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배 교수의 구약이야기(61) - 예언자의 세계(16)

박신배 교수 / 연세대 구약학 박사 현 그리스도대 구약교수 창조문학 편집위원 한국 평화학회 부회장 한국 구약학회 부회장 KC대 전 총장

예레미야 예언자는 비운의 시대에 망대에서 적이 몰려오는 것을 보며 그 사실을 알리는 파숫꾼의 역할을 하고 있다. 북쪽에서 침공하는 제국의 군대가 와서 재앙이 임하는 환상을 보고 예레미야는 예언한다.

“여호와의 말씀이 다시 내게 임하니라 이르시되 네가 무엇을 보느냐 대답하되 끓는 가마를 보나이다 그 면이 북에서부터 기울어졌나이다 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시되 재앙이 북방에서 일어나 이 땅의 모든 거민에게 임하리라”(렘1:13-14).

마치 조선이 멸망하던 때와 같이 열국의 침략의 먹이가 되었던 한반도의 상황과 유사한 모습이다. 하지만 이와 달리 유다와 열국은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의 지배아래 있게 될 상황을 보여준다.

“열방이 그(느부갓네살)와 그 아들과 손자를 섬기리라 그의 땅의 기한이 이르면 여러 나라와 큰 왕이 그로 자기를 섬기게 하리라마는 나 여호와가 이르노라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을 섬기지 아니하는 국민이나 그 목으로 바벨론 왕의 멍에를 메지 아니하는 백성은 내가 그의 손으로 진멸시키기까지 칼과 기근과 염병으로 벌하리라”(렘27:7-8).

이렇게 멸망으로 치닫는 유다의 상황에서 예레미야는 깊은 고독을 느끼며 개인적인 고뇌의 상황을 보여준다. 하나님과 백성사이에 관계를 가까운 인간관계로 말한다. 남녀 관계, 즉 남편과 아내의 관계로 비교하여 결혼 뿐 만 아니라 젊은 날 첫 사랑을 내포한다. 그래서 예레미야 2장에서 하나님이 이스라엘에 말하는 것을 읽을 수 있다.

“가서 예루살렘 거민의 귀에 외쳐 말할지니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기를 네 소년 때의 우의와 네 결혼 때의 사랑 곧 씨뿌리지 못하는 땅, 광야에서 어떻게 나를 좇았음을 내가 너를 위하여 기억하노라”(렘2:2).

이스라엘 초기 역사에서 경작된 땅이 아니라 사막 지역에서 보내던 때, 첫 사랑의 때라고 묘사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첫사랑을 유지하지 못하고 믿음을 지키지 못하였으며 다른 신을 섬기었다. 우리는 여기서 이 백 년 전 엘리야가 당면했던 가나안 신 숭배와 같은 문제에 예레미야가 놓여있는 것을 보게 된다. 예레미야는 그 죄를 비난하며 그 바알 신 숭배를 좇는 길에서 돌아서서 본래 신앙으로 돌아오라고 촉구한다.

예레미야 생애와 사역에 가장 어려운 시기는 바벨론 군대가 유다를 포위하고 잡아가려고 쳐들어오는 때였다. 바벨론은 유다를 침공하려 들어왔고, 이는 유다에게 가장 위기의 순간을 가지게 하였다. 이제 영화로운 다윗 왕국의 남아있는 모든 것이 보다 강력한 적군에 의해 위협을 받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다는 이전에 이사야 예언자를 통해 예루살렘이 극적으로 구원받게 된다는 메시지를 사람들은 기대하고 있었다. 예레미야 동시대 사람들은 이러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하나님이 난공불락의 성 예루살렘은 다시 한 번 또 보호하실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예레미야는 또 다시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그는 유다와 예루살렘에 심판의 날이 도래하였다고 예언하였다. 이제 하나님이 이 도성을 보호하지 않으며 예루살렘 거민들은 바벨론에게 항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슬프고 아프다 내 마음 속이 아프고 내 마음이 답답하여 잠잠할 수 없으니 이는 나의 심령 네가 나팔 소리와 전쟁의 경보를 들음이로다”(렘1:19).

Jeremiah Lamenting the Destruction of Jerusalem, 예루살렘 파괴를 애도하는 예레미야Rembrandt van Rijn 램브란트 1630

이스라엘 남 유다 예루살렘 성이 구원받는 전통과 그 전승을 거부하고 있다. 매국노처럼 바벨론에게 항복하라고 하는 것은, 예레미야 예언자도 견디기 힘든 메시지였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역사와 하나님의 계획을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모든 예언자들은 거짓 예언으로 거짓 평화를 전하고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었다.

“이 땅에 기괴하고 놀라운 일이 있도다 선지자들은 거짓을 예언하며 제사장들은 자기 권력으로 다스리며 내 백성은 그것을 좋게 여기니 그 결국에는 너희가 어찌 하려느냐”(렘5:30-31).

“그러므로 내가 보내지 아니하였어도 내 이름으로 예언하여 이르기를 칼과 기근이 이 땅에 이르지 아니하리라 하는 선지자들에 대하여 나 여호와가 이같이 이르노라 그 선지자들은 칼과 기근에 멸망할 것이요”(렘14:15).

오늘 이 시대에도 얼마나 많은 거짓 종들이 거짓 평화를 말하며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전하고 있는가? 예레미야 예언은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해준다. 이 시대에 인자를 보는 눈은 복되다.

“그 때에 사람들이 인자가 구름을 타고 능력과 큰 영광으로 오는 것을 보리라”(누가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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