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이 좋다 7

 

저 앞에 오는 이
허리 꼬부라졌고
한쪽 다리 끌고 있다
깊은 주름
깡마른 얼굴
연약한 가슴
험한 세월로 찌그러진 어깨
서로 쳐다보지 않는다
서로 지나치고 난 후
그때 돌아본다
눈에는 조금은 선한 섬광
지혜가 슬픔과 같이 묻어있다
묻지 않는다
지나온 날의 공기를
서로 다 아는 것이니까
젊어서 무엇했느냐
 어떻게 목숨 지켰는지
죽였는지 죽었는지
밟았는지 밟혔는지
그림자가 가자는 대로
골목으로 사라질 뿐

 

최충산 목사, 예장합동 개금교회를 은퇴하고 경남 고성에서 바이블학당을 운영하며 시인으로 작품활동
저작권자 © 본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