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이 좋다 6

 

돌아가는 모퉁이
화분에 심은 장미
슬픈 건 웬일일까
뿌리에서 한 줄기 가늘게
외롭게 뻗어
간신히 담장에 오른
바랜 도화지에 그린
빨간 입술처럼
누가 보든 말든
그것 때문에 핀 것 같지 않게
오늘 아랫입술 하나
떨어져 말라가는 너
화분 주인도 이사 가고
살다 살다 더 살지 못해
뿌리 끝까지 다다른
외로움 다 끌려 올려
마지막 꽃을 피우고 있구나

 

최충산 목사, 예장합동 개금교회를 은퇴하고 경남 고성에서 바이블학당을 운영하며 시인으로 작품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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