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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욱 시 산책】 M

M

 

               김종욱

 

달빛은 지구까지 1.5초

시공간을 휘게 하는 중력은 가속

가속은 저항이 없는 몰락

몰락하는 자의 나라와

당신과의 거리는 불과 1.5초

달빛의 외로움은 한껏 압축된 카오스

달빛의 뱀은 여인을 먼저 유혹하지

붉은 열매는 아름답고 사내는 보다 단순하니까

 

나는 복수를 하기 위해

초속 31만 Km의 미행을 시작해

손톱을 물어뜯고 달빛을 따서 먹으면

펼쳐지는 파노라마는 신비로운

코발트색 표지의 금서, 편집증과 잡음

살인자의 눈빛과 입가의 미소

죽지 않으면 살 수 없어

살해당할 것만 같은 밀실의

불투명한 창문 안쪽에서

사랑에 대해 논하길 원하는 푸른 눈동자의 미녀

빛은 금발처럼 내리고

수정 같은 물 위의 무지개에서

 

빛의 궁전을 짓고

빛을 먹고 마시며

빛으로 옷을 해 입고

빛에 온통 마음을 빼앗긴

엄마야 누나야

하늘보다 밝은 강변에 살자

 

웃으면서도 슬퍼지는 달빛 아래 회전목마

돌고 돌며 이그러져도 나를 떠나진 말아요

반대로 와서 반대로 헤어지던 길에

섬광처럼 만난 우연

어쩌면 영원히 한쪽 눈이 흐려져도

수많은 행인들의 낯섦에서

다른 세계가 스쳐 지남을 느끼며

점점 옅어지겠지

나는 희뿌연 안개였고

너는 내리는 눈이었지만

이제 너는 흰 그림자 되고

나는 검은 실체가 된다

 

내적 고통을 잊기 위해 외적 위험에 목마른

첫과 처음의 화려한 피투성이 놀이

천사는 내게 인중을 그어주고

쉿, 간직해야 할 비밀을 주었지

그런 건 악마와 공유하면 이빨이 되고

그대로 두면 깃털이 되네

가볍고 간지러운

나는 달빛을 춘다

가장 보통의 붉은 두드러기

할 일을 다하지 못한 것만 같은 죄책감으로

요동치는 바다는 나를 감싸 안고

나는 공포와 흥분에 떨고 있어

불안과 용기는 쌍둥이처럼 닮아서

엄청난 폭포 소리로 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반짝거리며 흐려져서

더욱 명징해지네

 

세기가 바뀌고 사람들의 옷이 바뀌어도

사의 찬미 그 상상적 우려는

금과 옥 같은 법률

장면이 바뀌는 크레바스

피할 수 있는 바위

있어야 역사가 되는 없음

창문과 액자의 숙명과 고독

 

사람들의 거친 마음을 부드럽게 하는 터키 카펫

구름 위로 달리는 일탈과 회귀

죽음을 상기시키는 미인의 가면

위대한 정신은 항상 평범한 마음들의

폭력적인 저항에 맞닥뜨리기 마련

달의 강, 1마일보다도 넓은

오, 꿈을 꾸게 하고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김종욱  elim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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