취한 방법은 그에게 아첨하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손은 꼼짝하지 못하였다. 죄는 꾀는 것을 통해 일한다. “오직 각 사람이 시험을 받는 것은 자기 욕심에 끌려 미혹됨이니”(약 1:14), 하지만 그 미혹은 마치 왕의 요구가 칙령이 되는 것처럼 매우 강하여져서 힘을 얻게 된다.

9. 당신이 어떤 죄에 대해 죄가 아니기를 바란다면 그 죄는 당신이 아끼는 죄이다.

복음서에 등장하는 부자 청년이 이 경우에 해당한다. 우리 구주께서 말씀하신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가 온전하고자 할진대 가서 네 소유를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보화가 네게 있으리라 그리고 와서 나를 따르라 하시니 그 청년이 재물이 많으므로 이 말씀을 듣고 근심하며 가니라”(마 19:21-22). 그 청년은 그리스도를 위한다면 세상을 버려야 한다는 진리를 알게 되자 근심하게 되었다.

시편 14편 1절은, “어리석은 자는 그의 마음에 이르기를 하나님이 없다 하는도다”라고 선포한다. 그 어리석은 자는 “오, 하나님은 없어! 천국도 없어. 지옥도 없어”라고 말한다. 이 경우 무신론은 그 어리석은 자가 아끼는 죄이다. 사람들은 무엇보다 먼저 하나님을 부인한 후에 자기들 멋대로 판단하고 말하기를 원한다.

10. 아침에 일어나 가장 먼저 생각하고 밤에 마지막으로 생각하는 죄는 우리가 가장 아끼는 죄이다.

우리가 아끼는 정욕은 보통 그 죄인에게 처음과 마지막이 된다. 그는 아침에 그 죄에게 즐거움을 주고, 밤에 마지막으로 그 죄를 놓아준다. 그렇다. 이 사랑스러운 죄는 반드시 즐겨야하기에 주로 침상에서 이 죄와 많은 시간을 갖는다. 시인은 이러한 악인에 대해 “그는 그의 침상에서 죄악을 꾀하며”(시 36:4)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경우 이 죄는 우리의 침대까지 허용하는 매우 가까운 친구가 된다.

11. 우리가 홀로 있는 때나 쉬고 있을 때 가장 많이 찾아와 괴롭히는 죄가 있다면 그 죄는 우리가 아끼는 죄이다.

어떤 사람이 골방이나 들에서 혼자 있을 때 자연히 어떤 생각이 찾아와서 죄로 나아가게 하고 죄와 친근하게 하면 그 죄는 당신이 아끼는 죄이다. 오 그리스도인들이여! 당신의 마음의 움직임에 대해 표시를 해 두라. 그러면 당신은 당신의 마음의 움직임에 대해 몇 가지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홀로 있을 때 누군가가 그를 귀찮게 한다면 무례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친한 친구일 경우는 그와 함께 하겠다고 하면서 동행할 수 있다. 우리가 아끼는 죄는 일반 죄와는 달리 우리가 홀로 있는 곳까지 찾아와 우리와 동행하여준다.

12. 마지막으로 우리가 가장 큰 어려움과 고난을 당하면서도 기꺼이 붙들려고 하는 죄가 있다면 그 죄는 당신이 아끼는 죄이다.

예를 들어, 탐심이 당신이 아끼는 죄라고 하자. 그 죄가 얼마나 당신을 비천하고 얼토당토않고 또한 비합리적인 위치에 두던가! 당신은 당신의 마을과 교구에서 돈만 붙들고 인색하게 살아가는 거름 같은 인생을 살아감으로 당신을 아는 모든 자들로부터 조롱과 멸시를 받는다. 그럼에도 당신은 그 죄를 놓지 않는다. 야망이 당신이 아끼는 죄라고 하자. 당신은 맹세를 했다가도 쉽게 맹세를 깨뜨릴 것이며, 눈가림을 할 것이며, 마치 사공처럼 한 쪽을 바라보면서 다른 쪽으로 노를 저을 것이다. 당신은 무엇이든 더 좋아 보이는 쪽을 택할 것이다. 이러한 불신실하고 불안정한 삶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야망의 죄를 놓지 않는다. 부정이 당신의 특별한 죄라고 하자. 당신은 당신의 몸을 망가뜨릴 것이며, 당신의 이름을 더럽힐 것이고, 더러운 정욕을 채우기 위해 가산을 탕진할 것이다. 내가 감히 단언하건대 당신은 더러운 정욕을 채우기 위해서라면 가장 힘들고 천한 일들, 즉 주전자와 접시 닦기, 노 젓기, 땅 파기 등, 무엇이든 하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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