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합동 교단의 거시 목표는 "개혁신학 구축”이어야 한다.

고경태 목사. 광주 망월동 주님의교회 목사. 크리스찬타임스, 한국성경연구원, 세움선교회, 크리스찬북뉴스

한국에 있는 장로교회는 대부분 “대한예수교장로회”라고 한다. 그런데 “대한예수교장로회”라는 명칭을 가진 교단이 몇 개가 있는지 알지 못한다. 크게 예장합동, 예장통합, 예장대신, 예장고신, 예장합신 등이 있고, “한국기독교장로회”라는 기장으로 대 분류할 수 있다. 모두 “장로회”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조선예수교장로회”는 1907년에 독노회(단일노회)를 조선땅 전체(경기충청, 평북, 평남, 황해, 경상, 함경, 전라 대리회)를 지역으로 수립했다. 대리회를 중심으로 1911년에 각각 노회를 설립했고, 1912년에 총회를 형성하며 명실상부한 장로회 면모를 구축했다(1,438개 교회, 127,228명 성도). 2017년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만 1만교회가 넘고, 3백만 성도의 위용을 갖게 되었다. 대한민국에서 장로교는 기독교를 대표할 정도로 위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 위용에 걸 맞는 위상과 영향력이 있는지는 한 번 성찰해 보아야 한다. 사람이 나이값을 해야 하듯이, 교단도 위상에 맞는 절도(節度)가 있어야 한다.

2012년 장로교 총회 수립 100주년 기념을 성대하게 거행했다. 위상보다 더 크게 성대한 행사를 벌렸다. 그러나 장로교회는 한국 사회에서 회자의 대상이 되고 있다. 누구나 교회 사태를 술상에서 이야기할 정도가 된 것 같다. 이러한 일을 자성하고 개혁하자고 소리를 높이지만, 정작 “어떻게 해야 하는가?”는 로드맵에서는 서로 방안이 달라서 좌충우돌 더 혼란을 가중시키는 것 같다. 현상에 대한 진단은 같은데, 현상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로드맵 때문에 더 혼란을 겪고 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합의할 수 있는 거시 목표를 설정하고, 일단 모든 정쟁은 중단하고 거시 목표로 정진해야 할 필요가 있다. 거시 목표를 결정하고 정진할 수 없는 지도자들은 퇴출시켜야 한다. 한국 장로교회의 거시 목표를 무엇을 정할 것인지, 각 교단 혹은 교단들의 지도자들이 형성해 준다면 지도자들의 위상은 세워질 것이다.

필자가 제언하는 거시 목표는 합동 교단에는 “개혁신학 구축(성경비평학을 거부한 성경해석 확립)”이다. 한국 장로교회가 형성할 거시 목표로는 “가정 회복(혼인 장려, 다자녀 양육 장려, 이혼 절제, 입양 장려)”과 “각 분야 전문가 양성”이다. 그리고 이단 판단 시스템을 체계화하여 판단된 후에는 강력한 구속력을 갖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제언을 하면서, 교회 정치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정치(政治)’라니까 세속 정치와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 교회 정치와 세속 정치는 상당히 다르다. 교회 정치는 민의에 기반하지 않고 성경과 교리에 기반한다. 그래서 다수결 원리가 우선하지 않는다. 그래서 교회는 진리를 수호하는 성도의 양심을 지키기 위해서 정치 활동을 한다(헌법 1조). 장로교 정치 활동은 성도의 신앙 양심을 보호하고 격려하여 그리스도의 복음을 힘있게 증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복음전도, 권징, 그리고 바른 정치로 성도는 세상에서 힘있게 복음을 전할 수 있을 것이다.

장로교회는 왜 “원리 1조”에서 양심의 자유라고 규정했을까? 모든 장로교 교단 헌법에서 1조는 동일하다. 교회 정치 운영을 ‘헌법(憲法)’이라고 정한 것이 매우 독특하다. 어떤 분들은 왜 교회 정관이 국가가 사용하는 헌법이냐고 항의하기도 한다. 20세기 장로 교회는 국가와 분리된 교회 정치 체계를 확립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Church Constitution”(교회 헌법)이라고 사용했다.

대한민국헌법(The Constitution of the Republic of Korea)은 전문과 1조가 중요하다. “제1조 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②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그러나 교회 헌법에는 전문과 영역을 표시하지 않는다. 그것은 교회 구성의 조건을 이미 그리스도인으로 전제하기 때문이다. 교회 회원은 반드시 입교(세례)인으로 구성한다. 입교의식에서 이미 전문과 영역에 대해서 바르게 인식하고 있다. 교회는 그리스도인이라는 의식이 없는 행동은 부당하다. 그래서 가식적인 그리스도인도 반드시 하나님의 이름을 들먹거려야 한다. 그래서 그들은 하나님의 성호를 망령되이 일컫는 죄악이 생활화된 사람이 된다. 그러한 죄악의 상황이 교회 정치에 발생하지 않아야 하는데, 500년 전 유럽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인간의 욕심과 탐심은 동서고금에 차이가 없다. 그렇다면 대형화된 장로 교단에도 그렇게 유사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500년 전보다 더 심하게 부패했다고 소리치는 사람도 있다.

500년전의 가톨릭 교회가 부패한 이유는 고대교회의 정치 원리를 적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루터와 칼빈은 그 이유는 가톨릭 교회에서 미사를 집전하면서, 복음을 선포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래서 개혁교회는 반드시 복음 선포를 하는 것을 지향했다. 그리고 칼빈은 더 체계적으로 교회 질서를 확립했다. 장로와 집사를 평신도로 이양해서, 사역자들이 성경과 신학 연구에 전무하도록 했다. 목사후보생들도 성경 연구에 전무하도록 했다.

제네바에 피난한 존 낙스는 칼빈의 도움으로 스코틀랜드 교회를 이루며 사역했다. 그리고 스코틀랜드로 돌아가서 칼빈의 신학과 정치 원리를 체계화시켰다. 존 낙스, 조지 뷰캐넌, 앤드류 멜빌, 사무엘 레더포드, 조지 길레스피 등의 신학자들로 스코틀랜드신앙고백서,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까지 체결하며 장로교 신앙과 정치 원리를 확립했다. 가장 중점은 교황제도, 주교제도를 거부한 장로회 정치 운영이었다. 그리고 국가와 분리하는 결정까지 했다(1843년).

스코틀랜드 자유교회는 2007년에 스코틀랜드 교회와 연합했다. 20세기 말 만주 지역에서 활동한 선교사 존 로스(John Ross, 1842-1915)는 스코틀랜드 장로교 선교사였다. 조선 땅에 북장로교 선교사 언더우도, 남장로교 선교사, 호주 장로교 선교사, 캐나다 장로교 선교사 등 각국 장로교 선교사들이 유입해서 조선 땅 전역에서 활동했다. 한국에 들어온 장로 교회는 국가와 분리된 장로교 이해가 도입되었다. 미국 장로교 선교사들은 부흥운동의 여파로 순수 복음 운동과 초교파 운동에 적극적인 경향을 가졌다. 그래서 장로교 정치 원리에 실현에 가치를 두지 않았다. 그래서 한국 교회가 빠르게 성장했을 수 있다. 그러나 정작 몸집이 커졌을 때 더욱 빠르게 세속화되는 부작용을 낳았다. 순수한 의도를 감당하지 못하는 몸집이다.

이제는 장로교 정치 원리를 잘 파악하며서 교회 이해를 확립해야 한다. 이미 한국 교회에는 매우 적은 숫자로 형성한 군소 교단이 있다. 대표적으로 김홍전 박사의 지도를 받으며 형성한 독립개혁교단(IRC)은 전국에 4개 교회를 갖고 있지만 가르침의 영향력은 거대 교단과 유사하다. IRC의 특징 중 하나는 강력한 교회 정치(운영) 원리를 확립하여 회원 자격을 엄격하게 통제하며 운영하는 것이다. 확고한 교회 정치 원리를 이해하기만 해도 교회는 잘 운영될 수 있다.

장로교 정치 원리를 확립하고, 미래 거시 목표를 확립한다면 현재 발생한 논란 등은 잠재, 혹은 양보, 타협이 될 것이다. 두 과정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묵시가 없는 백성이 방자해서, 벼랑 끝에서 떨어지려는 수레 안에서 고삐를 잡지 않고 둘이서 결코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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