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설를 포함하면 바울서신은 14권이다.

1. 바울서신은 13권이면 로마서, 고린도전서, 고린도후서, 갈라디아서, 에베소서, 빌립보서, 골로새서, 데살로니가전서, 데살로니가후서, 디모데전서, 디모데후서, 디도서, 빌레몬서이다. 그리고 히브리서까지 바울서신으로 보면 14권이 된다. 아타나시우스 등 히브리서를 바울 저작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칼빈 등 다수 신학자들은 히브리서의 바울 저작을 인정하지 않고, 무명 저자로 분류한다. 우리는 여기에서 히브리서를 바울서신으로 분류하고, 공동서신에서 히브리서에 대해서 간략하게 제시하려고 한다.

2. 정경 목록에서 복음서는 ‘저작 연대’로 분류했고, 바울서신은 ‘기록된 분량’으로 분류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복음서의 첫 저작은 마태복음으로 본다. 그러나 신약성경 중 가장 먼저 기록된 문서는 갈라디아서와 데살로니가전서이다. 바울서신이 가장 먼저 기록되었다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 다만 갈라디아서의 저작 연대에 대해서 남갈라디아서(빠름)과 북갈라디아서(후대 기록)으로 분류하여 나뉘고 있다. 신약성경 저작연대는 성경 본문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3. 바울 서신에는 ‘진정성(authenticity)’이라는 사상이 있다. 13권의 바울서신 중에 바울이 쓰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19세기 독일의 신학자 바우어(F. C. Baur, 1792-1860)에 의해서 최초로 제안되어 정설처럼 굳어졌다. 바울 서신을 대할 때에 진정성에 대해서 파악하지 않으면 오해할 여지가 많다. 메이천은 <바울 종교의 기원>을 집필할 때 바울 서신을 자유주의가 주장하는 진정성 범위 안에서 진행하면서 변호했다. 그럼에도 자유주의가 부당하고 헛됨을 충분하게 피력했다. 바우어는 로마서, 고린도전서, 고린도후서와 갈라디아서이 바울의 진정성 서신으로 분류했는데, 후대들이 빌립보서, 데살로니가잔서, 빌레몬서까지 진정성 문서로 포함시켰다(7 undisputed letters).

그리고 나머지 에베소서, 골로새서, 데살로니가후서, 디모데전서, 디모데후서, 디도서(6 disputed letters) 등은 바울의 제자가 기록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역사-비평학을 근거한 것인데, 성경의 진정성을 거부하는 것이다. 제자가 선생의 이름을 도용 혹은 차용해서 쓸 필요가 없다. 도용한 저자 표기는 성경의 권위를 심각하게 모욕한 것이다. 톰 라이트는 에베소서를 진정성으로 인정한다고 하면서, 바울의 저작이 아니어도 아무 상관이 없다는 자세이다. 바울 서신에서 바울 저작이 13권 혹은 14권으로 보지 않은 것은 성경 영감성(무오성)을 거부하는 태도이다.

4. 바울, 유대인 중의 유대인이다. 바울은 샴마이 학파인데, 힐렐 학파인 가말리엘의 문하에서 수학했다. 샴마이와 힐렐 학파는 이혼에 대해서 서로 달랐다. 샴마히 학파는 이혼을 반대했기 때문에 예수를 샴마이 학파로 보려는 사람도 있다. 이런 관점에서 성향을 결정하려고 한다. 그럼에도 바울이 결혼하지 않았음을 이해해야 한다. 바울이 결혼했다고 하는 주장이 있다. 바울이 좋은 가문이었기 때문이다. 바울이 정상적으로 결혼했다면 예수도 정상적으로 결혼했다고 추론이 될 수 있다. 바울이 전도 사역에서 독신이었음은 확실하지만, 개종으로 절혼(絶婚)당했거나 사별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바울이 결혼하지 않았음에 대해서 잘 인지해야 한다. 바울의 혼인설은 바울이 부부 관계에 대해서 잘 인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영적 세계에서는 경험하지 않아도 상담에서 사용하는 라포(Rapport)가 가능하다. 상담에서는 라포를 하기 위해서 다양한 기법을 연구하지만, 영적 훈련에서는 겸손과 성령의 교통으로 라포를 형성하며 경험하지 않음에도 매우 적실하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4. 바울 서신은 교회 문제에 대해서 편지로 지도한 것이다. 교회는 사역자의 동역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바울 서신을 통해서 볼 수 있다. 장로 교회의 정치 원리와 부합한다. 개교회 만능주의는 장로교 정치 원리가 아니다. 장로교 정치는 교회가 서로 협력과 견제에서 바르게 성장하는 것을 추구한다. 디모데가 사역지에서 힘들 때 빼내어 와서 훈련시키고 다시 보내는 방법을 취했다. 그리고 디도를 보내서 문제를 해결하기도 했다. 바울은 자기가 설립한 교회뿐만 아니라 세우지 않은 교회(골로새)에도 편지를 보내어 문제를 해결을 시도했다. 체계화된 장로교 정치에서는 노회 회원이 협력과 견제로 교회가 든든히 서 간다. 이것은 칼빈이 제네바 목사회가 매주 금요일에 모여서 목사 성경 공부(Congrégations)를 기원으로 볼 수 있다. 그래서 목사의 사상을 모두가 알아서 사상적 일치와 동역을 할 수 있게 했다. 바울 서신으로 교회 문제 해결 방법에 대해서 원리를 알 수 있다. 교회 내부 문제는 내부에서 해결해야 하지만, 내부에서 해결되지 못하면 외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효과적인 권위체가 있는 것이 바른 교회의 특징이다. 가르침에 혼선이 발생할 때에는 교회들이 모여서 공동 협의를 통해서 바른 가르침을 결정해야 한다.

5. 바울 서신 중 로마서는 교회 문제가 아니라, 바울이 사역을 위해 보내는 편지였다(로마서의 선교적 위치). 빌레몬서는 바울과 오네시모의 개인적 관계와 빌레몬의 삼각관계를 해결하기 위한 편지였다. 디모데전서, 디모데후서, 디도서는 사역자 훈련을 위한 목회서신이었다. 바울서신 중이 빌레몬서는 매우 특별하다. 그것은 성경이 개인의 상태에도 깊은 배려가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기독교는 질서의 종교이기 때문에, 아무리 합당하고 권위적이어도 반드시 순리를 따라서 진행하는 것이다. 은혜 종교이지만 은혜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질서를 따라 진행한다.

6. 바울은 로마서, 에베소서 등을 통해서 체계적인 복음을 정립했다. 에베소서가 상대적으로 후대 저작으로 매우 체계적으로 정립되었다고 볼 수 있다. 바울이 로마에 구금되었을 때에 기록한 빌립보서, 에베소서, 골로새서는 한 번에 기록해서 전달했을 것이다. 골로새서는 골로새 교회 문제가 있는데, 에베소서는 교회 문제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당시에 에베소에서는 사도 요한이 사역하고 있었을 수도 있다(AD 60년경). 그럼에도 함께 복음을 교류하면서 교회를 든든하게 세웠다. 디모데후서는 바울 사도가 마지막 순교하기 직전에 기록했다고 볼 수 있다. 디모데후서에는 마가 요한을 데려올 것을 요구했다(딤후 4:11). 베드로 사도와 함께한 것이며 베드로의 제자와 함께 함으로 한 믿음의 도리를 굳건하게 하기 위함이다. 12 사도의 가르침은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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