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통계시ㆍ예언기도의 범람을 염려하며

요즘 하나님의 음성듣기가 Y전도단의 핵심이며, 소위 신령하다는 목사와 교인들 중에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예언해주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물론 우리는 성경말씀을 잘 읽고 순종해야한다는 의미에서 성경말씀을 하나님의 음성으로 들어야 한다. 그러나 이들이 주로 말하는 예언기도는 개인적으로 받는 계시로서의 하나님 음성듣기를 가리킨다.

Y전도단은 "아웃리치"라는 국내전도여행 프로그램을 하면서 여행 코스를 정하지 않고 그때그때 하나님의 음성을 들어가며 목적지도 정하고 숙소도 잡는다. 그때에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하게 되어 감격하게 된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어떤 지역을 가든 교회들이 있고 예배당 안에서라도 하루를 묵겠다고 요청할 때 거절하는 곳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체험을 하나님의 임재라고 하는 것이다.

우리는 자신이 느끼든지 그렇지 않든지 간에 항상 하나님의 임재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성도들의 일상이다. 그런데 어느 날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잘 다니던 직장에 사표를 내고, 오직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며 하나님이 공급하시는 생활비를 가지고 생활한다고 간증하곤 한다. 그렇다면 직장에 다니면서 봉급을 받는 것은 하나님과 상관없다는 것인가?

포항충진교회 집사, 대구신대 강사 역임

한편 개인적으로 신령한 은사를 받아서 유체이탈도 하고 별별 위로의 음성을 듣는다는 사람들도 있다. 본인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고 하니 우리가 아니라고 해도 그들은 고집을 꺽지 않는다. 이럴 경우 우리는 성경을 통해서 분별할 수는 있다. 예를 들어서 하나님이 자신에게 “미안하다, 고맙다”고 했다고 하는데, 과연 우리가 하나님께로부터 그런 말을 들을 만한 존재인가부터 점검해보자.

우리는 죄인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대속의 은혜로 구원받음이 기적이고 감사이다. 그래서 우리가 아무리 선행을 한다할지라도 자랑할 것도 없고 선행을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은혜요 감사한 일이다. 오히려 성경은 이렇게 말한다.

(누가복음 17:9~10) 도리어 그더러 내 먹을 것을 준비하고 띠를 띠고 내가 먹고 마시는 동안에 수종들고 너는 그 후에 먹고 마시라 하지 않겠느냐. 명한 대로 하였다고 종에게 감사하겠느냐. 이와 같이 너희도 명령 받은 것을 다 행한 후에 이르기를 우리는 무익한 종이라 우리가 하여야 할 일을 한 것뿐이라 할지니라.

싱가포르의 조용기라 불리며 과거에 물의를 일으켰던  싱가포르 하비스트교회 콩히 목사도 하나님이 자기에게 미안하다고 했다고 간증했다. 하나님은 가나안에 못 들어간 모세에게 미안하다 하시지 않았고, 고난 중의 욥에게도 미안하다고 하시지 않으셨다. 그러나 하나님은 늘 최선으로 우리에게 허락하시는 분이시다. 열두 제자들에게도 “고맙다, 미안하다”라고 표현하신 것이 기록되어있지 않다. 대신에 늘 “나는 너희들과 함께 한다.”고 약속하시며 평안을 주셨다.

우리는 기록된 성경말씀을 그대로 믿고 최선으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해야 한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고맙다고 미안하다고 말하실 거라는 생각조차 자기의 의를 드러낼 뿐이다. 우리가 열심히 기도하고 봉사하고 전도하는 것을 주님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결국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다. 다만 주님을 신뢰하고 주님을 기쁘시게 하려는 중심을 받아주시는 것이다. 우리는 주님 앞에서 그런 존재이다. 이런 수준의 나를 그럼에도 사랑하시는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수고했다고 칭찬하실 것이다. 그리고 사람은 사람에게 서로 미안하다거나 고맙다고 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가 하나님께 늘 죄송하고 감사할 수밖에 없는 존재이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고맙다, 미안하다”고 하실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늘 성경을 통해서 주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어야 한다. 또 목회자들의 설교를 통해서나 일상에서의 기도와 묵상을 통해서 우리들의 삶 속에 섭리하시는 주님의 뜻을 깨닫고 분별하여야 한다. 하지만 자기에게 특별히 어떤 음성을 주었다든지, 누구에게 이렇게 들려주셨다는 것을 전달하는 일은 매우 조심해야한다. 또한 그 내용이 성경의 말씀에서 벗어난 것인지 아닌지를 분별해야 한다.

그리고 어떤 단체나 교회가 부흥과 확장을 위해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한다는 명목으로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하나님을 끌어들이는 방법은 하나님을 시험하는 일이 될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특히 신사도 운동에 주의해야 한다. 미국 Fuller 신학교 교회성장학 교수 C. Peter Wagner가 오순절 운동을 기반으로 새로운 직통계시를 통해서 <새로운 사도로 부름을 받은> 목사들로 하여금 사회와 교회를 개혁하자는 “신사도운동”이야말로 하나님을 시험하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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