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배 교수의 구약이야기(64) - 예언자의 세계(19)

박신배 교수 / 연세대 구약학 박사 현 그리스도대 구약교수 창조문학 편집위원 한국 평화학회 부회장 한국 구약학회 부회장 KC대 전 총장

“사람이 여호와의 구원을 바라고 잠잠히 기다림이 좋도다”(렘3:26).

예언자 세계가 진행되면서 우리는 예레미야 애가를 만나게 된다. 예레미야서와 예레미야 애가서가 연이어 나오는 것은 왜인가? 마틴 루터가 종교개혁을 하면서 성경의 순서가 바뀐 것이다. 역대기 상하로 끝나는 성문서 구조의 유대인 성경이 말라기로 끝나는 예언자 세계로 변화된 것이다. 이는 신약 성경으로 이어지는 구속사의 원리로 정경배열 원칙이 적용된 것이다. 우리도 여기서 예레미야 예언자의 세계를 충분히 이해해야, 신약의 그리스도 예수를 만나기에 예레미야 애가를 다루고 성문서의 세계를 살피고 예언자 세계로 끝맺고자 한다.

예레미야 애가는 다섯 두루마리(Megillot, 아가서, 룻기, 예레미야 애가, 전도서, 에스더서) 절기 책 중 시가(詩歌)서(아가서, 애가서, 전도서)중 한 책이다. 예레미야 애가는 성전파괴일 기념하여 낭송하는 애도(哀悼)가이다.

하나님 임재의 상징인 예루살렘 성전이 파괴되었다는 것은 이스라엘 사람들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역사 속에서 위기 때 마다 극적으로 구원받았던 난공불락의 성이 무너졌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이었다.

“대적과 원수가 예루살렘 성문으로 들어갈 줄은 세상 열왕과 천하 모든 백성이 믿지 못하였었도다”(애4:12). 이웃 나라와 사람들까지도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 비극의 노래는 하나님의 진노가 사랑이었음을 말하고 있다.

“여호와의 자비와 긍휼이 무궁하시므로 우리가 진멸되지 아니함이니이다”(애3:22). 조가(弔歌) 형태, ‘에이카(eykah, 어찌하여)’로 시작되는 슬픔의 노래는 알파벳 시다.

주전 587년 예루살렘 멸망으로 성전과 예루살렘이 파괴될 때의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우리의 콧김 곧 여호와의 기름 부으신 자가 저희 함정에 빠졌음이여 우리가 저를 가리키며 전에 이르기를 우리가 저의 그늘 아래서 열국 중에 살겠다 하던 자로다”(애4:20). 결국 마지막 유다 왕 시드기야 왕이 두 눈이 빠진 채 붙들려가고 멸망하게 된 것이다.

“우리 기업이 외인에게, 우리 집들도 외인에게 돌아갔나이다”(애5:2). 이스라엘은 나라 없는 백성으로 떠돌이 신세가 되는 비극을 맞아 처절하고 비참한 상황을 노래하고 있다. 이 애가는 국가적 장송곡(葬送曲)을 아름답게 구성하여 예레미야 선지자의 눈물과 더불어 부르고 있는 것이다.

애가(Qinah)의 특징적 요소의 형태와 주제를 가지고 과거의 찬란한 역사와 현재의 비참한 상태를 비교하며 노래를 한다(시편44편).

‘아(Oh, eykah), 슬프다’로 시작하는 조가는 알파벳 22절로 1-4장에 걸쳐 구성된다. 중간 3장에서는 다시 3개의 연으로 증폭하여 66절로 구성된다. 마지막 5장은 알파벳 시는 아니지만 22개의 알파벳이 있는 아름다운 시로 되어있어 슬프지만 슬프지 않은 구원의 기쁨을 기대하며 노래한다.

“이는 주께서 영원토록 버리지 않으실 것임이며 저가 비록 근심케 하시나 그 풍부한 자비(왜리함 케로브)대로 긍휼히 여기실 것임(하사다이오)이라 주께서 인생으로 고생하며 근심하게 하심이 본심이 아니시로다”(애3:31-33).

“슬프다 이 성이여 본래는 거민이 많더니 이제는 어찌(에이카) 그리 적막히 앉았는고 본래는 열국 중에 크던 자가 이제는 과부 같고 본래는 열방 중에 공주 되었던 자가 이제는 조공 드리는 자가 되었도다 밤새도록 애곡하니 눈물이 빰에 흐름이여 사랑하던 자 중에 위로하는 자가 없고 친구도 다 배반하여 원수가 되었도다”(애1:1-2)

처절한 실패와 절망, 나라 없는 백성이 되는 눈물의 골짜기는 한 없이 깊어지고 마를 날 없는 슬픔의 날들이 연속되는 시간들이 지속된다. 예레미야가 부르는 슬픔의 노래는, 이 애가를 부를 때마다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된다. 그들은 매년 마다 통곡의 벽에서, 디아스포라 한 나라에서 이 노래를 부르며 죄악을 회개하고 패망과 멸망을 탄식하며 눈물 흘리며 다시 망하지 않는 인생의 길, 신앙의 길을 생각하는 것이다. 눈물의 예레미야는 이 비극 넘어 구원의 날을 기대하며 노래하고 있다.

“날이 이를지라 네 원수들이 토성을 쌓고 너를 둘러 사면으로 가두고 또 너와 및 그 가운데 있는 네 자식들을 땅에 메어치며 돌 하나도 돌 위에 남기지 아니하리니 이는 권고 받는 날을 네가 알지 못함을 인함이니라 하시니라”(누가19:4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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