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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cience》의 편집자와 필자들은 매년 말 「올해의 획기적인 과학적 발견」(http://vis.sciencemag.org/breakthrough2017/)을 통해 최고의 연구성과를 선정한다. 2017년의 영예는 중성자별의 병합(neutron-star merger)을 최초로 완전히 관측한 연구에 돌아갔는데, 그것은 중성자별들이 나선형을 그리며 돌다 충돌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중력파(gravitational wave)를 탐지함으로써 가능했다.
그러나 가장 오래된 빙하 코어(ice core)에서부터 신종 유인원에 이르기까지, 2017년에는 그것 말고도 이야기할 거리들이 많았다. 동영상을 통해 간략히 살펴보자.

1. 좀 더 깊어진 호모 사피엔스의 뿌리(http://vis.sciencemag.org/breakthrough2017/finalists/…)

고생물학자들은 모로코에서 발견된 호모 사피엔스의 두개골이 30만 년 전의 것임을 밝힘으로써, 초기인류 연구분야를 뒤흔들었다. 그것은 종래에 발견된 것들보다 10만 년 더 오래 된 것이다.

2. 정확한 유전자편집(http://vis.sciencemag.org/breakthrough2017/finalists/…)

생물학자들은 DNA와 RNA를 편집하는 데 있어서 큰 진보를 이루었다. 유전체의 정확한 부분에서 하나의 염기를 다른 염기로 바꾸는 기법을 개발한 것이다. 중국의 한 연구팀은 염기편집(base editing) 기법을 이용하여, 인간의 배아에서 점변이(point mutation)를 교정했다.

3. 범용 항암제

(http://vis.sciencemag.org/breakthrough2017/finalists/…)

미 FDA가 승인한 새로 항암제는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암 치료법의 전환을 반영한다. 그것은 '암의 기원'이라는 다양한 요인을 기초로 하는 게 아니라, '종양의 생물학'이라는 한 가지 요인을 기초로 한다. 키트루다(Keytruda)라는 항암제는 암이 신체의 어느 부위에서 시작되었는지와 무관하게, 특정한 결함을 가진 진행성 고형암을 치료하도록 설계되었다.

4. 생물학 출판전논문 포스팅(http://vis.sciencemag.org/breakthrough2017/finalists/…)

올해 생물학자들은 기록적인 숫자의 출판전논문(preprint)들을 포스팅했다. 출판전논문이란 동료심사를 아직 받지 않은 논문을 말하며, 물리학에서 먼저 시작되어 연구결과의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바꿨다.

5. 가장 오래된 빙하 코어(http://vis.sciencemag.org/breakthrough2017/finalists/…)

과학자들은 지금껏 수집한 것중에서 가장 오래된 빙하 코어를 수집했다. 그것은 남극의 한 황량한 지역에서 채취되었는데, 무려 270만 년 된 것으로 종전의 기록인 170만 년보다 100만 년이나 앞선 것이다. 얼음 속에 포착된 공기방울들은 빙하기가 시작될 당시의 온실가스 수준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6. 500cc 맥주잔 크기의 중성미자 탐지기(http://vis.sciencemag.org/breakthrough2017/finalists/…)

물리학자들은 500cc 맥주잔 크기의 탐지기를 이용하여 원자핵을 때리는 중성미자(nutrino)를 관찰했다. 이는 종전에 볼 수 없었던 방법이다. 그것은 40년 전의 예측을 확인했으며, '찾기 어려운 입자'를 포착하는 휴대용 중성미자 탐지기의 길을 열었다.

7. 유전자 치료법의 승리(http://vis.sciencemag.org/breakthrough2017/finalists/…)

유전자 연구자들은 1형 척수성근위축증(spinal muscular atrophy 1)이라는 신경근질환의 새로운 치료법에서 극적인 성공을 거뒀다. 신경근질환은 으레 유아들의 생명을 앗아간다. 그러나 소규모 임상시험에서, 아데노바이러스(AAV9)를 이용하여 결핍된 유전자를 혈뇌장벽(blood-brain barrier) 너머로 배달하는 새로운 방법의 위력이 증명되었다.

8. 새로운 유인원

(http://vis.sciencemag.org/breakthrough2017/finalists/…)

생물학자들은 인도네시아의 수마트라 섬에서 새로운 오랑우탄 종 퐁고 타파눌리엔시스(Pongo tapanuliensi)를 발견했다. 이는 1929년 보노보가 발견된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겨우 800마리밖에 안 되어, 발견되자마자 멸종위기에 처해있다.

9. 원자 수준의 생명체(http://vis.sciencemag.org/breakthrough2017/finalists/…)

2017년은 저온전자현미경(cryo-EM: cryo–electron microscopy)에게 뜻깊은 해였다. cryo-EM을 개발한 과학자들이 노벨상을 받은 해이기 때문이다. cryo-EM은 과학자들로 하여금 상호작용하는 복잡한 분자들의 구조를 결정하게 해준다. 더욱이 새로운 컴퓨터 소프트웨어가 등장함에 따라, 핵심적 생명분자들에 대한 통찰력이 향상되고 있다. 또한 cryo-EM의 툴은 구조생물학 분야를 빠르게 재형성하고 있다.

10. 중성자별의 충돌

(http://vis.sciencemag.org/breakthrough2017/finalists/…)

마지막으로, 올해 최고의 과학적 발견을 소개한다. 천문학자들은 두 개의 중성자별이 충돌하는 전과정을 처음으로 관측했다. 이것은 우주에서 일어나는 사건들 중 가장 맹렬한 것 중 하나다. 첫째로, 천문학자들은 '시공간의 물결'인 중력파를 탐지했다. 다음으로, 그들은 여러 개의 망원경들을 이용하여 그 원천을 겨냥함으로써, 중력파가 폭발적으로 방출되는 장관을 목격했다. 그리하여 우주의 오랜 불가사의에 대한 해답을 찾음과 동시에 천문학의 새 시대를 열었다.

양병찬(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풍부한 인생경험을 살려 의약학, 생명과학, 경영경제, 스포츠, 소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서적들을 번역 출간했다. 매주 Nature와 Science에 실리는 특집기사 중에서 바이오와 의약학에 관한 것들을 엄선하여 실시간으로 번역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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