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측의 학교쟁탈전쟁 언제까지 할 것인가? 피해는 학생들의 몫

총신대는 지금 개혁주의 사수를 위한 영적대결 중

지난 2월 27일 오전 10시 총신대학교 종합관 2층 회의실에서 재단이사회의 신학위원회가 개최되었다. 이번 신학위원회의 안건은 교수들의 재임용, 승진, 신규채용 등의 건이었다. 현재 신대원 비대위 학생들이 종합관 전체를 점거하는 중이라서 회의가 소집된 만일 당일에 재단이사들의 회의장에 들어가지 못하면 30여명 교수들의 재임용 승진, 신규 채용이 무산될 처지에 빠질뻔 했다. 사실상 30여명 교수들의 밥줄이 달리 일이고, 특별히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도 해당되는 일이라서 이 회의는 학생들이 저지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날 오후에 재단이사회 전체회의가 예정되어 있었으나 학생들의 저지로 열리지 못했다. 결국 재단이사회 전체회의는 장소를 옮겨서 개최하였다. 한편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학생 십여명은 총신대학교 전산실을 점거하고 서버를 정지시켜 학사업무를 마비시켰다. 또 지난주에는 3박5일간 김영우 총장을 총장실에 감금하기도 했다. 현재는 지난 23일 오후 5시부터는 제1종합관 전체를 점거하고 있는 상태이다.  

새 교단 출범의 명분만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다. 

그러나 지난 2월 25일 새벽 경찰의 도움으로 감금되었던 김영우 총장이 풀려나왔고, 이제 더 이상 두고볼 수 없어 전직원에게 업무복귀 및 사무실 사수를 지시한 상태라서 26일 월요일부터 비대위학생들과 교직원들간의 실갱이가 있었으나 특별한 충돌없이 행정마비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교직원들은 지난 26일 "총신사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라는 성명서를 통해 학생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교직원들이 용역을 동원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비대위 학생들의 폭력행위는 점점 더 심해졌고 특히 종합관 점거로 학사업무 전체가 마비된 상태이다. 물론 총회측은 사건을 확대시켜서 사회적인 잇슈로 만들어 교육부가 개입해서 관선이사를 파송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나 한반도 위기상황과 평창올림픽 그리고 북한과의 대화 등 세계적이고 국가적인 이슈가 연일 뉴스를 장식하는 마당에 총신대 점거사태가 뉴스거리가 되지 못하였다.

한편 대부분의 교단소속 목사들은 총신대와 총회와의 싸움에 매우 냉소적이다. 전체적으로 한국교회가 무너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개교회도 살아남기 위해서 안간 힘을 다하는 형편이다. 따라서 맨날 싸움질하는 교단이나 이권을 위해 교단을 농단하는 일부 정치목사들에게 신물이 나있다. 이런식으로 갈수록 새로운 교단 출현을 위한 명분만 줄 뿐이라는 것이 합동교단 소속 목사들의 여론이다.       

또한 일부학생들은 지난 2월 23일 오후 총학생회장의 일방적인 전체점거 선언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총학생회 소통공간인 페이스북에는 아래와 같이 비판하는 글도 보인다. 

"동영상을 보니 어처구니가 없다. 일하고 있는 교직원들에게 집단점거 할 것이니, 강제로 나가라고 하는 것이 옳은가? 그게 과연 민주주의인가? 누가보면, 대한민국 검찰이 수사하러 온 줄 알겠다. 아? 말 잘못한 것 같다. 대한민국 검사도 체포, 구속, 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에 법관이 발부하는 영장을 제시한다. ‘적법 절차의 원리’를 지키는 것이다. 이들은 대한민국 법보다 높아서 다른 사람의 직무를 중단시킬 수 있을만큼 강력하다. 역시 인민재판의 위력이다. 전체학우 의결은 휴지통에 내다버리고, 학생대표들끼리 2/3가 의결했다며 ‘종합관 점거’를 선포하면, 학생의결이니까 학교를 마음대로 해도 되는건가?" 

이러한 학생들의 폭력행위는 학교의 고발에 의해 모두 형사처벌 받을 수 있어서 학생들의 장래가 심히 걱정된다. 이러한 행위들이 학교를 뺏으려는 총회측 일부 목사들에게는 영웅적인 행위로 대접받을지 모르나 행여 향후에 학업이나 목회자가 되려는 진로가 막힌다면 안타까운 일이다.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들이 토사구팽되는 일들이 교계에서도 흔한 일이기 때문이다. 지나고 나면 아무도 그런 행위를 알아주지 않기 때문이고, 더 나아가 그들의 인생 진로에 발목을 잡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배 목사들은 결국 학생들만 피해를 보고 불쌍하게 된다고 염려했다.         

사진제공 합동헤럴드

<참고자료> 형법

제313조 (신용훼손)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거나 기타 위계로써 사람의 신용을 훼손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제314조 (업무방해) 
① 제313조의 방법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②컴퓨터등 정보처리장치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하거나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하게 하여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도 제1항의 형과 같다. [신설 1995.12.29]

 

총신대학교 비대위 소속 학생들은 지난 1월29일부터 종합관 4층의 전산실을 점거하여 농성을 벌여왔다. 또 지난 2월 19일 새벽 전산실 메인서버를 정지시켜 학사행정을 마비시켰다. 이로써 새학기 등록은 물론 수강신청과 장학금신청 각종 서류발급이 불가능해져서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과 해외유학을 준비중인 학생들이나 해외에서 유학온 학생들의 비자연기서류제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장학금 신청이나 기숙사 배정 등 학생들의 피해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런 학사업무 방해가 장기화 될 경우에 공권력 투입은 물론 대부분의 피해학생들이 들고 일어서게 되면 이들 비대위학생들과 총학생회는 고립되고 모든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한편 총신대 산업교육학부 소속 유정욱 교수는 지난 2월 23일 비대위 학생들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위 사진) 교비횡령 혐의로 김영우 총장을 고발했으니 비대위 학생들은 집으로 돌아가서 그 결과를 지켜보라고 권유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총장고발로 재판이 끝나는데 몇년 걸릴 뿐 아니라 유죄를 받는다고 보장할 수 없다며 고소장을 공개하라고 요구하였다. 이에 유정욱 교수는 자신을 믿고 기다려달라고 호소했으나, 학생가운데 하나가 다른 공동고발자로부터 고소장을 받아서 복사해왔다며 참석한 학생들과 기자들에게 배포하였다. 유정욱 교수는 함께 고발한 칼빈대 윤익세 목사와 의견이 맞지 않아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한탄하면서 이것이 인생이라고 학생들은 잘 기억하라며 쓸쓸히 퇴장했다. 한편 유교수의 고소건에 대하여 김총장은 전혀 사실무근이며 오히려 유고수가 업무상 비리로 징계를 모면하기 위한 노력이 실패하자 터무니없는 고소를 한 것이라고 했다. 유교수는 기자회견 직전 김총장을 면담하여 자신의 요구 사항을 이야기했으나 김총장은 전혀 응답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편 지금까지 총회측과 교수들이 검찰이나 경찰에 십여 차례 고발한 배임ㆍ횡령ㆍ뇌물수수 등의 건들이 고발자가 증거를 제출하지 못하거나 혐의를 인정받지 못해 모두 각하되거나 취하되었다. 오히려 이러한 묻지마 고발사건은 오히려 김총장의 도덕성을 검증시켜준 일이 되었고, 그들은 무고죄로 고발당할 수 있다. 심지어 위궤에 의한 업무방해도 적용된다고 한다. 이번 유정욱 교수의 고발건과 고소장 배포의 건도 명예훼손과 업무방해로 처벌될 수 있어서 학생들과 이에 동조하는 교수들의 미래는 보장할 수 없게 되었다. 도대체 학생들과 교수들은 이런식으로 학교를 빼앗아서 누구에게 가져다 바치려고 하는지 끝까지 지켜 볼 일이다. 또 개혁주의 신학과 신앙노선을 표방하는 세계 유일의 신학교로서 그 정체성을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총신대에서 전산실 점거중인 신대원 비대위를 격려하고 대타협 발언에 대해 해명하고 사과하는 전계헌 예장합동 총회장 <사진제공 합동헤럴드>

한편 예장합동 전계헌 총회장은 이 사태와 관련하여 지난 2월 20일자 기독신문에 1면 5단 광고로 목회서신을 발표했다. 목회서신의 주요내용은 아래와 같다.

사진제공 합동헤럴드

“총신사태, 지금 결단해야 모두 이깁니다.”

...... 신대원생들은 졸업 거부(졸업식 거부를 잘못 말한 것 같음)를 통해 그들의 뜻을 알리고 있으며, 총신대학교에서는 지속적인 천막농성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급기야 19일에는 총신대학교 학사 전반을 운영하는 메인컴퓨터 서버가 다운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부끄럽고 안타깝고 고통스러운 총회와 총신의 현실입니다............저는 총회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합니다. 그러나 결자해지라 했습니다. 분명한 사실은 원인을 제공한 사람들이 책임을 지고 현 사태를 수습해야 합니다. 우리는 신앙양심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개개인 모두가 하나님 앞에 정직해야만 합니다. .....................

                     2018년 2월 19일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총회장 전계헌 목사

 

일부학생들이 졸업식장에 들어가려는 재단이사들과 목사들의 출입을 저지해서 졸업식장에 못들어가고 있다.

전산실 점거 학생들 총신대 졸업식도 방해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안은찬 교수(헌법, 교회정치)가 학생들의 졸업식 방해 및 전산실 점거 등 現 총신사태와 관련하여 발생한 위헌 결의, 불법, 폭력 시위 등에 대해 크리스찬포커스(발행인 송삼용)에 사견(私見)을 발표했다. 

그 기사에 실린 전산실 입구를 막아 놓은 의자 사진과 텅빈 학위 수여식 사진은 예장합동 교단의 슬픈 현실을 잘 드러내고 있다.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무능한 상태를 대변하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안은찬 교수는 먼저 학생들의 수업 거부 및 교수회의장 봉쇄 등 폭력 행동을 중단하도록 촉구했다. 또 같은 층에 있는 도서관에조차 접근하지 못하도록 한 전산실 점거사태에 대해서 학자의 양심과 총회 헌법 및 장로교 정치원리에 입각하여 비판했다.

그리고 2월 6일자 총회장의 기독신문 대담이 진정성이 없다고 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 안교수는 총회장이 지금까지 총회의 강경 일변도가 “구태의연한 도구들”이었다고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지난 1월 29일 학생들의 전산실 점거 직전 신대원비대위 기도회와 운영이사회 발표문이 “대학예수교장로회 전계헌 총회장” 명의로 나갔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밑으로는 신대원위원회 위원들의 목사 면직 지시 공문을 내렸기 때문이라고 했다. 안교수가 보기에는 대타협 인터뷰가 아니라 삼척동자라도 알 수 있는 폭력에 대한 전형적인 ‘선긋기 인터뷰’으로 보인다고 했다. 아마도 총신 역사상 교단 총회장을 이렇게 날카롭게 비판한 최초의 교수일 것이다.  

전계헌 합동 총회장

안교수의 현상분석을 조목조목 살펴보면, 그는 먼저 목회자후보생의 집단 수업거부는 정치적으로도 성경적으로 타당하지 않으며 불법이라고 규정했다. 특히 집단적 수업거부는 법을 능가하려는 행동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둘째, 총회장의 행정명령에 대한 불법성을 지적했다. 그리고 교수의 명예와 신분에 대해서 면직으로 징계 요구한 것을 명예훼손과 학사행정 업무방해로 지적했다.

셋째,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위원회의 합법성을 주지시켰다. 흠결 없는 사역자를 사임 요구를 할 수 없으며, 부당한 총회 명령을 따르지 않음으로 노회 총대 제한 등으로 위협할 경우 포괄적 위임 금지 법리를 위반함을 주지시켰다.

넷째, 교원지위법에 의해서 총신대학교에 자기보호를 주장했다. 총신대학교는 교원 지위를 위해하는 학생들과 위해자에 대해서 어떤 보호 조치를 할 수 있을지 주목한다고 했다.

다섯째 현 상황에 대한 총제적 문제성을 지적하면서 조속히 현 상황을 타계하고 더 성숙하고 발전된 모습을 보이기를 희망했다.

안교수가 글 마지막에 신대원 졸업식을 거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은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 일부 학생들은 금번 총신대학 졸업식도 방해했는데, 총회장은 그것에 대한 성명서는 발표하지 않는가? 어떤 주장을 하면서도 그 주장에 대해서 책임지는 지도자가 없다.

결국 ‘제3교단 출현해야 한다’라는 충격적인 보도(기독공보 2월7일자)까지 나오는 수준이 되었다. 그렇다고 세습 등으로 사회적인 지탄을 받는 교회들을 모아서 잡탕교단을 만들라는 것으로 오해하기 쉬운 기독공보의 기사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

재단이사장과 재단이사들의 출입을 막아서 보직교수들이 졸업식 진행

총신대학교는 개혁주의 신학으로 합동 교단을 세워갈 후진을 양성하는 교육 기관으로 세계적인 수준이며 칼빈주의 신학의 본산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지금의 학교문제는 무모한 선동이 아닌 냉철한 이성으로 판단하며 일을 처리해야 한다. 신학생들을 선동하는 것은 나무뿌리를 흔들어 전체를 고사시키려는 행동이다. 아무리 교단 내의 갈등이 심해도 신학생은 공부에 전념해야 하고, 교단의 지도자들은 학생들의 면학을 유도해야 한다. 전쟁 중에도 아이가 태어나듯이, 교단의 갈등 중에도 세계적인 신학자와 목사는 배출되어야 한다. 교단이 갈등하니 권모술수가 능한 목회자후보생, 줄 잘서는 눈치구단을 배출하는 기관으로 전락시키지 않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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